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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기타/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21) 요술 밧줄

간천(澗泉) naganchun 2020. 2. 23. 10:48

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21) 요술  밧줄



밧줄이 알아서 척척 일을 해낸다.

절벽에서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서 밧줄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 줄이 짧아 보인다. 그렇지만 일단 그 줄을 이용하기로 하고 단단하게 고정시킨 다음에 그 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온다. 그런데 땅에 착지하려면 줄이 더 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뛰어내려야 할 판이다. 그런데 그 줄이 저절로 길어지면서 땅까지 닿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절벽 위에, 그러니까 절벽 아래로 내려오기 위해서 어디 바위나 고정시킨 곳에 묶어 놓은 밧줄을 풀어야 하는데, 다시 올라가서 풀고 올 수도 없다. 그런 때는 그 줄을 톡톡 잡아당기면 줄이 알아서 슬슬 풀려서 아래 바닥으로 떨어진다.

만약 누군가를 포박해야 할 경우에는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적당하게 조여 주기도 하고 느슨하게 하기도 하는 요술 밧줄.

그런 밧줄이 요정 나라에서 만들어진다. 요정들은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앞선 종족이었던 모양이다.


이것들은 뭔가요? 밧줄 아닙니까.

밧줄 없이 먼 여행을 하기는 어렵죠! 그것도 길고 튼튼하고 가벼운 밧줄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그런 밧줄이에요.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겁니다.

이 밧줄은 무엇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겁니다. 그건 히슬라인으로 만든 겁니다. <반지의 제왕 2권 p. 248>


만약 자네가 우리 둘 다 밧줄을 쓰고도 저걸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면 멍청이라고 해도 좋고 자네 노친네가 자네를 부루는 무슨 소리로 나를 불러도 좋네. 그러고 싶다면 다시 올라가 밧줄을 풀어가지고 내려와 보라구!

그 말에 샘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뇨, 죄송스럽지만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뎁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걸 이대로 놔두고 싶진 않아요.

그는 밧줄 끝을 만지며 가볍게 흔들어보았다.

요정의 나라에서 갖고 나온 것은 뭐든 버리기가 아깝단 말이에요. 어쩌면 저것도 갈라드리엘 마님이 만든 것일 거예요. 갈라드리엘...

그는 슬픈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위를 쳐다보고 작별 인사라도 하듯 마지막으로 한 번 밧줄을 잡아당겼다.

그 순간 밧줄이 풀려나오자 두 호빗을 깜짝 놀랐다. 샘은 뒤로 벌렁 넘어졌으며 긴 회색 밧줄이 그의 몸 위로 소리없이 서리서리 떨어져 내렸다. 프로도가 웃음을 터뜨렸다. <반지의 제왕 4권 p. 22>


밧줄 또는 로프(rope)는 묶거나 엮는 등의 행동을 하기위해 꼰 줄로, 굉장히 쓸 데가 많은 도구 중 하나이다. IoT(사물인터넷)시대에 밧줄도 그 꼬인 각각의 실 내부에 스마트 칩이 내장되어서 더욱 똑똑한 도구로 변신할 것만 같다. 그렇게 된다면 산악 조난, 해양 조난과 같은 불상사는 줄어들지 않을까. 그런 밧줄이야말로 진정 요술밧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