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한시감상/중국 한시

早發白帝城(조발백제성)

간천(澗泉) naganchun 2012. 9. 14. 06:39

 

 

早發白帝城(조발백제성)

 

당/唐 이백/李白

 

 

 

朝辭白帝彩雲間(조사백제채운간)

千里江陵一日還(천리강릉일일환)

兩岸猿聲啼不住(양안원성제불주)

輕舟已過萬重山(경주이과만중산)

 

-백제성을 떠나-

이른 아침 꽃구름에 묻힌 백제성을 떠나

강릉 천리 길을 하루 만에 돌아왔네.

양 언덕에선 원숭이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데

작은 배는 어느새 만 겹의 협곡을 모두 빠져 나왔구나.

 

*조(早)-아침 일찍. *백제성(白帝城)-사천성(四川省) 동쪽에 있는 白帝山 위의 산성이다. *사(辭)-이별을 고하고 떠남. *채운(彩雲)-꽃구름. 아침노을 낀 구름. *강릉(江陵)-호북성 형주의 강릉현, *양안(兩岸)-무산(巫山)과 협산(峽山)의 두 언덕. *제불왕(啼不住)-울음이 그치지 않음. *만중산(萬重山)-만 겹으로 첩첩히 쌓인 산. *채(彩)-채색하다. *릉(陵)-무덤. *환(還)-돌아오다. *안(岸)-언덕. *원(猿)-원숭이. *제(啼)-울다. *주(住)-살다. *경(輕)-가볍다. *주(舟)-배. *경주(輕舟)-가볍게 떠가는 작은 배. *과(過)-지나다. *중(重)-거듭하다.

 

감상

 

아침 일찍 꽃구름 낀 백제성에 작별을 고하고서 천리나 떨어진 강릉길을 하루에 다다랐다. 깎아지른 듯한 강 양 언덕에는 원숭이가 쉴 새 없이 울어대는데, 배는 빠른 속도로 달려 첩첩이 둘러싼 산을 빠져 나왔다.

이백이 유배되어 야랑(夜郞)이라는 곳으로 가는 도중에 백제성에 이르러 사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아침 일찍 서둘러 이 시를 써서 당시의 기쁘고 상쾌한 심정을 통쾌하게 표현하였다.

방면되는 기쁨에 꽃구름 피어나는 백제성을 이른 아침에 떠나, 천리나 되는 먼 길을 하루에 갈 수 있었는데, 보통 때의 기분이라면 깎아지른 듯한 협곡의 절벽에서 우는 원숭이 울음소리는 슬픔을 자아내는 것일 터이지만, 가벼운 배가 속도감을 내어 울퉁불퉁하고 구비치는 강물을 헤쳐 나아가는 바람에 오히려 기분 좋게 첩첩 산중을 빠져 나왔다고 환성을 지르고 있다.

이 시의 기교의 묘미는 제 1구에서 <백(白)>과 <채(彩)>의 색채의 대비에 있고, 제 2구에서 <천(千)>과 <일(一)>의 대비, 제 4구에서 <경(輕)>과 <중(重)>의 대비에 있다. 그리고 제 1구에서는 시각을 통하여 표현하고, 제 3구는 청각에 호소하는 기법을 쓰고 있다.

 

작자

이백 李白(701-762)

 

당나라 성당(盛唐)기의 시인이다. 자 태백(太白), 어머니가 태백성(太白星) 태몽을 꾸고 태어났다고 하여 태백이라 했다. 호 청련거사(靑蓮居士). 쇄엽(碎葉)(현재 중앙아시아 키르키스탄) 사람이다. 5세에 촉(蜀)(사천성/四川省) 청련현(靑蓮縣)으로 이사했다. 25세에 촉(蜀)을 떠나 각지를 돌아다니고, 42세경 현종(玄宗)의 부름을 받아 장안(長安)에 들어가 환대를 받고, 하지장(賀知章)의 추천으로 한림공봉(翰林供奉)이 되었다. 이 시기 1, 2년이 그의 영광의 시기였다. 도사(道士) 오균(吳筠)의 천거로 궁정에 들어간 그는 자신의 정치적 포부의 실현을 기대하였으나, 한낱 궁정시인으로서 지위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청평조사(淸平調詞)> 3수는 궁정시인으로서의 그가 현종, 양귀비의 모란 향연에서 지은 시이다. 이것으로 그의 시명(詩名)은 장안을 떨쳤으나, 그의 분방한 성격은 결국 궁정 분위기와는 맞지 않았다. 이백은 그를 <적선인(謫仙人)>이라 평한 하지장(賀知章) 등과 술에 빠져 <술 속의 팔선(酒中八仙)>으로 불렸고, 방약무인한 태도 때문에 현종의 총신 고력사(高力士)의 미움을 받아 마침내 궁정을 쫓겨나 장안(長安)을 떠났다.

56세에 안록산의 난이 발발하여 현종(玄宗) 황제의 아들 영왕(永王) 린(璘) 막하에 가담했으나 숙종이 영왕을 반군으로 토벌하게 되고 마침 이백은 체포되어 야랑(夜郞)(귀주성/貴州省)에 유배되었다. 그 도중 무산(巫山)(사천성동단/四川省東端)에서 석방되어 다시 장강을 내려와서 금릉(金陵)(남경/南京), 의성(宜城)(안휘성/安徽省) 등을 돌아다녔다.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는 중국 최대의 시인이며, 시선(詩仙)이라 불린다. 1,100여 편의 작품이 현존한다. 젊어서 도교(道敎)에 심취했던 그는 산중에서 지낸 적도 많았다. 그의 시의 환상성은 대부분 도교적 발상에 의한 것이며, 산중은 그의 시적 세계의 중요한 무대이기도 하였다. 불우한 생애를 보내었으나 나중에 당도(當塗)(안휘성/安徽省)의 친척 이양빙(李陽氷)에게 몸을 의지하다가 그 곳에서 병사하였다. <이태백전집(李太白全集)>이 있다.

 

 

 

 

'한시감상 > 중국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左遷至藍關示姪孫湘(좌천지람관시질손상)  (0) 2012.12.13
行宮(행궁)  (0) 2012.11.15
歧陽(기양)  (0) 2012.08.23
銷夏詩(소하시)  (0) 2012.07.04
夜上受降城聞笛(야상수강성문적)  (0) 2012.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