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주부와 네 사나이
어느 더운 여름날 젊은 주부가 자그만 보자기를 들고 친정에 가는 도중에 길가에 있는 큰 나무 그늘에 잠시 쉬고 있었다.
얼마 있노라니 스님이 그늘을 찾아 앉아서 쉬었다. 다시 잠시 있노라니까 학자가 와서 그늘에 앉아 쉬었다.
그리고 다시 마차를 끈 상인이 와서 그늘에 앉아 쉬었다. 다음에 괭이를 든 농부가 와서 그늘을 찾아 앉아 쉬었다.
그리하여 젊은 주부 주위에는 스님과 학자와 상인과 농부가 앉아서 그 젊은 주부를 흘깃흘깃 쳐다보면서 관심을 끌려고 하였다.
스님은 젊은 주부를 향하여 “우리 절에 오면 부귀와 영화가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 말을 듣던 학자는 주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붓이나 먹이나 벼루나 비단이나 명주 등 무엇이든지 필요하다면 우리 집으로 오시오.” 하고 말하였다.
마차를 끌고 온 상인은 “나는 마차가 2대나 있다. 우리 저택에 오면 돈은 실컷 쓸 수가 있다.” 하고 말한다.
그러자 농부도 지지 않고 “우리 괭이는 크다. 우리 집에는 쌀, 보리, 수수, 오곡 무엇이든지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가 있다.”
젊은 주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쉬고서 시원해지자 보자기를 들고 일어서며
“가슴을 두드리며 나의 커다란 왼쪽 유방은 스님께, 오른 쪽 유방은 학자님께 등은 농부에게 무릎은 상인에게 알고 계셔요.
그렇게 어머니에게 응석 부리며 자란 것이오. 그러니 나는 당신네들의 어머니란 말이오.” 하고 말하고는 보자기를 들고 가버렸다.
스님과 학자와 상인과 농부는 아무 말도 못하고 한 대 얻어맞았다.(수신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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