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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한글날에 생각하는 일들

간천(澗泉) naganchun 2011. 10. 9. 09:42

 

한글날에 생각하는 일들

 

 

 

2011년 10월 9일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반포하신 565돌이 되는 날이다.

사람에게 말이 있으면 그 말소리를 적을 수 있는 글자가 절대로 필요한데 그런 글자가 없는 말을 쓰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살기에 불편함이 많겠는가.

보도에 의하면 2009년도에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그들의 말소리를 적는 글자로 받아들이기로 하여 공부하고 있다고 하고, 최근에는 남미 볼리비아의 원주민 아이마라(Aymara) 부족에게 본격적으로 한글을 보급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고 한다. 아이마라족은 210여만 명에 달해 인도네시아 원주민 찌아찌아족(6만명)보다 34배나 많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공용어로서 가장 널리 쓰이는 말은 영어로서 14억 명쯤 되고 다음이 중국어로 10억 명 정도 그 다음이 힌디어로 7억 명 정도 되며 우리말은 7천 명 정도가 고용어로 쓰이면서 세계 15위이 세력을 가진 말이다.

우리나라의 국력이 신장됨에 따라 예능계에서는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이나 미주 아프리카로까지 번지고 있고, 삼성의 ‘스마트폰’이 세계 제일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말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글이 문자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말소리를 적을 수 있는 글자로 받아들이는 민족이 더 늘어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우리의 한글은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곧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하나 말을 적어 펴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겨” 만든 글자인데, 정인지의 훈민정음 해례 서문에 말하기를 글자를 사용함에 있어서 “갖추지 않은 바가 없고 가는 데마다 통달하지 않음이 없으며, 비록 바람소리나 학의 울음소리나 닭의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라도 다 적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배움에 있어서 “슬기로운 이는 하루아침을 마치기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이일지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실제로 써볼 때에 그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러므로 말소리를 적을 글자가 없는 타 민족(찌아찌아족이나 아이마라족 같은 사람)들에게까지 세종대왕의 인간 사랑의 덕이 끼쳐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글자가 간다면 말도 함께 가기 마련이다. 이미 한류를 타고 한국어 붐이 전 세계에까지 번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쓰고 있는 우리말은 날로 황폐해지고 있다.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말 할 것이 없고 규범 문법에 어긋나는 말을 쓰는 경우도 흔하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이제는 관용어처럼 굳어버렸다고 할 수 있지만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라는 말은 원래 우리말은 형용사에는 명령형이 없다. 정적인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니 명령형이나 진행을 나타내는 말이 있을 수 없는 것이 이치에 맞은 것이다. 그런데 마구 사용되고 있으니 문법의 혼란을 초래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아닌가. 명령형의 “예쁘세요.” “희세요.” 라는 말이 말이 되는지 생각해보라.

그리고 말을 축약하여 새로운 말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처럼 쓰이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마는 요즘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참으로 걱정스럽다. 예를 들면 “추카 추카”는 “축하 축하”(축하한다)라는 뜻이라 한다. 이렇게 마구 우리말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의 은어처럼 되어버린다면 우리말의 순수성이 혼란을 피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우리말과 한글을 중요한 매체로서 활용하고 있는 언론에서 오늘 <한글날>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은 현실이니 한글이 국내에서는 푸대접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괴롭다.

 

우리는 우리말에서 <바른 말 고운 말 쓰기>를 적극 권장하여 우리말의 순수성을 지킴으로서 외국인이 우리말을 통하여 우리의 정신과 문화의 전통도 전해지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