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의 명언
1. 풍(風)
1,
維鵲有巢에 維鳩居之로다.(詩經 召南 鵲巢)
유작유소에 유구거지로다.(시경 소남 작소)
까치가 집 지으면, 비둘기가 가서 사네.
비둘기는 까치의 둥지를 빌어서 산다. 시집을 가는 사람은 마치 비둘기가 까치의 둥지에서 살듯이 원래는 남의 집인 남편의 집에 들어가서 새 가정을 꾸민다고 비유한 노래이다.
ㅇ작(鵲)-까치.ㅇ소(巢)-둥지. ㅇ작소(鵲巢)-집을 빌려주다. ㅇ구(鳩)-비둘기. ㅇ거(居)-살다. ㅇ구거(鳩居)-집을 빌려서 살다.
2,
我心匪鑒이니 不可以茹로다.(詩經 邶風 柏舟).
아심비감이니 불가이여로다.(시경 패풍 백주)
내 마음 거울이 아니니, 남의 생각 비칠 길 없네.
자기 자신의 마음은 거울이 아니다. 그러므로 남의 마음을 비추어 잴 수는 없다.
ㅇ비(匪)-아니다. ㅇ감(鑒)-거울. ㅇ여(茹)-헤아리다.
3,
凱風自南으로 吹彼棘心이로다.(詩經 邶風 凱風)
개풍자남으로 취피극심이로다.(시경 패풍 개풍)
남쪽에서 불어오는 선들 바람은 대추나무 새싹을 어루만지네.
만물을 자라게 하는 남풍이 불어서 가시 돋친 대추나무의 새싹마저 어루만져 자라게 한다. 어머니의 자애로움은 버릇 궂은 아들마저 잘 자라게 한다고 비유한 노래이다.
ㅇ개풍(凱風)-남쪽 바람, 선들바람. ㅇ극(棘)-대추나무, 가시. ㅇ취(吹)-불다. ㅇ심(心)-마음, 새싹.
4.
誰謂荼苦이리 其甘如薺라.(詩經 邶風 谷風)
수위도고이리 기감여제라.(시경 패풍 곡풍)
그 누가 씀바귀를 쓰다 하던가. 내게 대면 냉이처럼 달고도 달리.
씀바귀는 쓰고 냉이는 달다. 세상 사람들은 씀바귀는 매우 쓴 것이라고 말하나, 나에게는 씀바귀도 냉이처럼 달다고 말할 수 있다.참으로 세상살이는 더 쓰고 쓴 것이다.
ㅇ수(誰)-누구. ㅇ위(謂)-이르다. 말하다. ㅇ도(荼)-씀바귀. ㅇ고(苦)-쓰다.ㅇ감(甘)-달다. ㅇ제(薺)-냉이.
5.
采葑采菲에 無以下體라.(詩經 邶風 谷風)
채풍채비에 무이하체라.(시경 패풍 곡풍)
푸른 무나 나물을 캘 때 그 밑동만 보아서는 안 되느니.
풍(葑)은 푸른 무이고, 비(菲)는 나물이다. 푸른 무이거나 나물이거나 모두 좋은 부분만을 취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잎은 잎대로 뿌리는 뿌리대로 좋은 점은 있는 법이다. 이처럼 인간에게도 장점과 단점이 있는 법이니 사람을 볼 때도 그의 두드러진 장점만을 취하려 하지 말고 필요에 따라 골라 써야 한다. 단점도 장점으로 돌려 쓰일 수 있다.단점이라고 비평만 해서는 안 된다.
ㅇ채(采)-캐다. ㅇ풍(葑)-푸른 무(蘴과 같음). ㅇ비(菲)-나물.
6.
涇以渭濁이나 湜湜其沚리오.(詩經 邶風 谷風)
경이위탁이나 식식기지리오.(시경 패풍 곡풍)
위(渭)에 대니 경(涇)의 물이 흐리다는 것, 거기에도 속 맑은 물가야 있네.
위(渭)는 황하의 지류이고, 경(涇)은 위(渭)의 지류이다. 경(涇)의 물은 흐리고 위(渭)의 물은 맑으나, 경(涇)이 위(渭)와 만나지 않았을 때는 흐리다고는 해도 심하게 드러나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물이 합치고 난 다음에는 아주 뚜렷이 구별이 된다. 서로 비슷한 것은 견주어 보지 않으면 구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제각기 특장이 있으므로 다른 것과 비교할 때는 그 특장을 생각해야 한다.
