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의 세 가지 철학 문제
한 국왕이 세 가지 궁극적인 철학 문제를 풀고자 매일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 세 가지란
1)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가장 중요한가?
2) 어떤 일이 가장 중요한가?
3) 어떤 시간이 가장 소중한가? 하는 것이었다..
국왕이 이 세 가지 문제를 대신들에게 물었으나 누구 하나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 그래서 번민만 더욱 쌓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국왕은 평복 차림으로 몰래 민정 시찰에 나섰다. 외딴 마을에 도착한 그는 날이 어두워져서 한 민가에 묵게 되었다.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든 그는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에 그만 잠에서 깨고 말았다. 그런데 나가 보니 온몸이 피투성인 사내가 집안으로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는 대뜸 “사람에게 좇기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집주인은 “그러면 어서 이 안으로 피하시오.”하고는 곧바로 그를 숨겨주었다.
국왕은 놀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잠시 뒤 과연 그를 뒤좇던 병사들이 들이닥쳤다. 병사가 주인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이리로 달려오는 것을 보았소?” 그러자 주인이 대답했다.
“모릅니다. 우리 집에는 다른 사람이라고는 없습니다.”
병사들이 떠나자 쫓기던 그 사내는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주인은 문을 닫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이튿날 국왕이 집주인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런 사람을 숨겨 준 것이오? 혹시 당신에게 화가 미치지 않을까 겁나지 않았소? 게다가 그 사람이 누군지조차 묻지 않았잖소?”
그러자 집주인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현재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장 실행에 옮겨야만 합니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니 조금도 미루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왕은 깨달았다. 그토록 오랫동안 고민했던 철학 문제가 일순간에 모두 풀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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