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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단상

‘바퀴달린 집’과 ‘노매드랜드’ 그리고 ‘길 위의 생활’

간천(澗泉) naganchun 2021. 5. 4. 08:01

‘바퀴달린 집’과 ‘노매드랜드’ 그리고 ‘길 위의 생활’

노매드랜드의 세상을 사는 우리  

낭만이라는 이름의 캠핑, 혹은 노숙

인터넷세상을 노마드족들이 판치는 세상이라고도 한다.

굳이 회사에서 짜여진 조직생활을 하지 않아도 각자 집에서 카페에서 그 어디서든 편안하게 일하는 노마드'유랑' 이 대세라는 이야기가 나온지도 오래다. 

그러나 과연 노매드 노마드는 그렇게 낭만적이기만 할까.

비즈니스에서도 삶에서도 어쩌면 점점 우리는 노마드족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도시의 외진 공터나 산책로가 있는 양재천 변에서는 가끔 캠핑카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인근에 사는 사람이 소유한 캠핑카로 잠시 주차를 해 둔 것 같다. 거기서 캠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잠깐 떠나기 전에 세워둔 것 같다. 물론 세워두는 자리 비용을 내고 있겠지만 말이다.

 

캠핑카는 로망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을 꿈꾼다. 세련되고 멋진 광경이다. 부럽다.

 

요즘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지내는 힐링 프로그램이 많다.

바퀴달린 집, 캠핑카를 타고 방방곡곡을 누빈다. 

 

오래 전(2003년 개봉) 영화지만, 잭 니콜슨이 보험회사를 은퇴한 후 혼란스러워하다가 방랑의 길을 나서는 ‘어바웃 슈미트’도 있다. 그도 캠핑카를 혼자 운전하고 여기 저기 다니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모두 캠핑카를 타고 여행을 하지는 못한다. 그것을 흉내내서 야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불편을 감내하면서 즐기는 부류도 많을 것이다.

 

몇 해 전에 본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도 생각난다. 작은 트럭에 캠핑용으로 개조한 컨테이너를 올려서 전국을 여행하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 컨테이너에는 창문도 있고 보일러도 있고 온돌방이고 가재도구도 있다.

 

최근에 ‘노매드랜드(Nomadeland)’ 라는 영화를 보았다. 주연인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이번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개성파 연기자다. 

 

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홀로 남겨진 ‘펀’.(프란시스 맥도맨드) 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으로 떠난다. 그 곳에서 ‘펀’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고, 광활한 자연과 길 위에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그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살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영화 소개 자료 참고)

 

정착해서 살아가는 집이란 무엇인가,

진정 어떤 일상을 살고 싶은가,

잠깐 떠나는 여행은 무엇이고 지속적으로 돌아다니는 방랑은 무엇인가.

 

삶의 다양한 모습과 '삶을 살아내기'의 차선책과 대안을 모색하는 삶들이 있다.  영화는 쓸쓸하기도 하다. 

그 어떤 것이든 내가 즐겁게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담담해보이고 담대해보인다. 그런 자연과 함께하는 초연한 삶이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조금  주저하고 아직도 나의 것으로 나의 현실의 삶으로 수용하지 못한 경우의 모습에서는 쓸쓸함과 애잔함과 아쉬움이 느껴진다. 

 

코로나19다 뭐다해서 갑갑하고 따분하다고 아우성치는 요즘.

이런 영화, 방송 프로그램 등을 봐 보자.

여기와 다른 그곳들을 간접 체험해보자.

 

캠핑카는 로망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을 꿈꾼다. 세련되고 멋진 광경이다. 부럽다.

그러나 캠핑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보면 야전생활이고 노숙이기도 하다. 그닥 그리 부러워할 일만도 아니다. 

일단 불편하다. 화장실이나 침구나 주방도구나 쉼 공간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캠핑카는 그럭저럭 좋겠지만.

불편할 것이다. 365일 텐트에서 자는 것도 질릴 것이고,,, 차 안에서 자는 것도 힘들지 않겠는가. 

잠깐이니까 좋은 것. 

 

어쩌면 나의 지금의 정착생활은 나쁘지도 않고, 오히려 더 더욱 소중하다고 간절하게 깨닫는 시간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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