ㅇ식식(湜湜)-맑은 모양. ㅇ경(涇)-강 이름. ㅇ위(渭)-강 이름. ㅇ탁(濁)-흐리다. ㅇ식(湜)-물맑다. ㅇ지(沚)-물가.
7,
就其深矣면 方之舟之요 就其淺矣면 泳之游之니라.(詩經 邶風 谷風)
취기심의면 방지주지요 취기천의면 영지유지니라.(시경 패풍 곡풍)
깊은 물 건널 때는 떼로 하고, 배로 하고, 얕은 곳 이르러선 무자맥질 헤엄치기.
냇물이 깊으면 떼배로 건너거나 배로 건너고, 냇물이 얕으면 자맥질이나 헤엄을 쳐서 건넌다. 세상살이도 시세의 흐름에 따라 처세하는 것이 좋다.
ㅇ취(就)-좇다. ㅇ심(深)-깊다.ㅇ방(方)-배. ㅇ주(舟)-배. ㅇ천(淺)-얕다. ㅇ영(泳)-헤엄치다. ㅇ유(游)-헤엄치다.
8,
深則厲하고 淺則揭라.(詩經 邶風 匏有苦葉)
심즉려하고 천즉게라.(시경 패풍 포유고엽)
깊으면 옷 입은 대로 건너고, 얕으면 걷어 건너리.
개울이 깊으면 어차피 옷이 젖을 터이니 입은 채로 건너고 얕으면 걷어 올려 젖지 않게 건넌다. 세태를 잘 살피고 통찰력을 가져서 판단한 후에 행동하는 것이 좋다.
ㅇ심(深)-깊다. ㅇ려(厲)-옷 입고 물 건너다. ㅇ천(淺)-얕다. ㅇ게(揭)-걷다.
9.
相鼠有皮어늘 人而無儀로다. 人而無儀면 不死何爲아.(詩經 鄘風 相鼠)
상서유피어늘 인이무의로다. 인이무의면 불사하위아.(시경 용풍 상서)
보라 쥐에도 가죽 있는데, 사람이 되고서 위엄이 없으면
사람이 되고서 위엄이 없으면 차라리 어서어서 죽기나 하지.
어떤 쥐를 보아도 모두 가죽이 있지 않은가. 사람에게는 사람으로서의 예의와 체모가 있지 않은가. 사람으로서 예의를 지키지 못할 정도라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사람으로서 무례함을 풍자한 노래이다.
ㅇ상(相)-보다. ㅇ서(鼠)-쥐. ㅇ피(皮)-가죽. ㅇ의(儀)-법도. ㅇ사(死)-죽다.
10.,
陟彼阿丘하여 言采其蝱이로다.(詩經 鄘風 載馳)
척피아구하여 언채기맹이로다.(시경 용풍 재치)
답답해 언덕에 올라 패모를 뜯어보네.
마음이 답답하니 언덕에 올라 답답한 마음을 풀어 준다는 약초인 패모를 뜯으며 시름을 잊고 싶다.
ㅇ척(陟)-오르다. ㅇ아(阿)-언덕. ㅇ구(丘)-언덕. ㅇ채(采)-캐다.
ㅇ맹(蝱)-패모. 답답함을 풀어 준다는 약초.
11.,
如切如磋하며 如琢如磨로다.(詩經 衛風 淇奧)
여절여차하며 여탁여마로다.(시경 위풍 기오)
뼈와 상아 다듬은 듯, 구슬과 돌 갈고 간 듯.
절(切)은 뼈를 가공하는 것을 말하며, 차(磋)는 상아를 가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탁(琢)은 구슬을 가공하는 것을 말하며, 마(磨)는 돌을 닦아내는 것을 말한다. 옥이나 돌을 깎고 닦아 내듯이 공부에 공부를 거듭하고 수양에 수양을 거듭하여야 한다. 절차탁마(切磋琢磨)란 말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ㅇ절(切)-끊다. 새김질하다. ㅇ차(磋)-갈다. ㅇ탁(琢)-쪼다.
12.
悠悠蒼天이여 此何人哉오.(詩經 王風 黍稷)
유유창천이여 차하인재오.(시경 왕풍 서직)
끝없이 푸른 저 하늘이여, 이는 어느 누구의 탓인가.
아득히 멀고 높고 푸른 저 하늘이여 이처럼 세상을 어지럽힌 사람은 누구인가요. 난세를 슬퍼하여 하늘에 호소하는 말이다. 주(周) 나라의 옛 서울 호(鎬)를 지나다가 기장 밭이 되어버린 대궐 터를 보고 슬퍼하여 지은 노래이다.
