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오는가보다.
처서는 지났지만 한 달이 넘게 계속된 열대야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고, 한낮의 잔서는 아직은 남아있지만 그 속에서도 가을의 징후들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가을이 오고 있다. 지난 세월과 마찬가지로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가 이번에도 우리의 일상 속에 천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여름의 막바지, 아침과 저녁의 공기는 어느새 한결 시원해졌다. 무더위 속에서 잊고 있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잠자리의 날갯짓 소리와 함께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 소리는 밤의 정적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들리며, 마치 가을이 다가왔음을 노래하듯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 소리는 비록 작고 연약하지만,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이다.
자연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변하고 있다. 나뭇잎은 서서히 색을 잃어가고, 풀밭은 은근히 누렇게 변하고 있다. 아직은 한낮의 더위가 사라지지 않았지만, 계절의 변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태양의 뜨거움도 점차 잦아들고, 밤은 길어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이제 긴 소매 옷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하고, 매미 소리 대신 귀뚜라미와 풀벌레들의 노래가 밤을 장식한다.
아, 가을이여, 어서 오라. 뜨거운 여름이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길,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그 동안의 피로를 날려버리길 바란다. 가을은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상징한다. 무더위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가을이야말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기다. 여름의 끝에서 시작되는 이 시원한 계절은 우리에게 다시금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그 동안의 성과와 아쉬움을 생각하며, 남은 시간 동안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다시 정리하게 된다. 가을의 바람은 단순히 기온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가을은 오는구나. 비록 여름의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지만, 가을은 이제 곧 우리 곁에 완전히 자리잡을 것이다. 자연의 변화는 우리의 삶 속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나뭇잎이 떨어지고, 날씨가 점점 서늘해지면 사람들은 새로운 계절에 맞춰 자신을 준비하게 된다.
이제 남은 것은 가을을 온전히 맞이하는 것이다. 더위 속에서 기다려온 시원한 바람을 마음껏 느끼고,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을 누리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시간이다. 가을은 그저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삶의 중요한 이정표이기도 하다. 아 가을이여, 오라. 그리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정기와 영감을 불어넣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