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들 이야기
1, 전국시대 명의 ‘편작(扁鵲)’이야기
편작(扁鵲)은 BC 4세기 무렵 전국시대의 중국 명의로서 《난경(難經)》의 저자라고 한다.(정확하지는 않다.) 발해군(한나라 때의 이름=현재의 산동성 서북부로부터 하북성의 동남부 일대) 현재의 하북성임구현(任丘縣) 사람이다.
성은 진(秦)이고, 이름은 월인(越人)이라 하고 젊어서는 여관 지배인 일을 하였다. 이 여관에 오래 묵은 손님 중에 장상(長桑)(성인이거나 고명한 승려인지 모른다.) 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월인을 보기를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보았다. 편작은 이 장상을 극진히 모셨다. 장상도 이 편작이 하는 일에 매우 마음이 끌리었다.
비법을 전수 받다
그 후 10 수년이 지나서도 장상은 이 여관을 이용하였다. 그래서 편작하고 사귀었다. 그런 어느 날 장상이 돌연 편작이 있는 곳을 찾아와서 귓속말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나에게는 비밀 방제(方劑)와 치료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것을 그대에게 전수하고 싶은데 어떠한가? 그런데 이것만은 맹세해주기 바란다. 누구에게도 이 비밀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가?”
편작은 과연 이 사람은 선인이었구나 하고 공경스럽게
“좋습니다. 기뻐하여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장상은 기뻐하며 가슴에 품고 있던 이상한 약을 꺼내어 편작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가. 그러면 그대는 서둘러서 하늘에서 내려와서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은 맑은 물로 이 약을 마시게. 그러면 30일 동안 마신 후에는 틀림없이 물체가 투명하게 보일 거네. 재미있겠지?.”
그러고는 그의 가방에서 비전의 문서를 꺼내어 전부를 편작에게 전해주었다. 그러는 순간 안개와 함께 그는 사라지고 말았다. 다시는 여관에 오는 일이 없었다. 과연 장상은 선인이었던 것이다.
조간자의 병을 고치다
편작은 장상과의 약속한 대로 장상이 말한 대로 30일 동안 약을 복용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벽의 안쪽보다 벽 밖에 걸어가는 사람이 투명하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또 그는 이 능력을 병을 치료하고 진단하는 데에 쓰기로 하였다. 그러니 인체의 오장육부의 모든 병의 환부가 투시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는 진맥 같은 것은 할 필요가 없고 단지 환자에게 이 능력을 행한 것뿐이었다.
치료는 주로 제(齊)나라와 조(趙)나라를 전전하였다. 그러던 중 조나라에 있을 때에 편작(扁鵲)이라 불리어지기 시작하였다. 진(晉=춘추시대 나라로 현재 산서성 일대)나라 소공(昭公) 때 각지에서 군웅 할거하는 세력이 강해지고 왕의 세력이 약해졌다 그때 조간자(趙簡子)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제후로서 국정을 장악하였다. 이 조간자가 병이 나서 5일 간이나 의식불명상태가 되자 편작에게 진찰을 받게 되었다.
편작은 이 병자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곧 밖으로 나왔다.(그는 병자를 한 번 보기만하여도 병소를 알 수 있었으므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너무 편작이 방에서 나오는 시간이 빨랐으므로 가신인 동안우(董安于)는 주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편작에게 물었다.
“주군의 병환은 어떠한가? 더 악화된 것인가?” 하고 물었다.
침착하고 냉정한 편작은 이렇게 답하였다.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맥은 정상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서두르고 있는 것입니까? 이전 목공(穆公)도 이와 비슷한 병을 앓은 일이 있습니다. 그 때는 앓아서 7일쯤 되자 거짓말처럼 깨끗해져서 일어났습니다. 당신의 주군도 이와 같아서 3일 후에는 완쾌되실 겁니다.”
3일 후 조간자는 완쾌되어 일어나서는 “아 배가 고프다. 누가 죽을 쑤어 오너라.” 하고 말했다.
확국 태자를 살려내다
그 후 편작은 확국에 찾아왔다.
그런데 도중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위하여 기도를 하고 있고, 소문으로는 황태자가 서거했다는 것이다.
이에 편작은 이에 흥미를 가지고 궁정 대문 앞에 나타나서 그곳에서 선술(仙術)을 베풀고 있는 중서자(中庶子)에게 면회를 요청하고 자세히 사정을 들었다. “황태자는 어떤 병인가?”
중서자는 이에 대답하여 말하기를
“전하는 기혈의 운행이 부정상인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기혈의 흐름이 혼란해서 잘 흐르지 않은 것이다. 먼저 몸 표면에서 발작이 일어나 그것이 몸 안의 병변 일으키고 있다. 몸 안의 정기가 사기를 제지하지 못하므로 사기는 점점 축적되어 그것을 흩어버릴 수가 없다. 따라서 정기가 허하고 사기로 되고 있다. 그래서 돌연 쓰러져서 인사불성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진료하겠는가?”
“전하는 서거하셔서 얼마나 되었습니까?”
“약 첫 닭이 울 무렵부터 지금까지일까?”
“입관 시킨 것입니까?”
