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잃어버린 도시 2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발견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동부의 산악 지대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실크로드의 도시 두 곳이 발견되었다.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잇는 총 길이 6,400km 이상의 주요 무역로인 실크로드는 기원전부터 1,500년 이상 동안 사용되어 왔으나, 주로 평탄한 저지대의 도시들을 연결하는 것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사실은 해발 2,000m 이상의 험난한 고지대에서도 많은 사람이 거주하며 도시가 기능하고 있었던 것이다.
1, 실크로드에 존재했던 두 도시
6세기에서 11세기에 걸쳐 번영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적들은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발견되었다.
이보다 더 높은 지역에 사람들이 거주하는 도시는 현재 페루의 쿠스코나 티베트의 라사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새롭게 발견된 도시 중 하나인 투군브락(영어: Tugunbulak)은 면적이 120헥타르에 이르며, 인구는 수만 명에 달해 당시 우즈베키스탄의 도시 사마르칸트에 필적하는 규모였다고 한다.
또 다른 도시인 타슈브락(영어 : Toshbuloq)은 투군브락보다는 다소 작은 규모이지만, 400기 이상의 무덤이 있는 광대한 묘지가 있으며, 그 중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교도의 무덤도 포함되어 있어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두 도시는 8세기에서 11세기에 걸쳐 강력한 튀르크 왕조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번영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2, 표고 2000m 이상의 고지대에 과거에 도시가 존재했다는 놀라움
연구를 이끈 워싱턴 대학교의 고고학자 마이클 프라체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서에서는 이 지역에 도시가 있었다는 암시가 있었지만, 표고 2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이처럼 대규모 도시가 발견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마이클 프라체티)
이 발견은 산악지대에서 고대 문명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당시 이렇게 대규모로 계획된 요새화된 정착지는 거의 유례가 없었다.
이 발견은 실크로드를 따라 정치와 산업의 중심지가 사마르칸트와 같은 잘 알려진 도시뿐만 아니라 접근이 어려운 산악지대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했음을 증명한다.
기존의 실크로드 지도에서는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교역로가 중앙아시아의 산악 지대를 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역의 목적지인 도시는 사마르칸트나 타슈켄트처럼 번성하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관개 시설과 경작지를 갖춘 저지대에 위치한 것으로 여겨졌다.
투군브락과 타슈브락이 위치한 파미르 산맥은 고도가 높고 험준한 지형이어서 경작에 적합하지 않다.
3, 철광석을 제련하기 위해 고지대에 거주했을 가능성
왜 사람들이 고지대인 투그운브락과 타슈브락에 정착하기로 했을까?
그 목적은 철광석 제련이었다고 여겨진다. 이 지역은 철광석이 풍부하게 산출되었으며, 제련을 위해 불을 지펴야 했기 때문에 강한 바람이 부는 이 고지대가 최적이었다는 설이다.
발굴 조사에서는 철광석을 제련하는 용광로와 같은 것도 발견되었다.
4, 도시 붕괴의 원인
하지만 이 선택이 도시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연구자들은 제기하고 있다.
이곳은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었지만, 철 생산을 우선시하면서 과도하게 벌목을 했다.
그 결과, 산사태와 눈사태가 빈번해져 매우 불안정한 환경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발견은 2024년 10월 23일 자 『네이처』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