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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歧陽(기양)

간천(澗泉) naganchun 2012. 8. 23. 05:00

 

歧陽(기양)

 

 

금/金 원호문/元好問

 

百二關河草不橫(백이관하초불횡)

十年戎馬暗秦京(십년융마암진경)

歧陽西望無來信(기양서망무래신)

隴水東流聞哭聲(롱수동류문곡성)

野蔓有情縈戰骨(야만유정영전골)

殘陽何意照空城(잔양하의조공성)

從誰細向蒼蒼問(종수세향창창문)

爭遣蚩尤作五兵(쟁견치우작오병)

 

-기양-

요새라 했던 진나라 땅엔 풀도 뻗지 않고

십 년 전쟁은 진나라 서울도 어둡게 했다.

기양을 향해 서쪽을 바라봐도 소식은 없고

농수는 동으로 흘러 슬픈 울음소리 들리는구나.

들 덩굴 풀은 유정하여 시체를 얽어 싸주는데

저녁 햇빛 어찌하여 빈 성을 비추는고.

누구를 따르리. 세세히 하늘을 향해 물어나 볼까

어째서 치우에게 병기를 만들게 하였는가를.

 

*기양(歧陽)-섬서성 서부에 있는 봉상(鳳翔). *백이(百二)-요새의 뜻. 진나라는 다른 제후의 병력의 100분의 2의 세력으로 적을 막을 수 있는 요새 같은 나라라는 뜻. *관하(關河)-함곡관과 황하. *융마(戎馬)-전란. *농수(隴水)-강 이름. *전골(戰骨)-전사자. *창창(蒼蒼)-하늘. *치우(蚩尤)-무기를 생각해낸 사람. *오병(五兵)-5종의 무기. *관(關)-빗장. *횡(橫)-옆으로 눕다. *융(戎)-오랑캐. *암(暗)-어둡다. *진(秦)-진나라. *기(歧)-갈림 길. *양(陽)-볕. 망(望)-바라다. *신(信)-소식. 편지. *농(隴)-둔덕. *문(聞)-듣다. *곡(哭)-울다. *성(聲)-소리. *영(縈)-얽히다. *골(骨)-뼈. *잔(殘)-남다. *조(照)-비치다. *수(誰)-누구. *세(細)-가늘다. *창(蒼)-푸르다. *문(問)-묻다. *쟁(爭)-다투다. *견(遣)-보내다. *치(蚩)-어리석다. *우(尤)-더욱. *작(作)-만들다. *병(兵)-병기.

 

감상

 

일반 제후가 가진 100분의 2의 세력으로 지킬 수 있다는 요새인 진나라 땅에는 이제는 풀도 잘 뻗지 않고, 10년 동안의 전란으로 진나라 서울은 어두워졌다. 서쪽 끝 기양을 바라보아도 아무런 소식도 없고, 동쪽으로 흐르는 농수에서는 사람들의 통곡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들판에 줄기 뻗친 덩굴 풀은 그래도 유정하여 전사자의 유골을 얽어 싸주는데, 석양은 어찌하여 사람이 없는 성안을 비추어주는가. 누구를 따르며 하늘을 향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물어보아야 할까. 어찌하여 저 정쟁광인 치우에게 무기를 만들게 한 것인가 하고 말이다.

이 시는 작자가 송나라 수도인 봉상(鳳翔)이 몽고군에게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임지인 남양(南陽)에서 듣고 비분강개하여 봉상에서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읊은 시이다. 이 시는 두보(杜甫)의 영향을 많이 받은 시이다.

 

작자

원호문(元好問)(1190-1257)

 

금, 원의 시인이다. 자는 유지(裕之), 호는 유산(遺山), 흔주수용(忻州水容)(산서성/山西省) 사람이다. 1219년에 진사가 되고, 좌사도사원외랑(左司都事員外郞), 한림지제고(翰林知制誥) 등을 역임했다. 1234년 금나라가 멸망하자 정복자 원(元)나라의 벼슬은 거부하고 출사하지 않았으며, 야사를 지으며 오로지 문인으로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보냈다.

그의 시는 도연명(陶淵明), 두보(杜甫), 소식(蘇軾), 황정견(黃庭堅)의 시풍을 계승하였고, 특히 두보의 시에 조예가 깊었다. 그의 작품은 두보의 시구를 요령 있게 이용하여 때로는 두보의 시를 능가하는 중후함을 보였다. 저서에는 <유산선생집(遺山先生集)> 40권, <원유산시집전주(元遺山詩集箋注)> 14권, <중주집(中州集)> 10권 등이 있다. 특히 <중주집>은 금나라 시대의 시인의 작품을 정선 수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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