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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泛海(범해)

간천(澗泉) naganchun 2012. 2. 8. 06:42

 

泛海(범해)

 

명/明 왕수인/王守仁

 

險夷原不滯胸中(험이원불체흉중)

何異浮雲過太空(하이부운과태공)

夜靜海濤三萬里(야정해도삼만리)

明月飛錫下天風(명월비석하천풍)

 

--바다에 배를 띄우고--

 

험하고 평평함은 원래 가슴속에 쌓이지 않아

어찌 다르랴 뜬구름이 하늘을 떠가는 것과

밤은 고요한데 바다엔 파도치기 삼만 리

밝은 달 아래 바람 타고 석장을 날리듯이 잘도 간다.

 

*험(險)-험하다. *이(夷)-평평하다. *원(原)-근본. *체(滯)-쌓이다. 막히다. *흉(胸)-가슴 *이(異)-다르다. *부(浮)-뜨다. *운(雲)-구름. *과(過)-지나다. *태(太)-크다. *공(空)-하늘. *야(夜)-밤. *정(靜)-고요하다. *해(海)-바다. *도(濤)-물결. *명(明)-밝다. *비(飛)-날다. *석(錫)-주석. 석장 *풍(風)-바람.

# 석(錫)-승려나 도사가 쓰는 석장(錫杖)을 말하는데, 지공(誌公)이라는 중과 백학도인(白鶴道人)이 잠산(潛山)에 살고자 하여 그 터를 다투었다. 백학도인이 먼저 잠산에 들어가 살려고 하는데, 공중에서 석장이 나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지공의 석장이 날아와 잠산에 꽂혀있었다는 고승전의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감상

 

바닷길이 위험하다든지 안전하다든지 하는 것은 원래 자기 자신의 마음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뜬구름이 하늘에 떠서 날아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오늘밤 삼만 리 광대한 바다는 고요한데, 배를 띄우고 밝은 달빛이 비치는 가운데를 하늘의 바람을 타고 석장을 날리듯이 배는 잘도 나아간다.

전반 2구절에서는 인생행로에서 역경이거나 순경이거나 가리지 않고 험난한 경우를 겪은 작자의 깨달음을 읊고, 후반 3, 4구에서는 가없이 넓은 하늘에 속도가 넘치는 석장의 비상을 들어 호쾌한 심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작자

왕수인(王守仁)(1472-1528)

 

중국 명(明)나라의 철학자 정치가이다. 자는 백안(伯安), 호는 양명(陽明). 양명학파의 비조로 알려져 있다. 여요(餘姚)(절강성여요/浙江省餘姚) 사람이다. 조모가 신이 구름 속에서 아이를 하계로 내려주는 태몽을 꾸었다고 하여 처음에는 이름을 운(雲)이라 했는데, 다섯 살이 되어도 말을 하지 못하자 이름을 고쳐 수인(守仁)이라고 개명을 했는데 그 때에야 비로소 말을 했다고 한다. 18세에 주자학(朱子學)을 배웠으나 의혹을 품고, 시문과 도교, 불교 등에 탐닉하다가 후에 유학으로 복귀하였다. 28세에 전시(殿試)에 급제하고, 35세 때 환관 유근(劉瑾)의 미움을 사 그가 보낸 자객에 의하여 죽을 번하기도 하였다. 용장(龍場)(귀주성수문현/貴州省修文縣)으로 좌천되었다가 유근이 실각하자 관계(官界)에 복귀하여 벼슬이 우첨도어사(右僉都御史), 양광총독(兩廣總督)에 올랐다. 지행합일론(知行合一論)과 심즉이설(心卽理說) 및 치양지설(致良知說)을 주장하였다. 그 일문(一門)을 양명학파, 요강파(姚江派)라고 한다. 1529년 광서(廣西)의 적을 토벌하고 돌아오다가 강서(江西) 남안(南安)에서 죽었다. 저서에 <왕문성공전서(王文成公全書) 3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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