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➃ 팔란티르의 돌과 디바이스
천리안, 우리나라 예전에 등장했던 PC 통신이 아니라 옛날이야기나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도구, 먼 곳의 상황을 보는 능력을 가진 팔란티르의 돌과 디바이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千里眼 remote viewing은 천리 밖을 내다볼 수 있다는 눈이란 뜻이다. 천리 밖에 일어난 일도 다 꿰뚫어보는 눈은 주술의 일종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신력의 일종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초능력 분야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千里는 천리라고 하면 아주 먼 거리로 통하던 개념이다. 천리의 길이는 현재 미터법으로 환산하자면 500㎞에 해당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경부고속도로는 416㎞). 현대 시대에는 아주 먼 거리를 뭐라고 척도를 메기고 있을까? 지금은 우주 그 너머까지를 내다보려 하기 때문에 천리 가지고는 이젠 쨉(!^^)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우주를 넘어 가상공간 또는 다른 차원까지, 나아가 과거와 미래까지, 사람 마음속까지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될지도 모른다.
초음파니 엑스레이니 MRI 이나 스캐너이니 그런 것은 개발되고 있지만 말이다. 사람 마음을 실제로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판단해 내는 도구는 아직 진단도구나 상담과 같은 것 이외에는 없지 않은가. 사람 마음은 그럴 수도 없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소설 속의 천리안은 사람 마음 속 계략까지 꿰뚫어 보는 힘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두려운 존재이다. 이 팔란티르 돌 같은 것에 스캔당하면 숨길 재간이 없지 않은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눈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어떤 도구를 통해서 신통방통한 매체를 통해서 정보를 얻고 통하고 싶은 것이다. 다른 공간과 사건을 들여다보고 문제에 대처하고 미래를 예측하고자 한다. 그런 도구를 통해서 통제하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척 상징을 찾아내서 사람들의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그렇게 들여다보기 위한 도구에는 우물도 있고 거울도 있다. 그리고 ‘멀리 바라본다’ 는 뜻의 팔란티르 돌도 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팔란티르의 돌’도 그런 역할을 한다. 수리수리 마수리하면 그 돌 안에서 다른 곳의 상황이나 사건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상징이 나타난다. 그것을 들여다 보고 마술사나 현자들은 넌지시 자신의 능력인 양 미래를 예언한다. 위험을 감지하고자 하고 대처하고자 한다.
그 돌은 매우 비싸거나 귀해서인지 마술사나 어떤 권위자들의 손에 있게 마련이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이 팔란티르의 돌, 천리안은 아마도 지금으로 치면 모바일 디바이스에 해당될지도 모른다.
스마트폰 말이다. 아니면 VR 즐길 때 쓰는 안경이나 아니면 데스크탑 모니터일 수도 있다.
반지의 제왕 3권 p. 307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일곱 개의 별과 일곱 개의 돌은 뭘 말하는 거죠?
옛 왕들의 팔란티르 돌을 말하는 걸세.
그게 뭐에요?
팔란티르라는 이름은 ‘멀리 바라본다’ 는 뜻이야. 오르상크의 돌도 그중 하나이고.
적이 만든게 아닌가요?
그래, 사루만이 만든 것도 아닐세. 그건 그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지, 사우론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팔란티르의 돌들은 웨스터니스 저편 엘다마르에서 온 거지. 놀도르족이 그걸 만들었어. 햇수로 시간을 헤아릴 수도 없는 아주 오랜 옛날, 페아노르 자신이 그 돌들을 만들었을 거야. 하지만 사우론이 사악한 용도로 쓸 수 없는 건 아무것도 없지.
자기보다 더 심오한 솜씨에서 나온 장치는 누구에게나 위험한 거라네. 하지만 그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는 거야.
인간들에게는 그 돌들이 거의 잊혀진 존재나 다름없었어. 곤도르에서조차 그 비밀을 알고 있었던 건 몇 명 되지 않았으니까. 아르노르의 두네다인족만이 지식의 노래로 기억하고 있었지.
피핀은 많은 질문에 순순히 대답을 얻게 되자 기쁜 한편 놀랐다. 그리고 언제까지 계속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고대인들은 그 돌들을 무슨 용도로 썼던 거죠?
멀리 있는 것을 보고 서로 생각을 전하는 데 썼지. 그런 식으로 그들은 오랫동안 곤도르 왕국을 수호하고 통일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거야. 라고.
팔란티르의 돌, 천리안은 디바이스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 디바이스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디바이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바이스란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구성한 기계적ㆍ전기적ㆍ전자적인 장치, 컴퓨터 시스템 가운데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를 이르는 말이다. 각종 통신기술(WiFi, 블루투스, LTE 등)을 이용한 음향기기, 헬스케어, 영상기기, 구동기기(드론, RF 자동차·헬기)같은 다양한 단말기기와 그 제어기기를 통칭하며,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가전, 디지털 사이니지, 증강현실기기(VR/MR)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모두 포함된다.
먼 곳의 상황을 보는 능력을 가진 팔란티르의 돌은 어떤 원리로 작동을 하는 것일까? 전자적 장치에 의해서일까? 아니면 영적인 힘에 의해서일까? 충전식 밧데리에 의한 것일까? 태양광에 의해 작동하는 것일까? 자석의 힘으로 작동하는 것일까?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것일까? 도대체 어떤 물리적인 힘에 의해서 작동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동그랄까? 지금의 모니터를 생각해 보면 거의 평면이다. 그래도 볼 것은 다 본다. 동그래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동그랗다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란 어떤 것이 더 있을 수 있을까? 톨킨이 창작한 내용을 통해서 볼 때, 나무의 시대 아만에서 페아노르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페아노르는 별게이트(빌게이츠 패러디해서) 혹은 스케이트 점수(스티브잡스 패러디) !!와 같은 혁신가였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넓게, 멀리 감시한다는 팔란티르(Palantir)는 화상회의 도구라고도 할 수 있다. 판타지의 세계나 옛날이야기에서는 왕이나 통치자들만이 이 돌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었다. 왕이 왕국을 통치하기 위해서, 신하를 감시하기 위해서,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첩보활동을 위해서 다양한 이유로 이 돌을 사용했을 것이다. 팔란티르의 적법한 사용자는 왕들뿐만이 아니다. 왕의 대리인(섭정, 왕이 지명한 관리 등)이라고 한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피핀이라는 반인족이 호기심에 그 돌을 만졌다가 죽다 살아나지만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원한다면 디바이스를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다.
원하면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즐길 수 있고, 거의 매일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가 팔란티르의 돌, 천리안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➅ 나즈굴과 드론 (0) | 2020.01.15 |
---|---|
➄ 거대한 눈동자와 CCTV (0) | 2020.01.13 |
➂ 한 입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른 빵 ‘렘바스’ (0) | 2020.01.08 |
➁ 마법의 망토와 '카무플라주(프.camouflage)' (0) | 2020.01.06 |
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➀ 프롤로그 (0) | 2020.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