ㅇ유(悠)-아득하다. 멀다. ㅇ창(蒼)-푸르다. ㅇ차하인재(此何人哉)-이렇게 망하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
13,
一日不見이 如三秋兮로다.(詩經 王風 采葛)
일일불견이 여삼추혜로다.(시경 왕풍 채갈)
하루를 못 만나도 삼년 가을 지난 듯.
하루를 만나지 못하면 삼년이 지난 듯하다. 사랑하는 남녀의 애정을 호소하는 말이기도 하고, 신하가 임금을 사모하는 말이기도 하며, 그리운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을 잘 나타낸 노래이다.
ㅇ견(見)-보다. ㅇ추(秋)-가을. ㅇ여(如)-같다.
14,
穀則異室이나 死則同穴하리라.(詩經 王風 大車)
곡즉이실이나 사즉동혈하리라.(시경 왕풍 대거)
살아서는 따로따로 헤어져 살아도, 죽어서는 한 굴에 묻히기 소원일세.
살아 있는 동안에는 방을 따로 하여 살았어도, 죽으면 같은 무덤에 묻히기 소원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인연을 맺지 못하고 세상 관행에 매여서 헤어져야 하는 연인 사이의 죽어서라도 같이 있고 싶다는 심정을 읊은 노래이다.
ㅇ곡(穀)-살다. ㅇ이(異)-다르다. ㅇ혈(穴)-구멍. ㅇ동혈(同穴)-같이 묻히다.
15,
行邁靡靡하고 中心搖搖로다.(詩經 王風 黍離)
행매미미하고 중심요요로다.(시경 왕풍 서리)
가도 가도 발걸음 마냥 무겁고, 슬픔은 물결처럼 출렁이도다.
난리에 폐허가 되어버린 도읍터에서 떠나기 서러워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마음은 서러움에 산란하여 헤매도다.
ㅇ행(行)-가다. ㅇ매(邁)-지나가다. ㅇ미(靡)-느리다. ㅇ요(搖)-흔들리다.
16,
有免爰爰에 雉離于羅로다.(詩經 王風 免爰)
유토원원에 치리우라로다.(시경 왕풍 토원)
토끼는 깡충깡충 느즈러진데, 꿩은 그물에 걸려 두 날개 파닥이네.
약삭빠른 토끼는 기분이 좋아 느긋한데, 아름답고 순한 꿩은 새그물에 걸려 날개를 파닥거린다. 악한 자들의 모함에 걸려 착한 자는 고난을 당한다.
ㅇ토(兎)-토끼. ㅇ원(爰)-느즈러지다. ㅇ치(雉)-꿩. ㅇ리(離)-걸리다. ㅇ라(羅)-새그물.
17,
宜言飮酒하여 與子偕老하리라.(詩經 鄭風 女曰鷄鳴)
의언음주하여 여자해로하리라.(시경 정풍 여왈계명)
좋은 안주 차려 놓고 술을 마시며, 당신과 나 늙도록 변치 말아요.
술을 마시며 말하기를 당신과 함께 백발이 되도록 변함없이 살자는 애정의 맹세이다. 백년해로 (百年偕老)란 말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ㅇ의(宜)-맛을 내어 요리하다. ㅇ언(言)-말하다. ㅇ음(飮)-마시다. ㅇ자(子)-당신 ,임자. 남편. ㅇ해(偕)-함께. ㅇ로(老)-늙다.
18,
琴瑟在御니 莫不靜好로다.(詩經 鄭風 女曰鷄鳴)
금슬재어니 막불정호로다.(시경 정풍 여왈계명)
옆에 있는 금과 슬 마주 뜯으면, 고요하고 좋은 소리 잘도 어울리누나.
내 옆에 있는 금과 슬을 마주 뜯으면 고요하고 좋은 소리를 내어 잘도 어울린다. 아내가 남편에게 우리들의 사랑도 금과 슬이 잘 어울리듯 아름답다고 기뻐하는 노래이다. 부부의 사이가 좋은 것을 금슬(琴瑟)이 좋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ㅇ금(琴)-칠현인 거문고. ㅇ슬(瑟)-이십오 현인 비파. ㅇ어(御)-거느리다. 사용될 위치.
ㅇ정(靜)-고요하다. ㅇ호(好)-좋다.
