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제주바다 4

추억의 바릇 이야기

추억의 바릇 이야기 2십여 년 전 일이다. 어느 날 내자와 바람을 쐰다고 도두봉 밑 바닷가에 갔었다. 마침 썰물이 때가 맞아서 물이 많이 내렸었다. 내자가 물에 덤벼들더니 게를 잡기 시작하였다. 나도 그저 있을 수 없어 바다로 들어가 잔돌을 헤치며 게도 잡고, 게만이 아니라 썰물에 물이 빠져 가는 대로 바위에 기어 다니는 참보말을 주워 담는다. 뜻밖에 바릇으로 저녁상에는 참게장이며 참보말국이 돈을 많이 들여 사들인 반찬보다 더 융숭한 진미를 이루었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거나 보말(우렁이 종류)을 잡거나 해초를 캐는 일을 제주도에서는 바릇이라 한다. 바릇을 하려면 먼저 물때 곧 조수간만의 차를 잘 알아야 하는데 음력으로 초하루와 보름을 중심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크므로 바릇하기에 좋은 물때가 되는 것이다. ..

단상/단상 2021.06.11

5월 3일, 오늘 명심할 명언

5월 3일, 오늘 명심할 명언 삼밭에서 자라는 쑥은 받쳐주지 않아도 곧아진다. 蓬生麻中, 不扶而直. (荀子 勸學) 봉생마중, 불부이직. (순자, 권학) 가지를 벌이며 자라는 쑥도 빽빽이 곧게 자라는 삼에 끼어서 자라면 받쳐주지 않아도 저절로 곧게 자란다. 곧 사람은 그 자라는 환경이 중요하다. 환경이 인간을 기르는 것이니 훌륭한 사람은 그가 있을 환경을 가려야 한다. * 마중지봉(麻中之蓬)-삼밭에서 자라는 쑥 곧 좋은 환경에서 자란다는 뜻.

오늘의 명언 2021.05.03

고향인 바다의 추억

고향인 바다의 추억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어려서 늘 놀던 곳이 물때가 맞으면 바다 속에 들어가 헤엄도 치고 고기를 낚기도 하며 때로는 한 발 정도의 기다란 작살을 가지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 고기를 쏘기도 했다. 물이 만조가 되었을 때는 숨북이 밭 동산에 앉아서 멀리 바다를 바라다보며 자랐다. 한여름에는 우리 집 주변이 습한 곳이라서 모기가 극성을 부리므로 저녁이 되면 돗자리와 담요를 들고 바닷가로 나가서 넓적한 바위에 잠자리를 잡고 잔잔한 파도치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집으로 돌아온다. 바닷가에는 모기가 없어서 단잠을 잘 수가 있었다. 그것이 인연인지 마음이 울적해지면 바다를 찾는 버릇이 몸에 밴 것 같다. 특히 긴긴 여름날의 하루하루는 시간 보내기가 무척 힘들어 오전에..

단상/단상 2021.04.30

일출봉과 산방산의 잊어버린 설화

일출봉과 산방산의 잊어버린 설화 이십여 년 전 어느 겨울날 동남아 여행길에 나선 일이 있었다. 제일 목적지인 싱가포르를 향하여 김포국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기수를 남으로 돌리자 얼마 없어 항공기 운항안내도는 제주도 상공을 지나갈 것임을 알려주었다. 승무원에게 물으니 이 방향으로 필리핀까지 날아가서 거기서 기수를 싱가포르 쪽으로 돌려 날아간다는 것이었다. 오랜 동안 고향을 떠나 있었던 나는 모처럼의 절호의 기회를 만난 것이다. 반가운 마음과 호기심으로 비행기의 창을 통하여 마치 우주선을 타고 멀리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바라보듯이 눈을 밝혀 지상을 내려다보았다. 마침 겨울철이지만 하늘이 맑아서 한반도 끝자락의 많은 섬들이 다닥다닥 보이는가 하더니, 어느새 망망대해에 고구마 같은 모양의 제주도가 한 눈에 들어..

단상/단상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