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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각 기관의 싸움

간천(澗泉) naganchun 2020. 12. 19. 17:45

몸 각 기관의 싸움

 

 

옛날 큰 싸움이 일어났다. 입과 귀와 코와 심장과 손과 발 등이 누가 가장 뛰어난지 말다툼이 벌어졌다.

<내가 제1이다. 너희들보다 먼저 나는 무엇이든지 보인다.> 하고 눈이 말하였다. <아니야, 내가 제1이다. 먼저 들을 수 있으니까>하고 귀가 말하였다. <그런데 그것은 틀렸다. 내가 제1이다. 아무튼 나는 먼저 무엇이든지 냄새를 맡을 수 있으니까>하고 코가 말하였다.

<아니야 그것은 틀렸다. 내가 제1이야. 나는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하고 입이 말하였다.

 

그런데 손은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두 틀렸다. 내가 제1이다. 만일 내가 먼저 무엇이든지 잡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발도 지지 않았다. <아니야 모두 틀렸어. 내가 제1이다. 왜냐하면 나는 어디든지 갈 수가 있으니까.>

 

이렇게 말싸움을 하는 가운데 심장만은 잠자코 가슴 속에 가만히 있었다. 도두가 하는 말을 듣고 도대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고만 있었다. 여섯(, , , , , )은 하루 종일 싸웠다. 누구도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9일 낮과 밤 동안 싸움은 계속되었다. 그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누가 먼저 항복할 것인지 하고 생각만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두가 완강해서 항복하는 자는 없었다.

 

마침내 심장이 말하였다. <눈이여, 코여, 귀여, 입이여, 손이여, 발이여, 너희들에 대하여 참말을 하자. 단지 발만은 별도로 해두기로 하자. 너희들이 하는 말은 참으로 바보 같다. 1 뛰어난 것은 이 나 자신이다. 그 다음이 발이다. 내가 제1이란 말은 내가 있어서 처음으로 너희들이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심장이 뛰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내가 움직이면 발이 그에 따른다. 그리고 손, 눈이다. 눈이여 너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 그 이상의 구실은 하지 못한다. 귀여 너는 듣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

코여 너도 마찬가지로 냄새를 맡을 뿐이다. 입이여 너는 먹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

 

내가 일을 해야 처음으로 발이 움직이고 손은 무엇인기를 잡고 그래서 입은 먹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엇이라고 해도 내가 제1이다. 내가 활동하지 않으면 누구도 일을 하지 못하니까. 그러나 결국 모두가 협력해주지 않으면 나도 활동하지 못하게 된다.

<민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