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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역사의 수수께끼

폼페이에서 밝혀진 고대 로마 콘크리트의 비밀(2/3)

간천(澗泉) naganchun 2026. 1. 27. 03:16

폼페이에서 밝혀진 고대 로마 콘크리트의 비밀(2/3)
==2000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는 자기 치유 기능==

 

 

역사 교과서와 충돌하는 가설

 

마시치 부교수는 이 특이한 석회 덩어리를 만들기 위해 로마인들이 ‘생석회(Quicklime)’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생석회는 물과 섞이면 격렬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고열을 발생시킨다. 이 ‘열혼합(핫 믹싱)’ 과정을 거치면 석회가 완전히 녹지 않고, 바로 그 ‘하얀 덩어리’ 형태로 콘크리트 내부에 남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이 가설이 기원전 1세기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라틴어:Marcus Vitruvius Pollio,BC80-15)가 저술한 건축의 바이블 『건축십서(De architectura)』의 기록과 정면으로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석회는 미리 물과 섞어 반죽 상태(소석회)로 만든 뒤 다른 재료와 혼합한다”고 적혀 있다. 즉, 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리한 후 사용하는 것이 당시의 상식이었던 셈이다.

“저는 비트루비우스를 깊이 존경하기 때문에, 그의 기록이 부정확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마시치 교수의 연구 결과는 역사적 문헌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었던 것이다.

 

폼페이의 벽이 밝힌 진실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바로 폼페이에서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서기 79,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매몰된 도시 폼페이에서 고고학자들이 가동 중이던 건설 현장을 발굴해 낸 것이다.
그곳에는 막 벽을 세우려던 도구와 재료들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남아있는 도구와 재료

 

마시치 부교수 연구팀이 현장에 남아 있던 재료 더미를 분석한 결과, 결정적인 증거가 드러났다.
물과 섞기 전의 건조한 재료 더미 속에, 화산재와 함께 생석회조각이 그대로 섞여 있었던 것이다.

이는 로마인들이 문헌에 적힌 대로 석회를 물에 개어 반죽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건조한 생석회를 직접 섞는 열혼합을 실제로 사용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MIT 지구·행성과학과의 크리스틴 베르그만Christian StanfordBergman) 부교수와 협력해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 석회가 비트루비우스가 언급한 소석회가 아니라 열혼합에서 유래한 것임도 확인되었다.

, 건축십서에 기록된 방식과는 다른 제조법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새로 발굴된 유적에 남아 있는 고대 폼페이의 벽. 마시치 부교수는 여기서 조성 분석(오른쪽 중첩 이미지)을 적용해, 고대 로마인들이 수천 년을 견뎌온 콘크리트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