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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 보따리/일화 보따리

왕비의 나체를 본 신하

간천(澗泉) naganchun 2010. 6. 15. 04:51

 

왕비의 나체를 본 신하

 

옛날 소아시아에 있었던 <리디아>국 왕 <간다우레스>는 자기의 왕비에게 반해서 세상에는 이런 미인은 다시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왕은 언제나 자기의 아내를 자랑했다.

그 말을 들은 신하 <규게스>라는 남자는 왕이 정치적인 비밀 사항마저 알려줄 정도로 신뢰가 두터웠다.

그리고 왕비의 용모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자주 들려주었다.

그러던 중 왕은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아무리 말하여도 너에게는 나의 아내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다. 너에게 나의 처의 맨몸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 주겠다.” 하고 말하였다.

이 어처구니없는 제의에 <규게스>는 “여자란 옷과 함께 수치심도 버린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남에게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하고 말하여 거절했다.

그러나 왕의 요구를 거절하기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왕이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마침내 <규게스>는 왕의 침실 입구의 문가에 숨어서 왕비가 옷을 벗는 것을 훔쳐보게 되었다.

왕비기 이쪽으로 등을 돌려서 침대로 향하는 틈에 방 밖으로 나가려 하였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잘 될 이가 없었다. 방 밖으로 나가려는 <규게스>의 모습이 왕비의 눈에 들키고 말았다.

왕비는 이것은 왕의 기도한 바라고 생각해서 그날 밤은 그대로 넘어갔다.

이튿날 아침 왕비는 <규게스>를 불렀다.

왕비가 부르는 일은 흔히 있었으므로 <규게스>는 시무룩한 얼굴로 왕비에게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는 왕비의 신하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왕비는 <규게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에게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

나의 남편을 죽여서 <리디아>왕이 되어서 나하고 결혼하든지,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죄 값으로 여기서 나의 신하에게 죽든지, 이 중 하나를 고르라.”

주인을 죽이든지 자신이 죽든지 양자택일의 벼랑에 선 <규게스>는 하는 수 없이 자신이 사는 길을 택하였다.

 <간다우레스>왕은 아내에게 부끄럽게 한 침실에서 같은 문가에 숨어있던 <규게스>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이리하여 <규게스>가 왕이 되자 국내에서는 반란이 일어났다.

 이윽고 반란파와 <규게스>파는 한 가지 합의에 이르렀다.

그것은 <델포이>의 신탁을 받아서 신탁이 인정하면 <규게스>는 그대로 왕이 되고 인정하지 않으면 왕위를 <간다우레스>가문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델포이>신탁에서는 <규게스>의 왕위를 인정했다.

그러나 <간다우레스>가문의 원한은 <규게스>의 아들로부터 세어서 5대에야 풀릴 것이라고 신탁은 부언했다.

이리하여 <규게스>는 <리디아>왕이 되고 주인을 죽인 책임을 지지 않고. 38년간이나 <리디아>국왕으로서 통치를 하고 그 생에를 마쳤다.

그러나 신탁대로 <간다우레스>의 원한은<규게스>의 자손 5대에 이르러서야 풀리었다.(헤로도도스 <역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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