19,
靑靑子衿이여 悠悠我心이로다. 縱我不往이라도 子寧不嗣音인고.(詩經 鄭風 子矜)
청청자금이여 유유아심이로다. 종아불왕이라도 자녕불사음인고.(시경 정풍 자긍)
푸른 동정 멋진 옷 걸치신 임이, 그리워 생각은 아니 끊이네.
내 비록 찾아가진 못한다 해도, 소식 한 번 없으심 너무 하네요
소녀가 푸른 동정의 옷을 입은 서생을 아득히 그리워하는데, 편지마저 끊어져 안타까움을 노래하고 있다. 당시에는 장래가 촉망되는 서생은 동정이 푸른 옷을 입었고 푸른 동정은 출세와 영예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ㅇ금(衿)-옷깃. ㅇ종(縱)-가정하는 말. ㅇ녕(寧)-어찌. ㅇ사(嗣)-잇다. ㅇ음(音)-편지,소식. ㅇ사음(嗣音)-편지가 끊이지 않음.
20,
碩鼠碩鼠여 無食我黍어다.(詩經 魏風 碩鼠)
석서석서여 무식아서어다.(시경 위풍 석서)
쥐야 쥐야 큰 쥐야, 우리 기장 먹지 말라.
큰 쥐야 우리 기장을 먹어버리지 말아 다오. 가난한 백성이 힘들이 농사지어 갈무리한 곡식을 조세라는 명목으로 억지로 거두어 가는 군주를 원망한 노래이다.
ㅇ석(碩)-크다. ㅇ무(無)-말다. ㅇ식(食)-먹다. ㅇ서(黍)-기장(곡식).
21.
綢繆束薪이니 三星在天이라.(詩經 唐風 綢繆)
주무속신이니 삼성재천이라.(시경 당풍 주무)
나뭇단 묶자 하니 삼성이 동에 뵈네.
주무(綢繆)는 부지런히 주도면밀하게 미리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이 산 저 산의 나무를 베어다 장작을 열심히 깨고 단을 묶으려 하는데, 삼성이 동쪽에 보이는구나. 삼성이 보이면 결혼하는 계절이 된 것이다.결혼이란 제각기 다른 집에서 낳고 자란 남녀가 장작을 묶듯이 한 묶음이 되는 데 비유한 노래이다.
ㅇ주(綢)-얽다. 동여매다. 무(繆)-얽다. 동여매다. ㅇ속(束)-묶다. ㅇ신(薪)-장작.
ㅇ성(星)-별. ㅇ재(在)-있다.
22,
于嗟鳩兮여 無食桑甚하라. 于嗟女兮여 無與士耽하라.(詩經 衛風 氓)
우차구혜여 무식상심하라. 우차여혜여 무여사탐하라.(시경 위풍 맹)
아 - 비둘기여 오디는 따 먹지 말라. 아 - 여자들이여 남자에게 빠지지 말라.
비둘기는 오디를 좋아하여 먹는다. 그러나 너무 많이 먹으면 해롭다. 여자는 남자에게 홀리기 쉬우니 너무 남자에게는 빠지지 말아야 한다.
ㅇ우차(于嗟)-감탄사, 아. ㅇ구(鳩)-비둘기. ㅇ식(食)-먹다. ㅇ상(桑)-뽕나무. ㅇ심(甚)-심하다. ㅇ여(與)-좇다. ㅇ탐(耽)-빠지다. ㅇ사(士)-선비.
23,
豈無膏沐이나 誰適爲容이리오.(詩經 衛風 伯今)
개무고목이나 수적위용이리오.(시경 위풍 백금)
화장품 목욕물 어찌 없으랴만 누구를 위하여 단장을 하리.
용모를 곱게 단장하려 마음만 먹으면 어찌 화장품이나 목욕물이 없으랴만, 낭군도 없는 이 신세는 누구를 위하여 단장을 하겠는가.
ㅇ고(膏)-화장품. ㅇ목(沐)-목욕물 ㅇ수(誰)-누구. ㅇ적(適)-자기 주인. 낭군. ㅇ용(容)-얼굴.
24,
角枕粲兮며 錦衾爛兮로다.予美亡此하니 誰與獨旦인고.(詩經 唐風 葛生)
각침찬혜며 금금난혜로다.여미망차하니 수여독단인고.(시경 당풍 갈생)
베개는 뿔 베개라 아름답고, 이불은 비단 이불 눈이 부셔도,
그리운 님 여기에 아니 계시니, 누구와 잠을 잘까 홀로 새는 밤.
