口占(구점)
명/明 오위업/吳偉業
欲買溪山不用錢(욕매계산불용전)
倦來高枕白雲邊(권래고침백운변)
吾生此外無他願(오생차외무타원)
飮谷棲邱二十年(음곡서구이십년)
-입에서 중얼거림-
골짜기 있는 산을 사고자 하나 돈 주고 살 수 없고
피로해지면 흰 구름 속에서 편안히 잠을 자네.
내 평생 이밖에 바랄 게 무엇이랴.
골짜기 물마시고 산에서 살아오기 이십 년이나 된 것을.
*구점(口占)-입에서 읊조림. *고침(高枕)-베개를 높이 하여 잠. 편안하게 잠. *매(買)-사다. *계(溪)-골짜기. *전(錢)-돈. *권(倦)-게으르다. 피곤하다. *래(來)-오다. 시작되다. *오(吾)-나. *차(此)-이. *곡(谷)-골짜기. *서(棲)-살다. *구(邱)-언덕.
감상
골짜기가 있는 산을 사들이고 싶다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들판을 노닐다가 피로해지면 돌아와서 베개를 높이 하고 백운 사이에 잠잔다. 내 평생 원하는 바가 이것 밖에 다시 있겠는가. 골짜기의 물을 마시고 산 속에서 산 것이 이미 이십 년이나 되었는걸.
전반 2구에서 산 속의 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있음을 그리고 있다. 후반 2구에서 평생 산수를 사랑하고 자연에 몰입하여 사는 것 외에 바라는 바가 없는 노년의 작자의 심경을 알 수 있다.
작자
오위업(吳偉業)(1609-1671)
명말, 청초의 시인이다. 자는 준공(駿公), 호는 매촌(梅村), 태창(太倉)(강소성/江蘇省) 사람이다. 1631년에 진사가 되고, 한림원편수(翰林院編修), 남경국자감사업(南京國子監司業)을 역임했으나 명나라가 망하자 순사하려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후에 청조에 벼슬하여 국자감제주(國子監祭酒)가 되었다. 이 변절을 후회하여 죽음에 임해서는 자신의 묘에는 ‘시인오매촌(詩人吳梅村)’이라고 새기는 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한다.
그는 종당파(宗唐派)의 시인으로 당시(唐詩)를 높이 받들었으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필치로 만명(晩明)의 역사적인 사실, 체험 등 을 제재로 하였다.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에서 ?재화(才華)가 뛰어나고 풍류(風流)가 넘쳐 참으로 맑고 고왔다?라고 하였고, 또 ?격률은 4걸(四傑)을 본받아 운치가 깊었다.?라고 한 것만 보아도 그의 시풍을 알 수 있다.
오위업(吳偉業)은 전겸익(錢謙益)과 주이촌(朱彛村), 왕사정(王士禎)과 견줄 만한 만명(晩明), 청초의 대시인이다. 그는 당시를 표준으로 삼아 그 웅혼한 시풍을 추구하였다.
저서로 <매촌집(梅村集)> 40권에는 아름답고 정열적인 시들이 담겨있고, 명말(明末)에 관한 사서로서 <수구기략(綏寇紀略)>, <녹초기문(鹿樵紀聞)>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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