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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단상

인격주의 지향의 생활

간천(澗泉) naganchun 2009. 6. 26. 16:27

 

인격주의 지향의 생활

 

 

 

사람에게는 누구나 제각기 욕심이 있어서 자신만이 특히 좋아하고 중요시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돈을 가장 좋아하고 중요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권력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모든 것을 제쳐놓고 지식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며, 사람과의 사귐에 있어서의 의리를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다.

또 사람에게는 제각기 성격이 있어서 조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음과 같이 차가운 사람도 있으며 대하기에 따분하고 고집이 센 사람도 있다. 돈이거나 권력이거나 지식이거나 의리이거나 각기 사람에 따라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돈만을 좋아해서 마땅히 돈을 써야 할 일에 돈 쓰기를 싫어하여 쓰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는 수전노라는 별호가 붙게 될 것이고, 또한 성질이 조급한 사람은 당하는 대로 일을 해치워버리려 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며, 정이 얼음같이 차가운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할 것이며, 따분하고 고집이 센 사람은 그 생활이 흐르지 않는 물과 같아서 생활에는 윤기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바라는 바이기는 하지마는 한 쪽에 치우친 욕심을 부리거나 성질을 그대로 나타낸다면 사람으로서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없으며 그것이 자신의 성격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불행함을 당하게 된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곧 인격주의 지향의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격이란 쉽게 말하면 사람 됨됨이이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사람다움 곧 그 사람의 특징을 말한다. 특징으로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 보통 말하는 인격과는 다른 뜻이 될 수도 있다.

보통 인격자라 하면 훌륭한 특성을 지닌 사람이라는 뜻으로 통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인격이란 어떤 사람의 지식, 감정, 의지가 통합되어 습관화된 행동으로 나타날 때 다른 사람들한테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성격을 가진 사람 됨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습관은 성격을 낳고, 성격은 마침내 인격을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의 생활이란 각기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그 생활에 따라서 인격을 판단하는 기준은 달라질 것으로 생각되지마는, 구체적인 개체로서의 사람은 변하지 않은 성격 곧 인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그에 대처하는 방법은 언제나 같은 것이 보통이다.

 

옛날 중국의 당 나라에서는 인격자로서의 관리를 뽑는 기준으로 신(身), 언(言), 서(書), 판(判)이라는 네 가지 기준을 두고 뽑았다고 한다. 이것이 동양 삼국 곧 중국, 한국,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받아들여져서 오랫동안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인격을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처럼 되어 왔다.

 

신(身)이란 용모와 몸가짐을 말한다. 험상궂은 몰골의 사람보다는 이목구비가 단정한 사람을 더 인격자로 보았고, 허술하고 남루한 옷을 입은 사람보다 깨끗하고 단정한 옷매무새를 지닌 사람을 더 인격자로 보았으며, 거만하고 절도 없는 태도로 행동하는 것보다 겸손하고 일관된 태도로 행동하는 사람을 더 인격자로 보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타고난 용모는 험상궂더라도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을 잘 다듬을 줄 알아야 하고, 비록 값비싼 옷은 아닐지라도 깨끗이 입으며, 겸손하고 일관된 태도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면 몸가짐에서는 훌륭한 인격자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언(言)이란 말씨를 말한다. 말이란 사람의 감정과 뜻을 전하는 도구이다. 그러므로 들을 사람의 수준과 감정에 맞도록 알맞은 높임과 어조로 또렷하고 공손하게 말해야 한다. 그런데 오만한 마음이 생겨서 상대를 얕잡아보는 태도로 거만하게 말을 한다면, 이는 스스로 인격을 낮추는 일이 되어버린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말을 자신의 기분에만 따라 말을 한다면 아무도 좋아해서 들어 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말할 때는 남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공손하고 정성이 깃든 태도로 말해야 할 것이다.

 

서(書)란 글씨와 문필력을 말한다. 그 사람은 글씨가 곱다고 평가하는 일이 있다. 글씨는 겉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기계적인 연습이나 훈련에 의하여 더 나아질 수 있다. 그러나 문필력은 우선 지식이 있어야 하며, 깊이 생각하고 문장으로써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고, 부단히 오랜 시일을 두고 수련을 쌓아야 가능한 일이다. 고운 글씨를 쓰기 위하여 그리고 문필력을 기르기 위하여 오랜 시일을 두고 한결같은 노력으로 연습과 수련을 쌓는 중에 훌륭한 인격이 형성되어 나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비록 글씨나 문필력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기능을 습득하고 숙련시키기 위하여서는 한결같이 꾸준히 노력하는 습관을 지녀야 할 것이다.

 

판(判)이란 판단력을 말한다. 어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옳고 바르게 판단해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판단을 그르치면 하는 일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옳고 바르게 판단하는 힘을 기르려면 우선 지식이 풍부해야 하고, 여러 가지 일에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하고, 일어난 사태를 자세히 분석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인격주의 지향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폭넓게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많이 쌓으며, 일을 자세히 분석하려고 노력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옳고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특히 성장 단계에 있는 사람은 성장해 가면서 새로운 사람과 대하게 되고, 인간과의 관계를 넓혀가며 사회의 폭을 넓히게 될 터인데, 남을 대하거나 남에게 자신을 보이게 될 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인격을 수양해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인격을 이루는 요소는 매우 복잡하지만 우선은 신, 언, 서, 판이라는 네 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고, 보다 나은 습관을 기르며, 나아가서 자신의 인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생활이 곧 인격주의 지향의 생활을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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