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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98, 추사--허혼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3. 06:06


98. 秋思(추사)

                                                        


 당/唐      허혼/許渾


琪樹西風枕簟秋(기수서풍침점추) 

楚雲湘水憶同遊(초운상수억동유) 

高歌一曲掩明鏡(고가일곡엄명경)  

昨日少年今白頭(작일소년금백두) 


--가을 상념-- 

아름다운 나무에 서풍이 불어 대 잠자리는 가을이라 

그립구나, 초나라 구름과 상수에서 함께 놀던 일 

한 곡조 소리 높이곤 거울을 가리니

어제 소년이 오늘은 흰머리 되었구나. 


*기수(琪樹)-옥 같이 아름다운 나무. *서풍(西風)-가을바람. *침점(枕簟)-베개와 대자리. *기(琪)-옥 이름. *점(簟)-대자리. *초(楚)-초나라. *상(湘)-물. *상수(湘水)-상강. *초운상수(楚雲湘水)-호남성 근처의 절경. *억(憶)-생각하다. 기억하다. *엄(掩)-가리다. *경(鏡)-거울. *백(白)-희다. *두(頭)-머리.


감상

  아름다운 나무에 가을바람이 불어 베게나 대자리에도 가을 기운이 감돈다. 일찍이 초나라의 구름과 상강의 흐름에 함께 놀던 벗들이 그리워지는구나. 소리 높여 한 가락 노래를 부르고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고는 거울을 가려버렸다. 왜냐하면 어제는 홍안 소년이었는데, 오늘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버려서 처량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제 4구에서는 작일(昨日), 소년(少年), 금(今), 백발(白髮) 등 일상용어를 썼는데도 훌륭한 시적 여운을 낳게 한다.


작자

허혼(許渾)(791?-854?)

  만당(唐) 시대의 시인으로서 자는 용회(用晦), 중회(仲晦), 윤주단양(潤州丹陽)(강소성/江蘇省) 사람이다. 832년에 진사(進士)에 급제하여 태평(太平)(산서성/山西省) 현령(縣令)을 역임하였으나 병으로 파직되었다. 후에 윤주사마(潤州司馬)가 되었고, 감찰어사(監察御史), 우부원외랑(虞部員外郞), 목주(睦州)(절강성/浙江省), 영주(郢州)(호북성/湖北省) 등의 자사(刺史)를 역임하다가 신병으로 관직을 물러났다. 윤주(潤州)의 정묘간(丁卯澗) 촌장(村莊)에 은거하였다는 뜻으로 그 논집(論集)을 《정묘집(丁卯集)》이라 하였다. 허혼은 만당 전반기의 대표적인 시인의 한 사람으로 회고시에 뛰어난 작품을 남기고 있으며, 자연의 정취를 즐기는 사람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비분강개하는 정열을 가진 시인이기도 하였다. 그의 시에는 흔히 등고회고편(登高懷古編)이 있으며, 은거하여 자연과 벗하는 일반 문인들과는 이질적인 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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