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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九月九日憶山東兄弟

간천(澗泉) naganchun 2013. 9. 17. 16:07

 

九月九日憶山東兄弟

(9월9일억산동형제)

 

 

당 / 왕유(王維)

 

 

 

 

獨在異鄕爲異客(독재이향위이객)

毎逢佳節倍思親(매봉가절배사친)

遙知兄弟登高處(요지형제등고처)

徧插茱萸少一人(편삽수유소일인)

 

9월 9일 중양절에 산동의 형제를 생각하며

 

홀로 타향에서 나그네 신세 되니

명절을 당할 때마다 고향생각 더욱 난다.

아득히 멀리서 아노라. 형제들이 산에 오르는 것을

모두 수유를 머리에 꽂고 놀 터인데 나는 혼자임을 감추노라.

 

憶山東兄弟-고향의 형제에게 생각을 부치노라. *억(憶)-시공을 넘어 생각한다. *산동(山東)-산서성의 한 고을(고향). 산의 동쪽 *독재(獨在)-혼자 있어서 ・*이향(異鄕)-타향. *위이객(爲異客)-나그네 되다. *위(爲)-되다. *가절(佳節)-명절. *매봉(毎逢)-만날 때마다. *요지(遙知)-멀리서 안다. *등고처(登高處)-산에 오른다. *등고(登高)-높은 곳에 오른다. *편(徧)-두루, 골고루. *삽(挿)-꽂다. *수유(茱萸)-수유꽃. *소일인(少一人)-혼자임을 감춘다.

 

감상

 

중국 사람들은 9월 9일을 중양절(重陽節)이라 하여 산에 오르는 풍속이 있다고 한다.

추석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명절이다. 모두가 고향을 찾아 선산에 성묘하고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조상께 차례를 드리고 제각기 사는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서로 격려하고 힘을 얻게 하는 즐거운 명절이다. 그런데 멀리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고향을 찾아갈 수 없는 신세라면 얼마나 고향의 부모님과 형자가 그리우랴. 가족들이 모인 그 단란한 속에 내가 없음을 알아줄 것인가. 혼자 객지에서 외로움을 달래노라.

제일구 첫머리에 타향에 있음을 나타내고 제4구에서는 홀로 있음을 견딘다는 기개가 엿보인다. 곧 지금 나는 홀로 타향에 있지만 고향에 간 기분으로 나를 달래며 외로움을 견디노라 하는 기개를 볼 수 있다.

 

작자

왕유(王維) (701-761)

 

당나라 성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마힐(摩詰), 태원(太原)(산서성/山西省) 사람이다. 시선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백(李白)과 시성이라고 일컬어지는 두보(杜甫)와 함께 성당 삼대시인으로 헤아려진다. 왕유는 경건한 불교 신자로서 시에 불교적 색채가 짙어서 시불(詩佛)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신동이라 일컬어질 만큼 시, 음악, 서, 회화 등에서 재능을 발휘하였다. 15세에 과거 준비를 위하여 장안에 올라가서 21세에 진사가 되어 20년간 관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비교적 평온하게 살았는데, 755년 안록산의 난으로 반군에 붙잡혀 강제로 벼슬을 하게 되었는데, 반란이 평정된 후에 반군의 벼슬을 하였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으나 아우인 진(縉)의 탄원으로 관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가볍게 처리되었다.

그 후 상서우승(尙書右丞)이라는 높은 지위의 벼슬까지 하였다. 그리하여 왕우승(王右丞)이라고도 불리며, 이백과 같은 해에 태어났고, 맹호연과 병칭되는 자연시파의 거두이다.

43세에서 58세까지를 은둔기라 하는데, 본래 한적한 생활을 좋아하여 30세경에 아내와 사별하고 일생을 독신으로 지내면서 종남산(終南山)에 별장을 짓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탐닉했다. 남종화(南宗畵)의 비조로 일컬어지며, 절대 다수의 시는 전원생활과 산수풍경을 소재로 썼고, 색채이미지와 선의 이미지를 시에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며 찰나적인 자연의 인상에 뛰어났다. 불교의 선리(禪理)에도 능통하여 불가어(佛家語)를 삽입한 시도 많고 시속에 화경을 넣어 공간과 동작 활용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였다. <왕우승집(王右丞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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