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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山園小梅(산원소매)

간천(澗泉) naganchun 2012. 6. 7. 13:33

 

山園小梅(산원소매)

 

 

 

북송/北宋 임포/林逋

 

 

 

衆芳搖落獨暄姸(중방요락독훤연)

占盡風情向小園(점진풍정향소원)

疏影橫斜水淸淺(소영횡사수청천)

暗香浮動月黃昏(암향부동월황혼)

霜禽欲下先偸眼(상금욕하선투안)

粉蝶如知合斷魂(분접여지합단혼)

幸有微吟可相狎(행유미음가상압)

不須檀板共金尊(불수단판공금존)

 

-산촌 동산의 작은 매화-

 

온갖 꽃은 흔들려 떨어져도 홀로 화사하고 고와

산의 풍정을 독차지하며 작은 동산을 향하는구나.

얕고 맑은 물에 희미한 그림자 빗겨 드리우고

황혼의 달빛 아래 그윽한 향기 은은히 떠도는구나.

차가운 날씨의 새는 내려앉으려 먼저 살피고

흰나비도 안다면 넋 잃고 말리라

다행히도 조용히 시 읊으며 마음 터놓을 수 있으니

노래와 술이 반드시 필요하리요.

 

*중방(衆芳)-많은 꽃. *훤연(喧姸)-신선하고 아름다움. *소영(疏影)-수면에 비치는 매화가지. *횡사(橫斜)-비스듬히 옆으로 빗김. *암향(暗香)-은은히 풍기는 향기. *상금(霜禽)-서리 내린 곳에 나는 새. *투안(偸眼)-살짝 살펴봄. *분첩(粉蝶)-흰나비. *합(合)-마치--같다. *단혼(斷魂)-매우 놀람. *압(狎)-격의 없이 마음을 터놓다. *단판(檀板)-박달나무로 만든 박자기. *금존(金尊)-좋은 술 통. *요(搖)-흔들리다. *훤(喧)-지껄이다. *연(姸)-곱다. *점(占)-차지하다. *진(盡)-다하다. *원(園)-뜰. *소(疏)-드물다. *영(影)-그림자. *횡(橫)-가로. *사(斜)-빗기다. *천(淺)-얕다. *암(暗)-어둡다. *향(香)-향기. *부(浮)-뜨다. *혼(昏)-저녁. *금(禽)-새. *투(偸)-훔치다. *분(粉)-가루. *접(蝶)-나비. *단(斷)-끊다. *혼(魂)-영혼. 넋. *행(幸)-다행하다. *미(微)-작다. *음(吟)-읊다. *압(狎)-익히다. 친하다. 편하다. *수(須)-반드시. *판(板)-판자. 널. *단(檀)-박달나무. *공(共)-같다.

 

감상

 

많은 꽃이 지고 말았으나 홀로 매화꽃만이 곱게 피어 산 속 동산의 풍취와 서정을 독차지하고 있다.

맑고 얕은 물가에 그림자 빗겨 드리우고, 황혼 무렵 은은히 비치는 달빛 아래 그윽이 향기를 풍기는구나. 서리가 내릴 무렵 새들이 땅 위에 날아 앉을 때, 매화꽃을 살짝 훔쳐 바라본다.

흰나비가 매화꽃이 있는 것을 안다면 매우 놀라겠지. 다행히도 시를 읊는 작은 소리와 매화꽃이 어울리니, 박자를 맞출 악기나 술은 필요 없겠구나. 하고 매화를 관상하는 높고 고운 취향을 노래한다.

이 시는 3구에서 <소영횡사수청천(疏影橫斜水淸淺)> 과 4구에서 <암향부동월황홍(暗香浮動月黃昏)>이 멋진 대구를 이루고 있는 점에서 구양수(歐陽脩)가 격찬했다 하여 널리 회자되는 구절이다.

곧 <서호의 맑고 얕은 물에 비치는 매화가지, 황혼이 낄 때 희미한 달빛 아래 은은히 떠도는 그윽한 향기>라는 대구이다.

여기서 작자의 고결한 인품이 돋보인다. 그리고 시제로서 소매(小梅)라 썼을 뿐 시속에는 매화라는 시어가 하나도 없으나 매화의 청초함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시는 <산원소매(山園小梅)> 연작 2수 중 제1수이다. 매화를 읊은 시는 많으나 임포의 <산원소매(山園小梅)>는 절창이라 일컬어진다.

 

작자

임포(林逋)(967-1028)

 

북송의 시인이다. 자는 군복(君復), 시호는 화정선생(和靖先生). 전당(錢塘)(절강성항주/浙江省杭州) 사람이다. 처음에는 강소성(江蘇省)과 안휘성(安徽省)을 방랑하다가, 항주(杭州)의 서호(西湖)에 있는 고산(孤山) 북녘기슭에 초가를 짓고 살며 20년간 인가에 내려오지 않았다. 평생 벼슬 을 하지 아니하고, 결혼도 아니 하고, 300여 그루의 매화를 가꾸며 학을 치며 고산에 은거하였다. 그래서 그를 <매처학자(梅妻鶴子)>라 불렀다. 만당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서 작은 자연에 초점을 맞춘 섬세하고 유현한 취향의 시가 많다. 저서는 <임화정선생시집(林和靖先生詩集)> 4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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