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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 보따리/일화 보따리

대왕 원숭이와 악어

간천(澗泉) naganchun 2013. 2. 27. 05:08

 

대왕 원숭이와 악어

 

 

옛날 큰 강가에서 대왕 원숭이가 혼자 살고 있었다. 그 강 가운데에는 망고나 빵 같은 맛있는 과일이 많이 달리는 과실나무가 무성했다. 대왕 원숭이는 강 이쪽에서 뛰어 그 섬의 바위를 발판삼아서 작은 섬으로 가곤 하였다. 거기서 여러 가지의 과일을 따 먹고 저녁이 되면 같은 방법으로 바위를 발판으로 삼아 뛰어서 강가 자기 집으로 가곤 하였다.

한편 그 강에는 악어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악어 부인이 대왕 원숭이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나는 듯이 뛰어 가는 것을 보고 이 대왕 원숭이의 염통 고기가 먹고 싶어졌다.

마침 그 때 악어 부인은 임신 중이라서 원숭이의 염통 고기가 먹고 싶어졌던 것이다.

 

악어 남편은 부인이 대왕 원숭이의 염통 고기가 먹고 싶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저녁에 그 대왕 원숭이가 돌아갈 때 잡자.“하고 머리만 내밀고 바위 위에 누워있었다.

대왕 원숭이는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저녁이 되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고 작은 섬 바위에 올랐다.

“지금 이 바위는 여느 때보다 높아 보이는데 어쩐 일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이 강은 물이 줄지도 않았고 불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바위는 커 보인다. 아마도 악어가 나를 잡으려고 누워있는 것이다.” 생각하고 바위를 향하여 말하였다.

“이 바위야!” 하고 세 번이나 말하였으나 대답이 없었다.

“바위야 오늘은 어째서 대답을 하지 않는 거야.” 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던 악어 남편은 늘 바위는 대답을 했던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하여

“야! 원숭이야 무엇이냐?”

“너는 누구냐?” “나는 악어다.”

“너는 어째서 거기에 누워있는 것이냐?”

“너의 염통 고기가 먹고 싶어서이다.”

 

그 말을 듣고 원숭이는 나는 이제 달리 갈 길이 없다. 이놈을 속이지 않으면 내가 죽게 되었구나 생각하였다. 그래서 말하기를

“친구야 악어야. 나는 너에게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너의 입을 벌리고 내가 너에게 가까이 가거든 나를 잡아라.” 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악어의 눈은 입을 벌리면 감겨버린다. 악어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입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 대왕 원숭이는 악어의 눈이 감기자 눈을 감고 누워있는 악어를 밟아서 힘껏 뛰어서 강가로 건너갔다.

악어가 눈을 떠 보니 대왕 원숭이는 강 건너에서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본생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