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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 이야기 백 가지

제72화. 영달을 초월하다(사기)

간천(澗泉) naganchun 2010. 7. 17. 03:53

 

Ⅸ 장자의 행보와 재치 있는 응대

 

 

    1. 영달을 초월하다 (사기)

    2. 펄 속에서 꼬리를 끌겠다(외편 추수)

    3. 치질이라도 핥았군 그래(잡편 열어구)

    4. 검은 용이 잠을 잤던가봐(잡편 열어구)

    5. 나중에 건어물 가게에서 나를 찾으시오(외편 외물)

    6. 옷차림이 허름한 것은 지친 것이 아니다(외편 산목)

    7. 조릉의 반성(외편 산목)

    8. 유복을 입은 자는 한 사람뿐이다(외편 전자방)

    9. 지인(至仁)은 친함이 없다.(외편 천운)

  10. 쓸모 있거나 쓸모없거나 화를 당한다.(외편 산목)

  11. 우물 안 개구리(외편 추수)

  12. 한단의 걸음을 배우다(외편 추수)

  13. 도는 없는 곳이 없다(외편 지북유) 

  14 장자의 임종(잡편 열어구)

  

《사기》에는 장자는 송(宋)나라 몽(蒙)사람으로 칠원(漆園)의 관리를 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한때였고, 짚신을 만들어 팔아서 근근이 가계를 꾸리는 빈한한 생활을 하면서도 영달을 초월한 정신적 자유를 누리려는 고고한 생활을 하였던 것 같다. 그리고 시대가 전국시대인 만큼 여러 나라의 왕의 초빙을 받기도 하고 자문에 응하기도 하였던 것 같으나 자세한 활동상은 알 수가 없다. 한편 당대에 둘도 없는 달변가로서 종횡무진 말을 떠벌여대는 사람인 것도 같다. 여기서는 장자가 어떠한 활동을 하였으며 주어진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장자의 편모를 살펴보기로 한다.

 

 

 

제72화. 영달을 초월하다(사기)

 

 

  장자는 세상의 이익이나 욕심이나 영달 같은 것에는 초연한 사람이었었던 것 같다. 《사기》노장신한열전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초(楚)나라의 위왕(威王)은 장자가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훌륭한 예물을 융숭히 갖추고 사자를 보내어 이를 맞으려 했다. 사자가 말하기를 "어서 우리나라에 와 주십시오. 선생이 와주신다면 재상으로 모시고 나라의 정치를 일임하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런데 장자는  그저 웃으며 말하였다.

  “과연 천금이라는 돈은 큰돈이오. 또 재상이라는 자리도 낮은 자리는 아니오. 그러나 당신도 저 제사 때의 희생하는 것을 생각해보십시오. 저 희생이 되는 소는 신에게 바치는 공물이 되기 전에는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이고, 여러 해를 기르고 다시 몸에는 아름다운 비단으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드디어 희생물로서 사당 안으로 끌려 들어가서 곧 죽게 되었을 때에는 어떨까요. 그 소는 무엇을 생각할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고, 이렇게 맛좋은 음식을 먹고, 그래서 죽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좋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좋은 옷을 입지 않아도, 한 마리의 돼지가 되어서라도 살아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지금의 나도 꼭 그런 생각입니다. 당신의 나라에 쓰이어서 재상이 되고, 큰돈을 받는 것도 좋지만 그 때문에 마음을 괴롭히고 몸을 수고롭게 하여 일생을 속박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사기 노장신한열전) 하고 냉정히 거절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