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구름이가 해를 가두려 해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해의 속절없는 퇴장
구름으로 빙 둘러쳐진 운해
서서히 그 헝겊 보자기 입구를 조이며
해를 오물오물 삼키는 海溝
그 구름 늪 속으로 사라져가는 해 자락
몽글 몽글 구름들이 둥그렇게 스크럼을 짜며
해를 에워싸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암전이 되는 하늘이다
구름이 해를 삼키는,
장마의 서막
해, 그 태양이라는 이글거리는 성질의 해는
힘도 못쓰고
빼꼼이 힘없이
하늘 깊은 저편으로
색 바래고 맥없이 저항도 없이
구름아 해를 놓아줘
이윽고 셔터 조리개가 닫히고
드리워지는 회색 하늘
연이어
금세라도 무대로 쏟아져 들어올 기세로
군무를 준비하는 백조의 호수 발레리노들의 빠른 발동작처럼
대기 중인 물방울들
발 동동 구르며
그렇게 비, 세차게 쏟아질 채비를 마치고 신호 기다리는
언제 그칠지 모르는 장맛비 교향곡
그런 장마의 서막
'나의 이야기 > 새 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고창신 갤러리 - 여름 오두막 2 (0) | 2018.07.15 |
---|---|
온고창신 갤러리 - 여름 오두막 (0) | 2018.07.10 |
온고창신 갤러리 - 과일 한 가득 (0) | 2018.06.02 |
[스크랩] 놀라운 자연의 신비 (0) | 2018.05.21 |
[스크랩] 제주비경 (JeJu Island) (0) | 2018.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