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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行宮(행궁)

간천(澗泉) naganchun 2012. 11. 15. 05:12

 

行宮(행궁)

 

 

당/唐 원진/元稹

 

寥落古行宮(요락고행궁)

宮花寂寞紅(궁화적막홍)

白頭宮女在(백두궁녀재)

閑坐說玄宗(한좌설현종)

 

-행궁에서-

 

쓸쓸한 옛 행궁

행궁의 꽃 붉은 꽃잎 적막도하다

흰머리의 궁녀 있어

한가히 앉아 현종 시절 이야기한다.

 

*행궁(行宮)-별궁. *요락(寥落)-쓸쓸하다. *적막(寂寞)-고요하고 쓸쓸하다. *한좌(閑坐)-고요히 한가롭게 앉다. *현종(玄宗)-당나라 6대왕으로 양귀비와의 이야기가 있다. *료(寥)-고요하다. 쓸쓸하다. *궁(宮)-궁궐. *적(寂)-고요하다. 쓸쓸하다. *막(寞)-고요하다. 쓸쓸하다. *설(說)-설명하다.

 

감상

 

옛날에 흥청거리던 별궁엔 쓸쓸하게 붉은 꽃이 피어있다. 백발의 궁녀들이 남아 있어서 고요하고 한가롭게 앉아 옛날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는 당 현종의 양귀비하고 사랑을 만끽하던 호화롭고 영화에 넘치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 시에는 <요락(寥落)>, <적막(寂寞)>, <고(古)>, <백두(白頭)> 등 쓸쓸한 이미지의 시어를 써서 옛날에 흥청거리던 궁궐이 쓸쓸해졌음을 읊고, 한편 <행궁(行宮)>,<궁화(宮花)>, <홍(紅)>, 등의 시어를 써서 대조적으로 역시 궁궐의 호화롭고 화려했음을 연상하게 한다.

또한 2구에서의 <적막홍(寂寞紅)>은 3구에서의 <백두(白頭)>와 같은 궁녀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곧 옛날에는 젊은 궁녀였는데 지금은 쓸쓸한 붉은 꽃, 백두의 궁녀가 되었다함을 나타낸다.

 

작자

원진(元稹)(779-831)

 

당나라 중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미지(微之)이며, 하남성(河南省) 사람이다. 어려서 집안이 가난하여 각고의 노력으로 공부하였으며, 일찍이 관직에 나가 15세의 나이로 명경과(明經科)에 급제하여 수재로 이름이 알려졌고, 44세에 재상이 되었다. 831년 무창군절도사(武昌軍節度使)로 재임하던 중 병사하였다.

백거이(白居易)와 함께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주도하였다. 백거이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시가 일찍 알려져 원재자(元才子) 또는 원백(元白)으로 불렸으나, 문학적 재능이 백거이를 능가하지 못한데다가 정치상의 변절 때문에 원진의 명성은 그리 높지 못했다. 백거이와 문학관을 같이 하여 두보(杜甫)를 추존하면서 사실을 따라 제목을 달았으며 현실에 존재한 사실을 솔직하게 전달하여 이 시대의 정당성과 광명성을 남겨야 함을 주장하였다.

그는 일찍이 자신의 시를 고풍(古諷), 악풍(樂諷), 고체(古體), 신제악부(新題樂府), 율시(律詩), 염시(艶詩) 등 6가지로 나누고, 백거이가 신제악부에 치중한 반면 원진은 고제악부에 치중하였다. 지금까지 719수의 시가 전해지며 내용별로 보면 풍유시가 가장 많다. 그 중에서 60년이나 계속된 전쟁으로 고통을 받는 농가(農家)의 한을 쓴 <전가사(田家詞)>, 상인들의 불로소득을 풍자한 <고객악(苦客樂)>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장편 서사시 <연창궁사(連昌宮詞)>는 궁인들의 대화형식을 이용하여 당나라 현종(玄宗)의 사치하고 황음무도함을 폭로하면서 조정의 계획으로 노력해야지 병력을 동원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주장을 제기하였는데, 우의(寓意)가 뚜렷하고 구성이 잘 이루어져 있으며 묘사가 세밀하고도 치밀하며 풍격이 새로워 백거이의 <장한가(長恨歌)>와 우열을 다툰다고 할 수 있다. 그 밖의 저서에 <원씨장경집(元氏長慶集)> 60권이 있고, 소설집으로 <앵앵전(鶯鶯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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