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의 아침은 부산하게 시작된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그들의 "미션 임파서블" 작전, 바로 *양치질 시간*! 그러나 이 평범한 일상도 요양보호사들의 눈에는 한 편의 액션 블록버스터로 보인다. 이름하야, **“미션 임파서블: 양치질 작전”**이다.
평소 사용하던 김 할머니의 칫솔이 사라졌다. 요양보호사 A는 낯선 그림자를 떠올린다. “아, 설마 또…?” 방마다 호주머니를 잔뜩 부풀린 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노마드 양치 도적단’*이 떠오른다. 이들은 방마다 들러 칫솔을 슬쩍 호주머니에 넣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로 인해 보호사는 늘 예비 칫솔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김 할머니의 칫솔엔 분명 매직으로 큼지막하게 이름을 써 붙여두었다.
“좋아, 이번엔 칫솔이 눈에 띄지 않게 숨겨야 해.”
보호사는 침대 옆, 서랍 속, 심지어 휠체어 뒤쪽까지 고민하며 숨길 장소를 찾아다닌다. 이 와중에도 “도적단”의 리더격인 박 할머니는 여전히 방에서 방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목표물을 탐색 중이다. 그녀의 눈은 빛처럼 빠르다.
작전은 시작됐다. 먼저, 협조적인 어르신들을 찾아야 한다. 양치를 도와드려야 할 대상은 총 다섯 분. 이 중 세 분은 난이도가 보통이지만, 두 분은 “초고난도”에 속한다.
- **협조형**: 최 할머니는 양치컵을 준비해드리면 입을 벌리며 “아~”를 외친다. 마치 본인의 치아를 닦아달라는 VIP 의뢰인처럼 차분하게 대기한다. 세심한 칫솔질 후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인다. 이건 쉬운 파트다.
- **고난도형**: 김 할머니는 입을 다물고 절대 열지 않는다. 보호사는 칫솔을 들고 “미션 클리어”를 위해 온갖 회유와 설득을 한다. “김 할머니, 입 벌리시면 치킨 사드릴게요!” 이쯤 되면 양치질은 외교적 협상으로 변모한다.
- **예상 밖 상황**: 박 할머니는 물을 뱉는 대신 그대로 삼켜버린다. “그래서 물은 꼭 정수된 걸로 준비해요.” 보호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잔을 채운다. 그런데 이번엔 물을 분수처럼 뿜는다. 칫솔질보다 타올 준비가 더 급하다.
또한 틀니 착용자에 대해서는 “틀니 세척”이라는 고유의 퀘스트가 있다. “이거 깨끗이 닦아줘야 해! 제대로 안 하면 큰일 날 줄 알아!” 그녀의 엄격한 지시에 보호사는 완벽히 닦아낸 틀니를 제출한다. 이때의 느낌은 마치 007 스파이 게임럼 긴장된다.
방마다 들러 칫솔을 슬쩍하는 박 할머니는 여전히 자신의 임무를 완수 중이다. 이제 칫솔을 들고 방마다 이동하며 노마드처럼 여기저기서 양치질을 시도한다. “박 할머니, 그 칫솔 우리 것이죠?” 그러나 그녀는 눈치 빠르게 칫솔을 호주머니에 숨기고 태연히 미소 짓는다. 그 결과 요양보호사는 매번 새로운 칫솔을 꺼내 이름을 적어둬야 한다.
보호사는 한 손엔 양치컵을, 다른 손엔 칫솔을 들고 전쟁 같은 시간을 치른다. 물을 삼키는 분, 뿜어내는 분, 가만히 기다리는 분, 대충 쓱 닦고 끝내려는 분… 양치질 한 번에 펼쳐지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결국 모두의 양치질을 마친 뒤 보호사는 헬멧을 벗은 톰 크루즈처럼 땀을 닦으며 속으로 외친다.
“오늘도 미션 클리어!”
양치질 작전은 끝났지만, 보호사들의 업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방마다 사라진 칫솔을 찾고, 새로 추가된 요구사항을 해결하며 하루를 보낸다. 내일 아침도 또 다른 “미션 임파서블”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다. 이 일상 속의 액션 영화 같은 하루가 어르신들에게 작은 건강과 미소를 선사한다는 것을. 보호사는 웃으며 새 칫솔을 준비한다.
'돌봄의 시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봄의 시대 26 저 앞치마가 좋아 : 취향의 이야기 (0) | 2025.05.04 |
---|---|
돌봄의 시대 25 면회 갈 채비 (0) | 2025.05.03 |
돌봄의 시대 23 어르신들의 방어기제 (0) | 2025.04.26 |
돌봄의 시대 22 불쑥 튀어나온 털 : 어르신 돌봄의 난감한 순간 (0) | 2025.04.20 |
돌봄의 시대 21 간식 배틀: 먹음의 욕망과 허기진 마음 (0) | 2025.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