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법대사의 옷
어느 날 홍법대사(洪法大師)는 배가 고파서 탁발을 하기 위하여 어느 집 대문 앞에 서있었다.
그 때의 대사의 모습은 너덜너덜한 옷차림으로 매우 초라해 보였다. 집안에서 나오는 사람은 그를 보자마자
<너 같은 거지 중에게는 아무 것도 줄 것이 없다. 이 자리를 떠나거라.> 하고 내쫓았다.
그 이튿날 대사는 이번에는 금란가사(金襴袈裟)의 모습으로 같은 집 대문 앞에 서있었다.
이번에는 훌륭한 스님의 모습을 보고 <어서 올라 오십시오.> 하고 안으로 모시고 고운 색깔이 든 찹쌀떡을 권했다.
대사는 찹쌀떡을 하나하나 들고서 입으로는 넣지 않고 가사 안으로 넣었다.
그것을 본 집안사람은 놀라서
<그 고운 찹쌀떡을 먹지 않은 것도 아깝지만, 그 훌륭한 옷을 더럽히는 것이 더 아깝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대사는 웃으면서 <내가 어제 여기에 왔을 때는 아무 것도 대접을 받지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훌륭한 가사 덕분에 대접을 받았다. 오늘 대접 받은 떡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입고 있는 옷에 주는 것인 것이다. 그러므로 떡은 가사를 먹이는 것이다.> 말하고 웃으며 떠났다.
* 홍법대사(弘法大師)=일본 헤이안시대의 스님으로서 왕가의 부탁을 받고 국가대사를 위하여 염불을 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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