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노란 주전자
영화 등에서 와인을 마시는 장면을 보면 병에 든 와인을 뚜껑이 없는 화병 같은 유리병에 옮겨 담아서 다시 와인 잔에 따라 마시는 광경이 나온다.
와인을 자주 대하는 사람들은 흔한 광경일 것이다.
이런 행위를 디캔딩이라 하고, 그 유리 용기 를 디캔더 (decanter) 라고 한다. (*물론 다른 재질도 있을 것이지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너무 길어지니까)
막걸리는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병에 담겨 시판되는 것을 사서 마시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만드는 도가에서나 고급스럽게 포장한 막걸리들은 도자기나 항아리, 사기그릇 재질, 유리 병 등에 담겨 나오는 것도 있다.
하지만 보통 서민들은 플라스틱 병에 담긴 저렴한 막걸리를 바로 잔에 따라서 한 사발씩 마신다.
이것을 노란 작은 주전자에 부어서 따라 마시면 더 맛날 것 같다.
이것이 우리 식 디캔딩이다. 노란 주전자는 좋은 디캔더가 된다.
노란 작은 주전자에 따라서 마시면 잘 섞이고 더 운치가 있어 보인다.
노란 주전자는 조금 찌그러져 있기도 하고.
그냥 플라스틱 막걸리 병을 물구나무 서게 하고 노란 주전자로 옮겨 담는다.
막걸리를 온 몸으로 받아 안은 그 주전자의 작은 부리에서 졸졸 따라지는 막걸리는 사발로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사발을 들고 들이킨다.
캬! 하고 환성을 지르고는 입 주변을 손목으로 훔친다. 몸 속으로 들이켜지지 아니한 한 방울 막걸리는 우리 옷깃에 묻는다.
다들 그렇게 하고 계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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