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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44> 예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간천(澗泉) naganchun 2021. 3. 25. 13:52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거야!

 

몸이 아픈가? 프로도?

간달프가 프로도와 나란히 말을 달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네, 그런 것 같아요. 어깨가 아파요. 상처가 욱신거리고 어둠의 기억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요. 그 일이 있었던 것이 꼭 1년 전 오늘이었죠.

안타깝게도 완치될 수 없는 상처가 있는 법이지.

제 경우도 그런 것 같군요.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건 불가능해요. 비록 지금 샤이어에 간다 해도 전과 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전과 다를 테니까요. 전 칼에 맞고 침에 쏘이고 이빨에 물어뜯긴 데다 오랫동안 무거운 짐을 지고 다녔죠. 어디 가면 안식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 말에 간달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6권P. 161>

 

 

끊임없는 유혹을 이겨내고 절대반지를 끊어 오르는 용암 속으로 집어 던진 프로도 (그의 일행과 소설 속 중간계 세상)은 평화를 되찾는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마지막을 보면 씁쓸한 생각이 든다. 과연 수많은 역경을 뚫고 살아남아 임무를 완수하고 그야말로 죽을 고생 다하다가 죽다 살아난 그들이 그야말로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코로나시대를 살고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 이미 일 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사람들은 왕왕 ‘우리는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라고들 말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살던, 만남을 가지고 노래방도 가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옆 사람과 가깝게 이야기를 나누던 그런 일상을 그리워한다. 그때가 유토피아였던 것처럼 들린다.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지상과제이고 목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세상 만사는 슬며시 슬며시 바뀌고 있다. 일단 일자리만 봐도 그렇다. 기업들은 인터넷 등 네크워크가 연결된 상태에서 재택근무를 한다거나 꼭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회사에 적은 두고 있지만 자기가 원하는 곳 어디서든 일을 해서 성과를 내면 된다. 그런 직원들의 성과를 공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된다.

 

미국의 유명한 실리콘밸리도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곳 IT 업계에 종사를 하는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서 보다 먼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싼 곳으로 가서 삶의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일은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어떤 회사들은 섬으로 옮기는 회사도 있다. 그곳으로 회사 직원들이 이사를 가기도 한다. 굳이 회사에 일정시간동안 출퇴근을 해서 모여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직접 대면을 하지 않고서도 업무처리가 가능한 것이다.

 

한편, 의사나 간호사들, 사람들이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물자를 운송하는 택배 물류 업체 사람들, 노인이나 어린이를 돌보는 사람들도 격무에 시달린다. 에센셜 워커, 즉 필수노동자들이 자유로운 업무 형태의 다른 측면에서 일을 해 나가고 있다. 그들의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사회적인 반감도 높아진다.

 

눈부시게 변하는 것이 있고 서서히 변하는 것이 있고 여전히 예전같은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도 있다.

우리가 예전 1년 반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면 삶의 질이 달라지고 모두 행복해질까?

코로나시대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거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보라고 힌트를 주는 것 같다. 우

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이전의 일상이 아니라 코로나시대 이후의 보다 더 나은 뭔가 다른 새로운 차원의 마음가짐과 가치라는 것을.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절대 이전으로 돌아가면 다 된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과,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코로나시대 이후의 생활은 안전하고 편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 생활을 뒷받침하는 경제활동에서도 소외되거나 낙오되거나 불균형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런 지금까지와 다른 그러나 지금까지의 것을 힌트삼아 새로운 가치, 새로운 길을 닦아나가야 할 것이다.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좀 더 새롭고 좋은 일상으로 나아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