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단상/단상

요즘 흔해진 이상한 표현

간천(澗泉) naganchun 2009. 4. 20. 05:28

 

요즘 흔해진 이상한 표현

 

 

 

  원래 말의 표현은 백인백색이라고 생각한다. 맞고 틀리다는 말이 있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처럼 대화의 상대와 그 장소와 상황에 가장 알맞은 말을 가려서 말해야 하며, 사회 공통의 약속에 의하여 운용되는 말의 규칙을 벗어나서는 안 될 것임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바른 말 고운 말을 쓴다면 우리 국민의 감정은 순화되고 사회는 더욱 명랑해질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말의 변화도 급진전하고 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말도 자연히 변하게 마련이지만 규범문법의 범위를 훨씬 넘어 변하는 말이 많아져 가고 있는 것이 오늘 날의 현실이다. 한 평생 국어교육에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국어순화를 바라는 염원에서 요즘 흔해진 이상한 언어 표현 한 가지를 지적해 보고자 한다.

 

다음과 같은 예를 보자

이 용례는 어느 방송에서 나타난 대담에서의 용례이다. 밑줄 부분을 유의하기 바란다.

1). <오늘은 특별한 일이 없어도 신나는 것 같아요>는 그냥 <--신나요.>로 하는 것이 좋겠다.

2). <봄이 되면 꽃이 활짝 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에서 <좋은 것 같아요.>는 자신의 느낌을 말하는 것이니 그냥 <좋아요.>라 하는 것이 좋겠다. 요즘 일반화되지 않은 <-ㄴ 것 같아요.>하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데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는 태도라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3). <정말 살면서 꼭 같은 데 재미를 느끼고 같이 공감하면서 맞장구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 참 소중한 것 같습니다.>에서

<소중한 것 같습니다.>를 <소중합니다.><소중한 것입니다.>하고 단정하는 것이 좋겠다.

4). <-ㄴ 것 같아요>형식의 말이 남용되고 있다.

<재미있는 학문인 것 같아요><인상이 중요한 것 같아요><봄은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등은 화자가 불확실한 판단이나 추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사용해도 무방할 듯하다.

<오늘 아침 조금 기온이 오른 것 같아요. 봄 날씨는 어떻든 날씨 좋은 것 같아요>의 밑줄 친 부분은 화자가 단정해도 좋은 말이 아닌가 한다. 곧 <봄 날씨는 어떻든 날씨가 좋아요>로 하는 것이 좋겠다.

 

<-ㄴ 것 같아요>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자 한다.

(1). 원래 이러한 표현은 불확실한 판단이나 추측을 나타내는 표현법이다. 그런데 최근 젊은이들에게 널리 쓰이고 있는데, 전에는 없는 표현법으로서 자기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애매한 태도를 나타내며 동시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저의가 있는 것처럼 들리는 표현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완곡하게 표현할 수도 있으나 지나친 남용이 문제이다.

(2). 제가 생각하기에는 문제의 <-ㄴ 것 같아요>는 일본말 표현이 우리말 표현에 유입된  듯하다.

일본말에서 <소토와 아메가 훗데이루 미타이(外は雨が降っているみたい。)> 뜻은 <밖은 비가 오는 것 같다.>처럼 <미타이(みたい)=-닮다.>나 <라시이(らしい)=-인 것 같다.>라는 말을 써서 추측이나 불확실함, 애매함을 표현하는 데에 많이 쓰이고 있다. <흰옷이 좋은 것 같아요.==시로이 후쿠가 이이미타이. 또는 시로이 후쿠가 이이라시이> 같은 말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이다. 외래어가 유입되는 것을 전적으로 배격하고자 하는 생각은 아니고, 우리 젊은 세대가 일본 사람들처럼 자신의 행동이나 판단에 대하여 불확실하거나 추측으로 애매하게 표현하는 좋지 못한 언어생활은 시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차제에 한 마디를 덧붙인다면

일본어의 잔재를 없애자고 하면서도 최근에 일본어 표현법이 우리말에 유입되어서 세력을 얻고 있는 말들이 있는데, 특히 언론에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데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전향적(前向的) 자세->는 일본어 <마에무키노 시세이=(앞을 내다보는 자세-)>라는 말이고, <진검승부(眞劍勝負>는 일본어<싱켄쇼부=(실물인 칼을 가지고 승부를 겨룬다.>곧 온 정열을 다한다는 말이다.

 

외래문화의 유입에 따라 언어도 유입되고 기존의 언어 사용법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전혀 없다면 모르지만 가능하면 우리말 표현법에 순화시켜 쓰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단상 >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스승은 해와 달 같다.  (0) 2009.06.03
<웰다잉> 단상   (0) 2009.05.22
공자의 편애  (0) 2009.03.20
낮잠 자는 젊은이  (0) 2009.03.09
과유불급  (0) 2009.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