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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의 명언 명구

18. <장자> 산목편의 명언 명구

간천(澗泉) naganchun 2009. 11. 12. 04:55

18. <장자> 산목편의 명언 명구

 

225.

쓸모가 없어서 하늘이 준 수명을 다할 수 있다.

 

재목으로서 쓸모가 없으면 잘리는 일이 없어서 천수를 다할 수 있다. 전쟁이 났을 때 다리를 다친 불구자는 쓸모가 없으므로 전쟁의 화를 면하여 천수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사람도 재주가 없는 사람이 오히려 재주가 뛰어난 사람보다 천수를 누리는 경우가 있다. 불용(不用)의 대용(大用)이라 하겠다.

 

以不材로 得終其天年이라.(莊子 外篇 山木)

이부재로 득종기천년이라.(장자 외편 산목)

ㅇ이(以)-로써. ㅇ재(材)-재주. 재료. ㅇ득(得)-얻다. ㅇ종(終)-끝. 끝나다.

 

226.

울지 않는 놈을 죽여라.

 

장자가 산길을 가다가 가지와 잎이 매우 무성한 큰 나무를 보았다. 마침 나무를 베러온 사람이 있었으나, 그들은 그 큰 나무를 베지 아니하였다. 이에 장자가 왜 이 큰 나무를 베지 아니하는가 하고 묻자 나무꾼이 말하기를 “이 나무는 쓸모가 없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장자는 “ 아 이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하늘이 준 목숨을 다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산에서 내려온 장자는 친구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장자를 반가워하여 대접하려고 종에게 기러기를 잡아 요리를 하라고 명했다. 그러자 종이 묻기를 “기러기가 한 놈은 잘 울고, 한 놈은 울지 아니하는데 어떤 놈을 잡을까요 ?”하고 말했다. 그러자 주인은 말하기를 ”울지 않는 놈을 잡아라.“ 하므로 울지 않는 기러기가 죽게 되었다. 이튿날 제자들은 장자에게 묻기를 어제 큰 나무는 쓸모가 없어서 천수를 누리게 되었는데, 기러기는 울지 않는다 하여 죽었으니, 인생에서는 재주가 있는 것과 재주가 없는 것 중 어느 것을 택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하고 질문을 했다. 이에 장자가 대답하기를 ” 재주가 있는 것과 재주가 없는 것과의 사이에 있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재주란 필요하면 쓰고, 필요하지 않으면 쓰지 않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殺不能鳴者라.(莊子 外篇 山木)

살불능명자라.(장자 외편 산목)

ㅇ살(殺)-죽이다. ㅇ명(鳴)-울다.

 

227.

곧은 나무는 먼저 베이고, 단 우물은 먼저 마른다.

 

올곧게 곧장 자란 나무는 맨 먼저 잘리고, 수질이 좋은 우물물은 자주 많이 퍼내므로 먼저 마른다. 재주가 있거나 쓸모가 있으면 그것이 화가 된다.

 

直木先伐하고 甘井先喝하니라.(莊子 外篇 山木)

직목선벌하고 감정선갈하니라.(장자 외편 산목)

ㅇ직(直)-곧다. ㅇ선(先)-먼저. ㅇ벌(伐)-베다. ㅇ감(甘)-달다. ㅇ정(井)-우물. ㅇ갈(喝)-마르다.

 

228.

이로운 것을 보면 그 진실을 잊게 된다.

 

눈앞의 이익에만 사로잡히면 참된 자신의 처지를 잊기 쉬운 것이다.

 

見利而忘其眞이라.(莊子 外篇 山木)

견리이망기진이라.(장자 외편 산목)

ㅇ견(見)-보다. ㅇ리(利)-이로움. ㅇ망(忘)-잃다. ㅇ진(眞)-참.

 

229.

그 지방에 들어가면, 그 지방의 풍속을 따른다.

 

그 지방에 들어가 살게 되면 그 지방의 습속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순응이다.

 

入其俗이면 從其俗이라.(莊子 外篇 山木)

입기속이면 종기속이라.(장자 외편 산목)

ㅇ입(入)-들다. ㅇ속(俗)-속되다. 속세. ㅇ종(從)-따르다.

 

230.

아름다운 자는 스스로 아름답다하니 나는 그 아름다움을 알 수가 없다.

 

인간에게는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이다. 스스로가 자기의 장점을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는 참된 장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 아름다운 줄을 알 수 없다. 언제나 겸손하여 남이 인정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다.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하면 그 단점은 단점이 아니다.

 

其美者自美하니 吾不知其美也라.(莊子 外篇 山木)

기미자자미하니 오부지기미야라.(장자 외편 산목)

ㅇ미(美)-아름답다. ㅇ자(自)-스스로. ㅇ오(吾)-나. ㅇ지(知)-알다.

 

231.

그 미운 자는 스스로 밉다하니 나는 그 미운 줄을 알 수가 없다.

 

인간에게는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이다. 스스로가 자기의 장점을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는 참된 장점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스스로가 자기의 단점을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인 것일 수 있다.

 

其惡者自惡하니 吾不知其惡也라.(莊子 外篇 山木)

기오자자오하니 오부지기오야라.(장자 외편 산목)

ㅇ오(吾)-나. ㅇ자(自)-스스로. ㅇ오(惡)-미워하다. ㅇ기(其)-그.

 

232.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담하고, 소인의 사귐은 감주처럼 다니,

군자와는 담담히 친해지고, 소인과는 달게 끊어진다.

 

군자와의 교제는 물처럼 싱거운 것 같으나 한 번 친해지면 오래 가고, 소인과의 교제는 감주처럼 달아서 헤어지기도 쉬운 것이다.

 

君子之交는 淡若水요 小人之交는 甘若醴이니 君子淡以親하고 小人甘以絶이라.

(莊子 外篇 山木)

군자지교는 담약수요 소인지교는 감약례이니 군자담이친하고 소인감이절이라.

(장자 외편 산목)

ㅇ교(交)-사귀다. ㅇ담(淡)-묽다. 담담하다. ㅇ약(若)-같다. ㅇ감(甘)-달다. ㅇ례(醴)-단술. ㅇ친(親)-친하다. ㅇ절(絶)-끊어지다.

 

233.

형체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심정은 본성을 따르는 것만 같지 못하니,

자연의 변화를 따르면 서로 떨어져 나가는 일이 없고,

본성을 따르면 마음의 수고로움이 없다.

 

신체의 변화는 자연의 변화에 따라 나이가 들면 체력이나 기력이 쇠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낫고, 마음은 인간의 본성을 따라 감정을 억지로 누르거나 하지 말고, 마음과 감정이 나는 대로 행하는 것이 나으니, 자연의 변화를 따르면 서로 떨어지는 일이 없고, 인간의 본성을 따르면 마음의 수고로움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정도 이상으로 도덕을 따르려 하거나 학문의 지식으로 나 스스로를 꾸미려 애쓸 일이 아니다.

 

形莫若綠이요 情莫若率이니 綠則不離하고 率則不勞라.(莊子 外篇 山木)

형막약록이요 정막약률이니 녹즉불리하고 율즉불로라.(장자 외편 산목)

ㅇ형(形)-모양. ㅇ록(綠)-초록. ㅇ정(情)-뜻. 정. ㅇ률(率)-거느리다. 좇다. ㅇ리(離)-떠러지다.

ㅇ로(勞)-수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