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버지의 유언 이야기
유태 나라에서 노예를 주인의 소유물처럼 여겼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한 고을에 살던 현명한 상인이 아들을 큰 도시의 학교에 입학시켰다.
아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에 그 아버지는 중병에 걸려서 죽게 되어 유서를 썼다.
그는 전 재산을 한 사람의 노예에게 준다. 그런데 반드시 그 가운데에서 아들이 바라는 것 하나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마침내 상인인 아버지는 죽었다.
유산을 물려준다는 유서를 받은 노예는 자신의 좋은 운을 기뻐하여 도시로 가서 아들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리고 유서를 보여주었다.
유서를 읽은 아들은 매우 놀라고 슬퍼했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 훌륭한 선생님에게
<어째서 아버지는 나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았던 것일까요?> 하고 상담을 하였다.
그 선생님은 <당치도 않은 일이다. 당신의 아버지는 대단히 현명하고 당신을 참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이 유서를 보면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하고 말하였다.
아들은 <노예에게 전 재산을 주고 아들에게는 아무 것도 주지 않다니.> 화가 나서 말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말하기를
<당신도 아버지처럼 현명하게 자신의 머리를 써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선생님은 그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아버지는 먼저 자신이 죽을 때에 아들이 없으니 노예가 재산을 빼어내어 도망치거나 재산을 빼어 써버리거나 자신이 죽었다는 소식마저 아들에게 알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전 재산을 노예에게 준다고 한 것이다. 재산을 전부 준다고 하면 노예는 기뻐하여 서둘러 아들에게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은 말을 이어서
<당신은 노예의 재산은 모두 주인에게 속한다는 것을 모르는가. 당신의 아버지는 재산 중에서 하나만은 당신에게 준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당신은 노예를 택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아버지의 애정 어린 현명한 생각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
그제야 아들은 이해하고 선생님이 말한 대로 하여 재산을 모두 차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