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 고전과 교양을 아우르는 지식의 큐레이션. 호기심 깨우고 탐구의 불씨를 지펴, 미래을 내다보는 통찰 제공
온고창신 溫故創新 ongochangsin

인간및 인간관계/생물, 유전

왜 두꺼비는 곤충의 수컷만을 먹을까? (1/4)

간천(澗泉) naganchun 2025. 9. 1. 02:42

왜 두꺼비는 곤충의 수컷만을 먹을까? (1/4)

==두꺼비의 위장이 말해주는, 수컷의 희생이 집단을 구하는 역설적인 자연의 설계==

 

두꺼비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계절이다. 삼나무와 편백나무 꽃가루가 대량으로 날리며 내 눈과 코를 집요하게 공격한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우울해진다.

 

하늘을 노랗게 물들일 만큼 엄청난 양의 꽃가루는 인간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낭비된다. 물론, 이는 자연선택의 결과로, 꽃가루를 많이 퍼뜨리는 개체가 더 많은 자손을 남겨왔기 때문이다.

 

생태계에는 어마어마한 낭비가 존재한다. 이번에는 생물이 만들어내는 낭비와 그 낭비가 가져오는 효과에 대해 생각해보자.

자레드 다이아몬드의 인간의 성은 왜 기묘하게 진화했는가(소우시샤)에서는 인도네시아 아체의 수렵채집민 남녀의 행동 차이가 묘사되어 있다. 남성은 사냥을 나가도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은 매일 야자열매를 까서 확실히 전분을 얻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칼로리 공급량에서 남성을 능가한다.

남성의 사냥은 언뜻 보기에는 낭비이고 비효율적인 행동처럼 보이지만, 큰 사냥감을 잡으면 마을 사람들과 나누기 때문에 마을 사회의 안정에 기여한다. 또한 사냥이 일종의 순찰역할도 겸한다는 설도 있다.

 

1, 두꺼비에게 잡아먹히기 쉬운 건 수컷일까 암컷일까?

 

곤충의 수컷과 암컷 사이에도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 포스닥 시절 조사하던 미야케섬에서는 두꺼비(아즈마히키가에루)가 국내 이입종으로 침입해 있었고, 매일 밤 수많은 두꺼비가 도로 위를 돌아다녔다.

그들이 무엇을 먹는지 알고 싶어 위 속을 조사해 보니, 하늘소나 풍뎅이 잔해가 다수 나왔다. 그 대부분은 수컷이었다.

일본의 장수풍뎅이도 암컷보다 수컷이 포식자인 큰부리까마귀나 너구리에게 더 많이 잡아먹힌다고 한다.(Kojima et al. 2014).

이처럼 포식자에게 잡힐 위험이 높은 이유는, 수컷이 짝짓기 상대를 찾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집단 내에서 수컷이 많이 희생되더라도 살아남은 소수의 수컷이 여러 암컷과 교미할 수 있기에, 다음 세대의 개체 수는 크게 줄지 않는다. 반면 암컷이 줄면 알을 낳는 개체가 줄어들어 다음 세대는 크게 감소하게 된다.

단순히 보면 수컷은 암컷을 찾으려다 위험을 무릅쓰는 셈이지만, 수컷과 암컷의 행동 차이에는 다른 의미도 있을 것이다. 미야케섬에서 두꺼비를 잡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