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잰 앙리 카지미르 파브르 이야기(4/5)
==뛰어난 관찰안으로 벌레들의 드라마를 표현한 곤충 시인 ==
6, 세리냥으로 도피(아르마스로)
사실 파브르를 가장 괴롭혀 온 건 가난뿐이 아니었다. 위에 언급한 동료 교사들의 경우처럼 파브르는 곤충 연구를 하면서 항상 주변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야 했다. 한때는 오랑주에 살 때 자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땅 주인이 집 앞의 플라타너스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 버리자 그로 인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다 큰 어른이 땅에 기어다니는 벌레만 보는 걸 보고 미친 사람으로 취급당하기도 했고, 위에 언급되었던 벌의 귀소 본능을 실험하기 위해 멀리 나간 뒤 벌을 어지럽게 해서 방향 감각을 상실시키겠다고 통에 넣어 빙글빙글 돌리는 걸 보고 이상한 미신에 빠진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렇듯 곤충에 대한 관심과 여성, 농민층에 대한 교육에 사회에서는 파브르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고 다른 사람들과의 시선과 마찰에 시달려야 했던 파브르는 1879년에 세리냥의 아르마스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르마스의 그의 집 앞은 넓은 벌판이었는데, 넓기만 하지 엉겅퀴와 수레국화 등 온갖 잡초만 무성했던 곳인지라 농사용으로는 쓸 수 없는 황무지였다. 그러나 파브르에겐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넓은 자기 땅에서 남들의 방해 없이 온갖 곤충 연구를 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곳인지라, 단숨에 헐값으로 땅과 집을 사버리고 세리냥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이후 그는 이 쓸모없는 땅에 아르마스(harmas: 황무지, 불모지)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는 여기서 죽을 때까지 50년 가까이 살았는데, 1885년에 첫 번째 아내 세자린을 병으로 여의고 근처에 장사 지내어 틈만 있으면 아내 무덤을 자주 찾아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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