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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100, 기황기부-황정견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3. 05:57


100. 寄黃幾復(기황기부)



북송/北宋     황정견/黃庭堅


我居北海君南海(아거북해군남해)

寄雁傳書謝不能(기안전서사불능)

桃李春風一杯酒(도리춘풍일배주)

江湖夜雨十年灯(강호야우십년정)

持家但有四立壁(지가단유사립벽)

治病不蘄三折肱(치병불기삼절굉)

想得讀書頭已白(상득독서두이백)

隔溪猿哭瘴煙藤(격계원곡장연등)


--황기부에게 부치노라--

나는 북해에 살고 그대는 남해에

기러기 편에 편지 전하려다 못해 미안하이

그리워라 복숭아, 자두나무 아래서 봄바람에 기울이던 한 잔의 술

강호에 내리던 밤비 십 년의 등불

집은 가졌으되 사방을 벽으로 가렸을 뿐

지병을 고치기 위해 수고로움을 구하지 않고

생각하니 책은 읽을 것이나 머리는 이미 백발이리.

골짜기 사이 두고 원숭이는 울고 등나무엔 독기 품은 연기 자욱하리.


*황기부(黃機復)-작자의 어린 때 친구. *북해(北海)-작자가 덕평현(德平縣) 지사(知事)로 있는 곳 발해만. *남해(南海)-황기부가 지사로 있었던 사회현(四會縣)(광동성/廣東省) *기안전서(寄雁傳書)-기러기에게 편지를 부탁함. 소무(蘇武)의 고사와 관련됨. *사립벽(四立壁)-가구가 없는 벽뿐인 집 곧 빈한함. *치병불기삼절굉(治兵不蘄三折肱)-여전한 빈한한 생활. *장연(瘴煙)-독기를 품은 연기.  * 거(居)-살다. *기(寄)-부치다. *안(雁)-기러기. *전(傳)-전하다. *능(能)-잘하다. *도(桃)-복숭아. *리(李)-자두. 오얏. *호(湖)-호수. *정(灯)-등불. *지(持)-가지다. *단(但)-다만. *유(有)-있다. *벽(壁)-벽.* 사(謝)-끊다. *굉肱)-팔뚝. *기(蘄)-구하다. *두(頭)-머리. *이(已)-이미. *격(隔)-떨어지다. *계(溪)-골짜기. *원(猿)-원숭이. *곡(哭)-울다. *장(瘴)-풍토병.  *등(藤)-등나무.


감상

  나는 북해의 바닷가에 있고, 자네는 남해의 해변에 있다. 나는 기러기에게 부탁하여 편지를 보내려 했는데, 그것도 하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네. 두 사람이 젊었을 때 봄바람이 부는 복숭아와 자두나무 밑에서 나누던 술 한 잔이 생각나는구나. 그로부터 십 년이 되는데, 고향에 내리던 그 밤비, 그리고 그 등불은 지금도 그대로 켜져 있겠지. 지금 나는 집은 가졌다 하지만 사방이 벽만 둘렀을 뿐 가구도 없는 빈한한 생활을 하고 있다네. 자신의 무릎을 세 번이나 굽힐 정도의 괴로움을 겪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 집인데 자네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머리는 벌써 희어지고, 독서에 열심이겠지. 독기 품은 대안의 등나무에 기대어서 우는 원숭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말일세.

  이 시의 특징은 3, 4구에서 <도리(桃李)> <춘풍(春風)> <일배주(一杯酒)> <강호(江湖)> <야우(夜雨)> <십년정(十年灯)> 등 명사만을 배열하고서 설명이 없는 점인데, 이로써 여운을 느끼게 하는 수법이다. 4구에서 <강호야우>는 옛날을 회상함이며 <십년정>은 현재를 가리키고 있는데 십 년이란 실제의 시간이 아니고 헤어져 있었던 기간을 나타냄이며, 등불처럼 우정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타나 있다고 할 수 있다.


작자

황정견(黃庭堅)(1045-1105)

  북송(北宋)의 시인이다. 자는 노직(魯直), 호는 산곡도인(山谷道人). 부옹(涪翁), 시호는 문절선생(文節先生)이다. 홍주분녕(洪州分寧)(강서성/江西省) 사람이다. 23세에 진사(進士)에 급제한 후 국자감 교수(國子監敎授)를 거쳐 각지의 지방관리를 역임하였다. 1086년에 비로소 중앙관직에 취임, 교서랑(校書郞)이 되어 국사편찬(國史編纂)에 종사하였다. 1095년 왕안석(王安石)의 신법당(新法黨)이 부활됨과 동시에, 구법당(舊法黨)인 그는 신법을 비난하였다는 죄목으로 검주(黔州)(사천성팽수현/四川省彭水縣)에 유배되었다. 1100년에 사면 복직되었으나, 1102년에 다시 무고를 당하고 의주(宜州)(광서성의산현/廣西省宜山縣)에 유배되어, 그 곳에서 병사하였다. 시문은 소식(蘇軾)한테서 배워서 진관(秦觀), 장래(張來), 조보지(晁補之)와 함께 소문사학사(蘇門四學士)라 일컬어졌었다. 시인으로서의 명성이 높았으며, 스승인 소식(蘇軾)과 나란히 송대(宋代)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힌다. 그의 시는 고전주의적인 작풍을 지녔으며, 학식에 의한 전고(典故)와, 수련을 거듭한 조사(措辭)를 특색으로 한다. 강서파(江西派)의 시조로 꼽히며, <예장황선생문집(豫章黃先生文集)>30권이 있다. 서(書)에서는 채양(蔡襄), 소식(蘇軾), 미불(米芾)과 함께 북송(北宋)의 4대가(四大家)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진다. 글씨는 단정하지만 일종의 억양(抑揚)을 지녔으며, 활력 있는 행초서(行草書)에 뛰어났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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