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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 이야기 백 가지

제6화, 병가의 사상(손자 용간)

간천(澗泉) naganchun 2009. 7. 11. 15:12

 

제6화, 병가의 사상(손자 용간)

 

  그 시대 최초에는 군인이 무력으로 천하를 통제하려는 생각이 일어났다. 당시 대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나라는 모두 자국 내에 무력을 비축하여, 병사와 병마 그밖에 무기와 군량을 축적하는 데 힘을 썼다. 그것으로써 천하통일의 꿈을 좇은 것이었다. 또 이에 대하여 뒷받침을 하는 사람도 일어났다. 그것이 소위 병가(兵家)라 일컬어지는 무리들로서 손자(孫子)라든지 오자(吳子)라 하는 사람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제각기 자기의 주장을 바탕으로 저술도 하고 있다.

 

  그러면 이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하면, “군사를 일으키기 10만”, “출정하기 천리, 하루의 승패로 천하를 거느려 다스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직 전쟁으로 승패를 다툰다면 그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결판나는 것은 아니다. 내가 3만의 병력을 기른다면 적도 다시 5만의 병력을 기르고, 내가 5만의 병력을 기르면 적도 또 10만의 병력을 기른다. 그래서 마침내는 무(武)는 무와 경쟁하고, 힘은 힘과 서로 다툼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최후로 생각해낸 것은 병력을 비축하고 무력을 기르는 것보다 오히려 간첩을 써서 적의 사정을 알아내어 그것으로써 적의 결점을 깨뜨려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오늘날 《오자(吳子)》《손자(孫子)》라는 책이 남아 전해지는데, 특히 《손자》는 근래에 기업가들에게 선호되고 있지만, 그 책 속에는 용간편(用間篇)이라는 것이 있어서 여러 가지 간첩을 쓰는 방법을 논하고 있다. 간첩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향간(鄕間)이라 해서 그 지방 사람을 써서 적의 사정을 알아낸다. 둘째는 내간(內間)이라고 해서 적의 관리를 이용해서 간첩으로 쓴다. 셋째는 반간(反間)이라고 해서 적의 간첩을 또 거꾸로 이용하여 자신의 간첩의 방법으로 쓴다. 그밖에 생간(生間), 사간(死間)이라는 것을 들어서 각각의 용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결국 적의 간첩을 거꾸로 이용하는 반간 고육책이 가장 비용이 들지 않는 좋은 방법이라고 논하고, 끝으로 “다섯 간첩이 함께 일어나서 그 길을 알 사람이 없다. 이것을 일러 신기(神紀)라 한다. 임금의 보배이다.”라고 맺고 있다.

 

  이처럼 병가는 최후에는 적의 간첩의 속을 뒤져내는 반간이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맺고 있는데, 반간을 쓸 사람이 있으면 또 반반간(反反間)을 쓸 사람이 있을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사상으로 천하통일을 꾀하려는 것은 꿈속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