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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의 고전/장자의 우화

우화 25. 썩은 쥐에 욕심을 내지는 아니한다.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1. 17:29


우화 25. 썩은 쥐에 욕심을 내지는 아니한다.


   장자의 친구인 혜시(惠施)가 양(梁) 나라의 재상으로 있을 때, 장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를 찾아가 만나려 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혜시에게 말하기를 “당신의 친구인 장자가 찾아오는 모양인데, 그가 와서 당신 대신으로 재상이 되려고 할는지도 모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혜시는 장자가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하여 밤낮 3일 동안 장자를 찾아내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 소문을 들은 장자는 어처구니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혜시를 찾아가서 말했다.

“한 가지 야기를 들려주겠네. 옛날 남쪽에 원추(鵷鶵)라는 새가 있었다네. 그대는 그 새를 아는가? 그 원추는 매우 깔끔한 성미를 가진 새라서 아침에 남쪽 바다에서 떠나서 저녁에 북쪽 바다로 날아가는데, 도중에 오동나무가 아니면 쉬지 아니하고, 대나무의 열매(練實)가 아니면 먹지 아니하며, 단물이 나오는 샘물(醴泉)이 아니면 마시지 아니 하네. 원추가 하늘 높이 날아가다 내려다보니 마침 솔개가 썩은 쥐를 얻어 가지고 있었는데 이 때 솔개는 그 썩은 쥐를 빼앗길까 봐 꽥하고 소리를 질렀네. 내가 보기에 그대는 지금 가지고 있는 양 나라의 재상 자리를 소중히 여겨 빼앗길까 봐 걱정하는 모양인데, 양 나라의 재상쯤은 마치 솔개가 잡고 있는 썩은 쥐와 같다네. 내가 그 따위 것을 빼앗을까 봐 걱정하였는가.”하고 혜시를 부끄럽게 하였다고 한다.(장자 외편 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