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과학자
57. 도모나가 신이치로(朝永 振一郎, 1906-1979). 이야기.(4/4)
구리꼬미이론
당시 물리학계에서는 전자의 질량은 실험으로 측정되는데 양자역학의 이론에서 전자의 질량을 계산하면 <무한대>라는 결과가 유도되어 계산할 수 없게 되어 많은 연구자가 골머리를 앓게했었다.
신이치로는 이론에서 얻어지는 질량과 전하의 값을 실측치로 치환하면 모든 물리량에 유한치를 주어 계산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의하여 양자역학이 안고 있던 모순은 해소되었다.
신이치로는 이 <구리꼬미 이론>을 1947년에 발표하여 물리학계에 충격을 주었다.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유가와 히데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전기 제조업체에 취직했는데, 같은 시기에 도쿄공업대학 석사 과정을 마친 친구가 있었다. 그는 기술자라기보다는 학자에 가까웠고, 그 후 대학의 조교수로 옮겼다. 그가 대학 시절에 들은 소문이 있었다. ― 물리학자 도모나가 싱이치로(朝永振一郎) 박사는 어떤 어려운 문제도 거뜬히 풀어내며, 풀 수 없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수학 문제도 아닌데, 보통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과 감탄만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주변’이란, 박사라면 노벨상도 가능하리라 여겨지는 두뇌 집단을 가리킨다.
1965년, 도모나가 신이치로 박사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는데, 그 대상이 된 업적이 바로 ‘재규격화(くりこみ) 이론’이었다. 당시 양자역학의 세계에는 계산 결과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난제가 있었다. 재규격화 이론은 그것을 회피하는 방법이었다. 무슨 문제든지 척척 풀어내는 그의 천부적 재능은, 마침내 양자역학의 역사적 난제까지 해결해 버린 것이다.
대학 시절 양자역학 수업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이미 해결된 것들뿐인데도,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똑같이 인간인데,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도모나가 박사의 재능이 컴퓨터형보다는 추상적 사고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재능이 단순히 추상적 사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전기 제조업체는 창립 기념일에 도모나가 신이치로 박사를 초청하여 강연을 열었는데, 그 당시의 기록 영상을 볼 기회가 있었다. 여유로운 말투, 세련된 농담을 곁들인 재치 있는 내용, 정말 훌륭한 강연이었다. 진정 머리가 좋은 사람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것일까.
일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는 제3고등학교, 교토제국대학에서 도모나가 신이치로 박사와 동급생이었던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박사였다. 그의 자서전에는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그 안에는 도모나가 싱이치로 군, 다다 마사타다(多田政忠)군, 고호리아키라(小堀憲)군 등이 있었다. 모두 뛰어난 학생들이라는 것은, 역학 연습 문제를 풀 때 잘 알 수 있었다. 특히 도모나가 군은, 내가 그때까지 알던 어떤 친구보다도 머리가 뛰어나다는 것을 나는 즉시 알 수 있었다.”
유카와 박사는 ‘중간자(메손)’의 존재를 예언한 이론 물리학자였다. 당시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과 중성이 왜 서로 끌어당기는지 알 수 없었다. 전기적으로 양성자는 플러스, 중성자는 중성이므로 전기력 때문은 아니었다. 또한 끌어당기는 힘은 중력보다 크므로 중력 때문도 아니었다. 이 새로운 핵력을 매개하는 존재로서 중간자를 예언한 것이 유카와 박사였다. 그리고 이 대담한 가설은 중간자의 발견으로 참으로 입증되었다. 그런 유카와 박사가 저런 찬사를 보냈을 정도니, 도모나가 박사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최근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늘고 있다. 대규모 장치를 사용한 실험 과학 분야의 수상이 많아, 때로는 학자 본인보다 그 장치를 개발한 제조업체가 상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물론 장치를 고안하고, 그것을 사용하여 발견에 이른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유카와 박사와 도모나가 박사의 시대에는 일본이 아직 가난하여 값비싼 실험 장비를 갖출 수 없었다. 따라서 머리와 종이, 연필만으로 세계에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 즉, 순수한 이론 물리학. 그 세계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이 바로 도모나가 박사와 유카와 박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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