각침은 뿔로 장식한 아름다운 베개이고, 금금은 비단 이불을 말한다. 신혼 때 차려온 아름다운 침구들은 이전 그대로인데, 사랑하던 그 낭군은 죽어서 지금은 없어, 이 밤을 혼자서 어찌 외로이 새랴 하고 탄식하는 청상과부의 애처로운 노래이다.
ㅇ각(角)-뿔. ㅇ침(枕)-베개. ㅇ찬(粲)-찬란하다. ㅇ금(錦)-비단. ㅇ금(衾)-이불. ㅇ란(爛)-찬란하다. ㅇ여(予)-나. ㅇ미(美)-아름답다. ㅇ여미(予美)-사랑하는 남편. ㅇ망(亡)-없다. ㅇ수(誰)-누구. ㅇ여(與)-함께. ㅇ독(獨)-홀로. ㅇ단(旦)-아침. 새벽.
25,
夏之日과 冬之夜여 百歲之後에라도 歸于其室하리라.(詩經 唐風 葛生)
하지일과 동지야여 백세지후에라도 귀우기실하리라.(시경 당풍 갈생)
여름은 낮이 길고 ,겨울은 밤이 긴데, 언젠가 숨진 후에 임을 옆에 모시리.
기나긴 겨울밤은 겨울밤대로, 기나긴 여름 낮은 여름 낮대로 언제나 혼자서 외로이 망부를 생각하는 마음뿐인 미망인이 언젠가 백세후 곧 죽은 다음에 그 무덤에 같이 묻힐까 하고 애태우는 마음을 읊은 노래이다.
ㅇ백세지후(百歲之後)-죽은 다음. ㅇ거(居)-무덤.
26,
其新孔嘉하니 其舊如之何리오.(詩經 豳風 東山)
기신공가하니 기구여지하리오.(시경 빈풍 동산)
신혼 때 그토록 즐거웠으니 오래된 지금이야 얼마나 하리.
신혼 때 그토록 즐거웠던 부부가 전쟁으로 남편은 출정하고 아내는 독수공방하여 일각이 여삼추로 서로 만나기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전쟁이 끝나 다시 만나게 될 때, 그 기쁨이야 신혼 때보다도 더 하지 않겠는가.
ㅇ신(新)-새롭다. 신혼. ㅇ공(孔)-매우. 심하다. ㅇ가(嘉)-아름답다. ㅇ구(舊)-오래다.
ㅇ여지하(如之何)-얼마나 하겠는가. 매우 좋을 것이 아니겠는가.
27.
豈其食漁에 必河之鯉며 豈其取妻에 必宋之子리오.(詩經 陳風 衡門)
개기식어에 필하지리며 개기취처에 필송지자리오.(시경 진풍 형문)
고기를 먹는다 하자 황하의 잉어만 고기이랴.
아내를 얻는다 하자 송나라 공주만이 아내이랴.
어찌 고기를 먹을 것이면 반드시 황하의 잉어를 먹어야 하나 고기는 어떤 고기나 다 같은 것인데, 아내를 얻을 것이면 반드시 송나라 사람만을 얻을 것이냐 송나라 공주만을 얻을 것이냐.
ㅇ개(豈)-어찌. ㅇ식(食)-먹다. ㅇ어(漁)-고기. ㅇ하(河)-물. 강 황하. ㅇ리(鯉)-잉어. ㅇ취(取)-취하다. ㅇ처(妻)-아내.
28,
月出皎兮하니 佼人僚兮로다. 舒竊糾兮하니 勞心悄兮로다.(詩經 陳風 月出)
월출교혜하니 교인료혜로다. 서절규혜하니 로심초혜로다.(시경 진풍 월출)
달이 떴네. 맑은 그 빛, 어여쁘신 우리 님의 곱고도 아름다운 그 몸매여,
내 가슴이 아파오네
밝은 달빛 아래 아름다운 애인의 그 곱고도 아름다운 몸매에 나는 가슴이 아파 오는 듯하다. 월하의 미인을 품격 높게 읊은 노래이다.
ㅇ월(月)-달. ㅇ교(皎)-밝다. ㅇ교(佼)-예쁘다. ㅇ교인(佼人)-가인(佳人). ㅇ료(僚)-예쁘다. ㅇ서(舒)-펴다. ㅇ절(竊)-깐깐하다. 훔치다. ㅇ규(糾)-살피다. ㅇ초(悄)-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