“아니다. 아직 돌아가셔서 반날입니다.”
“그러면 궁전에 들어가서 한 마디 폐하에게 알릴 수 있게 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저는 제나라 발해의 지월인이라고 합니다만, 집은 현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임금님의 존안을 배알한 일도 없고 앞에서 알현한 일도 없습니다. 그러나 들은 바로는 황태자 전하께서 불행히 서거하신 듯한데 나라면 살릴 수가 있습니다.”
중서자는 놀라서 말하였다.
“예 선생, 사람을 우습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근거로 당신은 황태자를 살릴 수 있다는 것입니까? 그것은 태고의 옛날 명의인 유(兪)라는 자가 있어서 그 치료는 다린 약, 약주, 침, 기공, 안마, 온열찜질 등 일체를 쓰지 않고 단지 한 눈으로 진찰하는 것만으로 질병 부위를 알고 그 병소부인 장부의 혈(穴)의 피부를 열고 맥락을 통하게 하고 다시 손상된 그 건을 이어서 뇌수를 고치고 고맹(膏盲)을 만져서 격막(膈膜) 사이에 기를 돌게 하고, 위장을 씻고, 오장을 청결하게 하고 정기를 수련함으로 기르고 신체의 체형마저 바꾸었다고 하는데--. 혹시 선생의 선술이 이렇다면 전하는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전하를 살리고 싶어 하여도 하나의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을 것이오.”
잠시 후 편작은 하늘을 우러러 크게 한숨을 쉬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 사람의 진찰 방법은 가는 대롱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것과 같아서 틈새로 병이라는 구름이 단지 살짝살짝 보일 뿐이오. 이 진월인의 진찰 방법은 맥진, 망진이나 환자의 몸의 형태나 소리 등 일체를 진단의 근거로 하지 않고 병소부를 말할 수 있습니다. 곧 병자의 바깥 증상을 듣는 것으로 안에 있는 병 기운이라는 것을 추량하는 것입니다. 말을 바꾸어 말한다면 안의 병 기운을 알면 밖의 증상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천리의 거리 안에 있는 병자라면 처리안인 나는 곧 그 몸 안의 병변을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나의 진단 방법이란 매우 복잡하고 많아서 그것을 당신에게 일일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번거로우므로(자신이 천리안이라는 것은 장상과의 약속으로 말할 수 없으므로) 만일 믿지 못한다고 하면 조금 나를 궁정 안에 들어가게 하여서 해보도록 하면 어떻겠소. 내가 전하를 진단하면 곧 당신은 그가 아직 귀속에서 소리를 느낄 수 있고 비익(鼻翼)이 떨리어 움직여 양 옆구리 사이를 만져 올려 음부에 달하면 아직도 따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오.“
중서자는 편작의 이 말을 듣고서 놀라서 눈이 동그래져서 깜박거리려 하여도 깜박거리지 못하는 상태로 그 입 안의 혀는 입안으로 말려들어간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곧 왕에게 편작에 대하여 보고하러 갔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놀라서 어전에서 스스로 나와서 이례적이지만 궁정의 중간 뜰에서 편작을 알현하였다.
“듣는 바에 의하면 편작선생은 오랜 동안에 걸쳐 높은 공덕을 세워온 모양인데 나는 이제까지 존안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편작선생이 이 소국에 오셔서 다행히도 당신의 힘으로 내 아들의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하십니다. 변경의 나라로서 덕이 작은 나로서는 이 이상 다행한 일은 없습니다.
선생이 있어서 아들의 목숨이 살아나고 당신이 없다면 아들의 죽음을 그대로 둘 수밖에 없고 영원히 살릴 수는 없을 것이오.“
왕이 이렇게 말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열하며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슬퍼서 기가 막히고 황홀해져서 오래 울어도 눈물이 멎지 않고 눈물이 뚝뚝 떨어져 비통한 만큼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여 평소의 국왕이 바뀐 모습이었다. 편작은 매우 불쌍히 생각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전하의 병은 사람들이 말하는 가사증입니다. 전하는 아직 죽지는 않았습니다.”
서둘러 편작은 제자인 자양(子陽)에게 숫돌로 침을 갈게 하고 삼양오합(三陽五合)(百會)에 침 치료를 행하였다. 그러자 곧 황태자는 깨어났다. 다음으로 편작은 제자인 자표(子豹)에게 약의 효과가 인체 피부 표면 약 오분까지 침투한다는 한방온열 찜질을 쓰는 방제(方劑)를 준비시켰다.
팔감방(八減方)>이라는 방제(方劑)가 조합(調合) 되고 삶아지고 헝겊에 스며들게 하여 황태자의 양 겨드랑이에 대자 곧 황태자는 병상에서 일어나 앉았다. 다시 음양의 기를 평형으로 하여 정돈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20일분의 약이 처방되어 황태자는 그 후 건강을 회복하였다.
편작은 말하였다.
“나 진월인은 사자를 소생시키는 힘은 전혀 없습니다. 이 병은 반드시 살면서 얻는 것입니다. 나는 단지 그것을 건강하게 일으킨 것일 뿐입니다.”
