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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➆ 生命樹 · 生命水 : 숲 내음이 나는 ‘물’

간천(澗泉) naganchun 2020. 1. 17. 07:29

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➆ 生命樹 · 生命水 : 숲 내음이 나는 ‘물’







인간은 부족하고 한계가 있는 자연 자원을 과학을 통해서 보충하려고 한다. 자연의 현상을 규명하고 꼭 필요한 자연을 흉내 내서라도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함에도 자연 그대로의 자원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많은 부분에서 인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과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거창하지만 과학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고 여기곤 한다. 마치 연금술사처럼 말이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도 기를 쓰고 자연 현상을 규명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와중에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아직도 아직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은 너무도 많다. 물에 대해서도 그렇다.


물이 있음직한 곳은 어디든 도전해서 캐낸다. 나무에 주렁주렁 수액받이를 꽂아놓고 채집한 수액을 내다 판다. 좋은 성분이 담긴 샘에서 길어 올린 물을 내다 판다. 슈퍼에 진열된 물의 종류만 해도 수 십 가지가 넘는다.


물은 생물의 생존에 필수요소로서 생물체의 70~80%가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람은 물을 마시지 않고 1주일이상 생존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물은 생물체의 생존뿐 아니라 경제활동에도 필수적인 요소다.

길을 잃고 헤맬 때, 사막을 건널 때, 운동을 한 후에 마시는 물은 생명수다.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족들은 숲 속을 헤매다가, 앤트요정(나무요정)을 만나고 숲 내음이 나는 물을 마신다. 원기를 회복하고 키가 자라는 기분을 느낀다. 다음 구절이 바로 그 대목이다.


그는 두 호빗을 번쩍 들어 땅에서 여섯 자는 떨어져 있는 커다란 석판 위에 앉혔다. 호빗들은 석판 가장자리에 발을 늘어뜨린 채 음료를 마셨다.

그 음료는 물과 비슷하게 보였고, 실제로 숲 언저리에서 마신 앤트워시 강물과 맛도 아주 비슷했지만, 거기에는 형언할 수 없는 향기인가 맛이 어려 있었다. 아주 희미하긴 했으나 그 액체는 서늘한 밤바람에 실려 멀리서부터 날아온 숲 내음을 연상시켜 주었다. 그리고 그 약효는 발끝부터 시작해서 팔다리를 타고 서서히 위로 올라오며 머리끝까지 원기와 활력을 가져다주었다. 실제로 호빗들은 머리끝이 곤두서고 흔들리고 말리면서 자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사이에 나무수염은 아치 밑의 수반에 두 발을 담그고 서서 그릇에 담긴 물을 오랜 시간을 들여 아주 느릿느릿 마시고 있었다. 호빗들의 눈에는 그가 영원히 그릇에서 입을 떼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반지의 제왕 3권 p. 105)


생명수(生命水)는 생명을 살리는 물, 생명수(生命樹)는 생명나무를 가리키는 창세기의 어구이다. 위의 내용은 生命樹들이 발은 담근 샘물이 生命水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를 연상하게 한다.

그들이 마신 물은 어쩌면 樹液일 가능성이 높다. 樹液은 식물의 뿌리 → 줄기 → 잎을 통해 이동하는 액체이다.


단풍나무의 수액으로 만든 것은 메이플 시럽, 천연고무는 고무나무 수액이다. 송진은 소나무의 수액으로 주로 증류해서 기름을 만들 때 쓰인다. 아카시아 나무 수액(아라비아검)은 식품첨가물로 쓰이고 대나무 수액으로는 죽력고. 장뇌는 녹나무의 수액이며 물파스, 리스테린 등에 쓰인다. 장뇌를 니트로셀룰로오스와 섞어 알코올로 정제하면 셀룰로이드가 된다.


고로쇠물은 고로쇠 나무의 수액이고 프로폴리스는 꿀벌들이 나무 수액을 모아 벌집에 응축시킨 물질이다.

이렇게 나무에서 쪽쪽 빨아들여 모은 진귀한 수액은 모방하면 가짜가 되는 것이 아닐까? 성분도 100% 흉내 낼 수 없을 것 같다. 자연의 것과 똑같이 만든 것이 나왔다면 그야말로 특허감이고 굉장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놓아주는 輸液은 다양한 효능을 넣어서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樹液이나 생명수를 과학기술로 100%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니까 순수 자연을 정성으로 아끼고 보듬는 수고를 해야 한다는 말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