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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시대

돌봄의 시대 14 치매와 다투는 것은 누구인가?

간천(澗泉) naganchun 2025. 3. 16. 06:10

#치매는 누가 싸워야 할 적인가? 정작 치매를 진단받은 당사자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기억이 사라진 것도, 행동이 변한 것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치매와 맞서 싸우는 것은 당사자가 아닌 그들 주변의 사람들이다. 가족, 요양보호사, 그리고 사회. 이들이 치매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흔들리는 배의 키를 붙들고 있는 것이다.

 

치매는 한 사람의 과거를 현재로 끌어온다. 치매를 진단할 때, 단지 그들의 현재 행동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그 기억들이 치매의 척도가 된다. 어떤 사람은 과거의 영광 속에서 헤매고, 또 어떤 사람은 오래된 고통 속에 갇혀 산다. 치매는 그 사람의 과거를 왜곡하거나 과장하여 현재를 덮어버리는 병이다.

 

치매의 어두운 면은 잔혹하다. 무엇보다 먼저 사라지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다. 기본적인 일상을 잃어버리고, 배설조차 조절할 수 없게 되며, 주변 세계와의 관계도 끊어져 간다.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자신이 어딘가로 가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요양원을 돌아다니는 어르신들을 보라. 그들의 눈에는 목적지가 없고, 그저 사라져 버린 시간 속에 묶여 있다.

 

그 어둠은 주변인들에게도 똑같이 드리운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이들은 그들의 모든 행동을 감당해야 한다. 폭언과 폭력을 참아내야 하고, 반복되는 질문에 답해야 하며, 심지어는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어머니가 딸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아내가 남편을 적으로 오해할 때, 관계는 점점 소멸의 길을 걷는다. 남는 것은 환자와 보호자라는 역할뿐이다.

 

그러나 치매에는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엉뚱하고 아이러니한 순간들도 있다. 한 어르신은 매일 밤마다 자신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 동생을 찾는다. 동생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 사실을 잊은 그는 동생과의 추억 속에서 살아간다. 또 다른 어르신은 요양보호사들에게 매일 “우리 집 밥보다 훨씬 맛있어!”라며 즐겁게 식사를 한다. 그 말 속에는 치매라는 병마를 잠시 잊은 아이 같은 순수함이 묻어난다.

 

어떤 어르신은 아침마다 자신이 결혼식을 올린다고 믿는다. 요양원의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빗으며 “내가 오늘 제일 예쁘지?”라고 묻는다. 치매는 이처럼 현실과 허구를 뒤섞어 엉뚱한 세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 어르신들은 때로는 더 행복하게, 더 자유롭게 살아가는 듯하다.

 

치매와 싸우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의 기준은 "보통의 일상"이다. 그러나 치매 환자에게 보통의 일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과거와 현재, 현실과 상상이 얽힌 새로운 일상이 있을 뿐이다. 그 일상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들의 보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치매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단지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잃는 병이다. 자기 인식과 통제가 사라지고, 결국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병이 가장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남겨진 이들에게다. 보호자들은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스스로를 갈아 넣는다.

 

치매는 어두운 병이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의 삶은 계속된다. 엉뚱한 웃음이 터지고, 가끔은 잊었던 행복도 찾아온다. 그것이 치매의 아이러니다. 잃어버리는 병이면서도 동시에 무엇인가를 다시 발견하게 만드는 병. 우리 주변의 치매 환자들은 그저 병에 갇힌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의 어둠을 두려워하거나, 엉뚱함을 비웃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세계를 인정하고, 그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일상에 동참하는 것이다. 치매는 모든 것을 지우지만, 동시에 그들이 여전히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병이다. 그것이 치매라는 거울 속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할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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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본질: 과거에 갇힌 현재

 

치매와 다투는 주변인: 잃어버린 기억과 마주하는 현실

 

치매는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병은 기억을 점진적으로 빼앗아가며, 일상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러나 치매의 가장 큰 고통은 그 질환을 겪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치매를 마주하는 이들은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 그리고 돌봄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들이다. 치매 환자 자신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지만, 그들의 주변 사람들은 그들의 변화와 일그러진 현실을 견뎌야 한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이 병은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상황과 뒤섞으며, 현실과의 괴리를 만들어낸다. 치매 환자는 종종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으며, 그들의 과거가 현재를 지배한다. 치매의 척도는 그들이 얼마나 과거에 갇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오랜 친구나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과거에 있었던 일을 지금 일어난 일처럼 인식하는 것은 치매가 심화된 증거일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은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이 정상적이라고 느끼지만, 그들의 주변 사람들은 그 변화와 혼란을 온전히 감지하고 대처해야 한다. 그래서 치매는 환자 자신이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

 

치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요양원에서 치매 환자들을 돌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증상들은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각기 다르다. 어떤 이는 과거의 특정 사건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보지 못한다. 어떤 이는 자신의 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어떤 이는 끊임없이 복도를 헤매며 불안감을 표출한다.

 

이러한 치매 증상들은 단지 기억 상실에 그치지 않고, 감정과 행동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치매 환자는 때로는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이유 없이 화를 내기도 한다. 이는 그들이 겪는 혼란과 불안이 감정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또한, 치매 환자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이로 인해 주변인들이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된다.

 

치매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 질환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 치매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그들을 돌보는 가족과 사회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치매는 종종 가족 내 갈등을 일으키고,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킨다.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많은 시간을 돌봄에 할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가족은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감정적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치매는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치매 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돌봄 서비스의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요양원과 같은 돌봄 시설의 부족, 치매 환자를 위한 의료 서비스의 한계 등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사회적 활동 참여, 정신적 자극 등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인지 기능을 자극하는 활동, 예를 들어 독서, 퍼즐 풀기, 새로운 기술 배우기 등이 치매의 발병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치매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진행을 멈추기 어렵다. 치매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며, 결국 환자는 일상 생활을 전혀 영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환자와 그 주변인들은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겪게 된다.

 

치매는 서서히 생명을 갉아먹는 질병이다. 치매 환자는 점차 인지 기능을 상실하고, 신체 기능 또한 약화된다. 결국에는 자신의 이름도, 가족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어버린 채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치매로 인한 사망은 단순히 자연적인 노화의 결과가 아니라, 치매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서서히 파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치매로 인해 가족과 친구들은 환자가 죽기 전부터 이미 그들과의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치매로 인해 기억과 인지를 잃어가는 과정은 마치 살아있는 죽음과도 같다. 치매 환자가 여전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미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한 것과 다름없다.

 

치매는 그 자체로도 무서운 질병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개인적 문제는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 치매와 싸우는 것은 환자 자신이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주변 사람들이다. 그들은 환자가 겪는 혼란과 상실을 함께 경험하며, 그들의 기억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치매는 단순한 기억 상실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위협하는 질병이다. 이 질병은 주변인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기며,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을 초래한다. 치매와의 싸움은 환자와 그 주변인들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환자들을 최선의 방법으로 돌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치매는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질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치매 환자들을 돌보며 그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와의 싸움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에 대한 싸움이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