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세상 유감
조선일보 10월 14일 자 기사 중에 <“가장 외로운 한국” 외신이 주목한 반려견 문화> 보도처럼 반려견을 기르는 가정이 갑자기 늘고 그 호사는 아이들 보다 던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옛날이야기 속에서 쥐는 고양이를 속여 12지 즉 자(子/쥐), 축(丑/소), 인(寅/범),..술(戌/개), 해(亥/돼지)의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고양이는 결국 그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 개(술(戌)는 열한 번째를 차지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경쟁과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누군가는 재빠르고 기민하게 기회를 잡지만, 다른 누군가는 무심코 놓치기도 한다. 이처럼 인생은 때론 지혜와 순간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정직과 배려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요즘 사회에서 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현상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개는 인간에게 충실하고 애정이 깊은 동물로 여겨지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안정감과 위안을 주기도 한다. 특히, 도시화와 함께 인간관계가 점점 얕아지고 소원해지면서, 사람들은 정서적 유대감을 제공하는 개를 더 선호하게 된 것이다. 개와의 관계는 복잡한 감정이나 기대 없이 단순한 애정 교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이 아이보다 개를 더 좋아하는 세상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그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는 인간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존재이며, 인간관계와 공동체 안에서 양육되고 성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만약 사람들이 아이보다 개를 더 좋아하게 된다면,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역할과 책임을 잊어버리는 행위이다. 아이보다 개가 좋다는 세상은 인간 관계의 소중함과 생명에 대한 책임을 무시하는 현상을 반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사회 고위층에서조차 개를 자식처럼 여기고 아이보다 더 큰 애정을 쏟는 모습은 어떤 면에서 사회적 위기를 상징한다. 고관대작들이 개만을 좋아하고, 인간의 미래인 아이들을 등한시하는 모습은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걱정하게 만든다. 그들이 앞장서서 인간의 도리를 잊고 동물에게만 마음을 쏟는다면, 사회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해야 할 일이다. 아이들이 사랑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교육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면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는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가치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동물과의 관계는 물론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끼리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책임감, 사랑, 그리고 배려이다.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며, 아이는 그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배운다. 아무리 개가 충실하고 사랑스럽다 해도, 그것은 인간이 짊어져야 할 책임과 도리를 대체할 수 는 없다.
인간이라면 개보다 아이를 소중히 여기고 미래 세대를 위한 사랑과 책임을 우선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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