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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 이야기 백 가지

제18화. 하늘이 벌을 주었다(내편 덕충부)

간천(澗泉) naganchun 2009. 7. 30. 06:17

 

제18화. 하늘이 벌을 주었다(내편 덕충부)

한편 무지는 그 사이에 재빨리 노자에게 달려가서 공자를 욕했다.

“공자란 사나이는 지인(至人) 곧 참 인물이 되기에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저런 인간에게 어찌하여 많은 제자가 있는 것일까요?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려고 하는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인물이 되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옛날 사람은 명예를 구하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명예를 액으로 생각하여 명예 같은 것은 자신을 얽어매는 족쇄처럼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는 공자는 아직 참 인물은 아닙니다.” 하고 쉬지 않고 공자를 욕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노자는 “참 인물이란 삶과 죽음을 한 가닥으로 삼고, 가하고 불가함을 일관된 것으로 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어서 그 족쇄를 풀어주면 어쩌겠는가?” 곧 이것은 살고 죽는 것은 한 가닥의 그물이다. 가함과 불가함도 차별이 없는 일관된 도라는 노자와 장자의 무차별관을 나타내는 중요한 말이다. 이 가르침을 가지고 공자에게 내려진 하늘의 죄인으로서의 족쇄를 풀어주면 어쩌겠는가? 하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숙산무지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는 듯한 모습을 하고 “아닙니다. 아닙니다. 하늘의 신은 이미 공자를 형벌에 처하고 있습니다. 그의 족쇄를 풀어줄 수는 없습니다.”고 말하고 다시는 공자를 상대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자신은 형벌을 받은 올자라는 것을 전혀 잊고, 오히려 공자를 천형을 받은 사람이라고 욕하고 있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라 하겠다.

 

요컨대 이 이야기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공자가 노자에 비하여 훨씬 낮은 인물이다. 그리고 그 사람 됨됨이도 아직 되지 못하였다.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