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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딸 시집보내기

간천(澗泉) naganchun 2010. 4. 19. 04:30

 

쥐의 딸 시집보내기 

 

 

 

옛날 어느 집 창고에 쌀, 보리, 조, 콩을 가지고 매우 넉넉하게 사는 부자 쥐가 살고 있었다.

그 쥐는 아기가 없었으므로 신에게 소원을 빌어서 딸이 하나 태어났다.

그 딸은 점점 자라서 예쁜 색시가 되었다.

그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윗감을 고르고 싶은데 알맞은 사윗감은 그 쥐 나라에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해님에게로 가서 “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십니다.

그러니 우리 딸을 아내로 맞아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자 해님은 방글방글 웃으며 말하기를

“그야말로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나보다 더 훌륭한 자가 있습니다. 그것은 구름입니다.

내가 아무리 햇볕을 쏟아내려 하여도 구름이 나타나면 안 됩니다.”

“과연 그렇군요.”하고 이번에는 구름을 찾아가서 말하였다.

그러자 구름이 말하기를 “세상에는 나보다 더 훌륭한 자가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입니까?”

“그것은 바람입니다. 바람이 불면 나는 견디지 못하여 흩어지고 맙니다.”

아버지는 바람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그러자 바람은 말하기를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 훌륭한 자가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입니까?”

“그것은 벽입니다. 벽은 나의 힘으로는 날려버리지 못합니다.”

“과연 그렇구나.”하고 아버지는 벽을 찾아가서 말하였다.

그러자 벽이 말하기를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 훌륭한 자가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입니까?”

벽은 말하였다.

“그것은 바로 쥐 당신들입니다. 내가 아무리 똑 바른 사각형의 얼굴을 하고 있어도 아무리 굳세게 버티고 있어도 쥐는 태연히 나의 몸을 파내고 갉아내어서 구멍을 뚫고 들락날락 하고 맙니다.”

“과연 그렇구나. 이제까지 나는 전혀 깨닫지 못하였었구나.”

그러니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자는 우리들 쥐로구나 하고 깨달아 이웃에 사는 쥐를 사위 삼아서 결혼을 시켜 그 딸은 많은 아들딸을 낳고 잘살았다 한다.

(민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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