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 이야기 (4/9)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연구한 세균학자==
4, 업적
생존 중에 노구치의 이름을 높인 학문적 업적은 진행성 마비 환자의 뇌에서 매독 병원체를 발견한 것과 몇몇 감염성 질환의 병원체를 특정하고 배양한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업적은 나중에 부정되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노구치의 업적 중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매독 스피로헤타를 마비성 치매 환자의 뇌와 척수로 환자의 척수에서 발견한 것이다. 당시 이미 마비성 치매와 척수로는 매독의 말기 증상으로 간주되고 있었지만 증명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매독 환자의 뇌와 척수에서 매독 스피로헤타를 찾아내려고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노구치는 당시의 현미경으로 수천 장에 달하는 병리 조직 표본을 관찰하여 세균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졌던 혈관 주변이 아닌 섬유의 깊숙한 곳에서 스피로헤타를 확인함으로써 신경성 질환과 감염증 간의 관련성을 밝혀냈다. 일단 뇌의 어느 부분에 스피로헤타가 있는지 알게 되면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또한 척수에서도 스피로헤타를 발견했다.
한편, 후에 부정된 연구 업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병원성 매독 스피로헤타의 순수 배양과 황열병 연구이다. 급성 회백수염(소아마비), 광견병, 황열병, 트라코마의 병원체 발견에 관한 업적도 후에 바이러스 등의 다른 병원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부정되었으며, 현대에 미생물학 분야에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전체 연구 중 일부에 불과하게 된다. 이는 노구치의 연구 시기에 이미 여과성 병원체로서의 바이러스 존재가 시사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 가능한 스피로헤타 연구 방법에 집착했으며, 배양 방법 등에 기술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한, 발표된 200여 편의 논문 대부분을 게재한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은 록펠러 의학연구소 외부 연구자들의 심사를 거치지 않았으며, 플렉스너의 추천이 있으면 게재되는 등 심사 시스템의 미비도 지적되고 있다.
노구치(野口)는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의 산간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알려진 오로야열과 페루 사마귀(疣)가 동일한 질병임을 증명했다. 오로야열은 사시초우파이에 의해 매개되며 용혈성 빈혈로 인한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고, 페루 이우는 사지에 수 센티미터에 달하는 사마귀(疣)가 생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과학사학자인 <나카야마 시게루(中山茂)>는 이를 노구치의 업적 중 <두 번째로 큰 업적>으로 평가했다. 동일한 질병의 서로 다른 증상이라는 이론은 1885년 페루의 의학생 다니엘 카리온(Daniel Carrión)이 이전까지 페루의 의사들 사이에서 주장되어 온 이론을 자신의 신체를 실험체로 삼아 증명한 후 <카리온병>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페루 국내에서는 인정되었지만 하버드 대학교에 의해 부정되었다. 노구치의 업적은 카리온의 보고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하버드 대학교와의 큰 논쟁 끝에 노구치의 연구 결과가 올바르다고 인정받게 되었다.
그 외의 업적으로는 미국으로 건너간 직후 수행한 뱀 독에 의해 유발된 용혈성 변화에 관한 연구와, 1926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혈청학적 헤르페도모나드(Herpetomonads)와 리슈마니아(Leishmania)의 분류에 관한 연구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구치는 노벨상 후보로 여러 차례 추천을 받았으나, 본인은 1926년 노벨 생리학·의학상 후보로 박테리오파지 연구자인 펠릭스 데레유(Félix d'Herelle)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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