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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내일은 쾌청하다

간천(澗泉) naganchun 2020. 5. 25. 14:22

내일은 쾌청하다

인생은 고해다.(人生苦海)”란 말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괴로움이 끊이지 않은 이 세상을 거친 파도가 끊이지 않은 바다에 비유한 말이다.

산다는 것은 만만치 않다. 물가는 오르고 살림은 졸아들기만 한다. 게다가 직장이나 조직 속에서 상사와의 눈에 보이지 않은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가족들 사이에 걱정거리가 그치지 않는다. 이런 것이 곧 인생은 고해라는 말이 생기게 된 이유가 아닐까.

하기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하듯이 생각하기에 따르겠지만, 보통은 걱정이 없는 사람이란 없을 것이다.

 

이처럼 걱정이 있을 때는 하늘을 보라.

나는 여러분에게 하루에 한 번쯤은 하늘을 쳐다보기를 권하고 싶다.

나는 요즘 매일 아침 다섯 시 반이면 집을 나서서 이도지구를 한 시간 정도 걷는다. 걷는 것이 운동이 되기도 하지만 아침의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다.

쾌청한 하늘에 아침 햇살을 받은 채운이 흘러가고 한라산 위로 멀리 비행기가 날아갔던 자취가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비행기가 하얀 궤적을 남기며 날아가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동남아의 어느 도시에서 자정쯤에 출발하여 서울로 가는 비행기일 것이다. 그 도시의 풍경들이나 그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의 여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상상하며 가슴에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맑은 마음으로 하루를 출발한다.

 

하늘이 언제나 맑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검은 구름이 하늘 가득히 덮어 꼼짝도 하지 않는 아침도 있다. 그러나 바람 따라 구름이 흘러가는 사이사이에 푸른 하늘을 볼 수도 있고 구름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비구름과 바람이 몰아치고 우레와 번개를 치는 날도 있다.

태풍이나 회오리바람 같은 무서운 현상도 저 하늘에서 일어난다.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현상을 일으키는 곳이 하늘이다. 언제나 쾌청한 하늘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내일은 쾌청한 하늘을 볼 수가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은가 하고 생각해 보라. 내일은 쾌청하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자연으로부터 떨어진 도회에서 살고 있으면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기 쉽다. 그럴 때 눈이 시릴 듯이 투명한 파아란 하늘빛, 하염없이 떠가는 하얀 구름, 뺨을 스치는 바람 등이 상한 마음을 치유해주고 미래의 희망찬 계시를 준다.

하루에 한 번쯤은 하늘을 우러러 쳐다보고 싶다.

그제는 먹구름이 드리워지더니 어제는 그냥 흐리고 오늘은 간간이 하늘이 보인다. 그러나 내일은 하늘이 쾌청할 것이다. 나만이 걱정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누구나 걱정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하고 생각해보라.

자기 주변의 인간관계만을 보고 오늘의 곤경만을 생각하여 스트레스를 느끼기보다 구름이라도 쳐다보는 것이 정신위생에 좋을 것이다. 한 번만이라도 자연의 광대함 신비스러움을 느끼는 것으로 자신을 인간세계의 어수선함, 걱정, 한탄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싶다.

 

무변광대한 이 우주의 한 점인 지구에서 유구한 인류의 역사 속의 찰나를 사는 우리로서 인생불만백인데 상회천세우(人生不滿百,常懷千歲憂)이리오. 곧 백 살도 못 사는 인생을 항상 천 년의 걱정을 품고 살 필요가 있으리오.

내일은 쾌청하다.”는 말은 미래는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작은 일에 마음 꺼리지 말고, 시원하게 마음을 맑게 하여 살아가자는 것으로 나의 제언이기도 하다. 짧은 인생 자그만 내 몸이지만 이쯤의 파도에 난파해서 될 것인가. 내일에 희망을 걸고 살아야 하리라. 그것이 나의 육신과 정신 건강의 비결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