제나라 환후는 고집으로 죽었다
편작이 제(齊)나라에 찾아온 때의 일이다. 그 제나라 환후(桓侯)가 손님으로 편작을 모셨다. 그때 편작은 궁정에서 제나라 환후를 만났을 때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당신은 지금 병사가 피부 사이에 있습니다. 만일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병은 다시 깊은 곳으로 이행할 것입니다.”
환후는 이에 대답하여
“나는 병이 아니다. 매우 건강하다. 편작 선생은 농담을 잘 하십니다.”
“아닙니다. 나는 압니다. 충분히 몸을 주의해주십시오.”
편작이 떠난 후 환후는 곁의 중신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의사는 가난해지면 재리를 꾀하게 된다. 병자도 아닌 것을 붙잡고 병이라고 하여 치료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명성을 꾀하여 멈추지 않는다. 그런 것이다.”
그로부터 5일 후 편작이 다시 환후를 알현하였다. 그 때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폐하 당신의 병은 이미 장과 위 사이에 있습니다. 만일 치료하지 않으면 더 악화될 것입니다.”
환후는 편작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편작은 퇴출할 수밖에 없었다. 환후는 그로부터 매우 불쾌해했다고 한다.
그리고 5일 후 편작은 다시 환후를 알현했는데 멀리서 환후를 한번 볼뿐으로
몸을 돌려 달아났다.(편작은 환후 및 부하의 살기를 느낀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상하게 생각한 환후는 사람을 시켜서 편작은 왜 도망쳤는지를 물었다.
편작이 말하기를
“병사가 피부 사이에 있을 동안에는 한방약과 한방 찜질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병사가 혈맥에 있을 때에는 침구의 효과가 여기까지 미칩니다. 또 병사가 위장까지 달하면 이것은 약주의 치료효과가 미치는 범위입니다. 그러나 일단 병사가 골수에까지 달해버리면 그것은 생명을 주관하는 신의 문제입니다. 그런 때문에 우리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으므로 하는 수 없이 지금 폐하의 병은 골수에 있으므로 나는 폐하를 치료하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재빨리 실례한 것입니다.”
핑계로 이렇게 말하기는 하였어도 편작은 환후한테 죽임을 당할 것을 예감하고 있었으므로 곧 제자인 지양과 자표에게 짐을 챙기게 하고 궁정에서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명의라고 하지만 자신의 힘을 믿지 못하고 죽이려는 자의 치료는 받아드릴 수 없는 것이다. 다시 가령 편작이 치료하여 그 병이 낫더라도 그는 편작의 힘을 두려워하여 죽이려고 할 것임에 틀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그는 이미 예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5일이 지난 후에 환후는 중병을 앓았으므로 측근이 편작을 불렀지만 편작은 이미 이곳을 떠나 버려서 환후는 그 병으로 죽었다고 한다.
병이 낫지 않은 여섯 가지 상황
만일 그가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질병을 알고 유명한 의사에게 치료하였을 것이다. 그랬다면 병은 낫고 장수하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세상 사람이 걱정하는 병은 많다. 이에 비해서 의사가 걱정하는 것은 치료법이 적은 것이다. 이로써 생각하여 질병이 낫지 않는 <육대정황(六大情況)>이 여기서 생긴다.
그것은
1, 방만하여 도리라는 것을 되돌아보지 않는 자세, 이것이 제일의 불치이다.
2. 자신의 몸을 경시하여 금전재산만 중시하는 자세, 이것이 제2의 불치 요인 이다.
3, 의복이나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생활에 확실한 규칙성이 없다. 이것이 제3 의 불치의 정황이다.
4, 음양의 교합이나 혈기가 혼란하여 장부의 정기가 불화하고 정상의 활동을 잃은 것, 이것이 제4의 불치의 정황이다.
5, 몸이 약하고 쇠하여도 약조차 복용하지 못한다. 이것이 제5의 불치의 정 황이다.
6, 무녀나 종교를 믿고 의학을 믿지 않는다. 이것이 제6의 불치의 정황이다.
병자에게 이 6가지 중에 하나라도 맞으면 그의 병은 치료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편작의 명성은 천하에 울려 퍼졌다
한단(邯鄲)에 그가 가면 그곳 사람들이 부인을 존중하므로 부인과계 환자를 주로 치료하고, 낙양에 가면 그곳에서는 노인을 중시한다 하므로 노인성 안질환이나 귀, 관절 등을 치료하고, 함양에 가면 그 나라에서는 아이를 중시하므로 소아과 의사가 되어서 치료했다.
그는 각지를 전전하는 사이에 그 지방의 풍속습관에 따라 자신의 치료전문분야를 바꾸었다. 그러나 진나라 대의령(大醫令) 이혜(李醯)는 자신의 의술이 편작을 따를 수 없으므로 암살자를 고용하여 그를 살해했다.
이것은 《난경(難經)》이라는 편작의 저작과 관계된 것으로 지금도 천하의 맥학을 논하는 사람들 모두는 이 편작의 《난경》의 이론과 방법에 경의를 표하고 배우고 있다.
(참고문헌--한방침의(漢方鍼醫) 제9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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