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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명심보감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1. 18:46

한글 명심보감 


 

머리말

 

  명심보감(明心寶鑑)은 고려 충렬왕(忠烈王1236~1308) 때 문신이었던 추적(秋適) 선생이 중국의 오랜 고전에서부터 송(宋)대에 이르기까지의 문헌에서 금언(金言), 명구(名句)를 모아 편찬한 책으로서 일찍이 청소년 교육을 위하여 널리 읽혀온 고전입니다. 중국의 고전이라 하면 유가의 사서오경만을 생각하기 쉬우나 이 명심보감에는 유불선 각 분야의 사상을 담은 명언, 명구가 실려 있어서 동양의 정신세계를 쉽게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며, 한자 한문을 익히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좋은 교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문화, 그리고 전통과 현대의 혼효로 갈등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한 번 읽어주시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원래 명심보감은 19편으로 되어있는 것을 후대 학자가 증보. 팔반가. 효행. 염의, 권학 등 5편을 덧붙였는데 여기서는 원래의 19편을 성심편을 상하로 나누어 모두 20편으로 하고 후대 학자들에 의하여 증보된 것 5편을 합해서 모두 25편으로 편성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편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편명에 간단한 풀이를 하였습니다.

  여기서는 명심보감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원문을 빼고 현대어로 고쳐서 폈습니다. 원문을 읽고자 하시는 분은 원문을 찾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차례

 1. 착한 일을 계속하라- 계선편(繼善篇)

 2. 천명을 두려워하라-천명편(天命篇)

 3. 천명을 따르라.-순명편(順命篇)

 4. 부모에 효도하라-효행편(孝行篇)

 5. 스스로를 바르게 하라-정기편(正己篇)

 6. 분수를 지켜라.-안분편(安分篇)

 7. 제 마음을 다잡아라.-존심편(存心篇)

 8. 성품을 경계하라. -계성편(戒性篇)

 9. 배움에 힘써라. -권학편(勸學篇)

10. 자녀를 훈계하라. -훈자편(訓子篇)

11. 마음을 살펴라-성심편상(省心篇上)

12, 마음을 살펴라-성심편하(省心篇下)

13. 교육을 바로 세워라-입교편(立敎篇)

14. 나라를 다스리려면-치정편(治政篇)

15. 집안을 다스리려면-치가편(治家篇)

16. 의로움을 지켜라-안의편(安義篇)

17. 예의를 따르라-준례편(遵禮篇)

18. 고운 말씨를 써라-언어편(言語篇)

19. 벗을 사귀려면-교우편(交友篇)

20. 부인의 행실-부행편(婦行篇)

21, 증보편(增補篇) 

22, 부자간 상반된 마음-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

23, 효도하라-효행편(孝行篇)

24, 염치와 의리에 관하여-염의편(廉義篇)

25, 학문에 힘써라-권학편 (勸學篇)


1. 착한 일을 계속하라.(繼善篇/계선편)

 

1. 

공자가 말하기를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시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을 준다."고 하셨다.

 

2. 

한나라의 소열황제(昭烈皇帝)가 죽을 때 다음 임금(後主)에게 조서를 내려서 말하기를, "비록 작은 착한 일이라 하더라도 행하지 않으면 안 되며, 작은 악한 일이라고 해서 행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소열(昭烈)은 촉한(蜀漢)의 유비(劉備)가 황제가 된 후의 시호

 

3. 

장자가 말하기를, "하루라도 착한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악한 것이 저절로 일어난다."고 하셨다.

 

4.

태공이 말하기를,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를 때 물 본 듯이 주저하지 말며, 악한 것을 듣거든 귀머거리 같이 하라" 또 "착한 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야 하며, 악한 일이란 즐겨하지 말라."고 하셨다.

 

5. 

마원이 말하기를, "한평생 착한 일을 행하여도 착한 것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 악한 일을 행하여도 악은 스스로 남음이 있다."고 하셨다.

*마원(BC.11∼AD. 49) : 후한(後漢)의 장군으로 자는 문연(文淵). 광무제(光武帝)에 의해 복파장군(伏波將軍)으로 임명되어 베트남과 흉노(匈奴) 토벌 등 많은 무공을 세웠고, 그 공으로 신식후(新息侯)에 봉해졌다.  

6. 

사마온공이 말하기를, "돈을 모아 자손에게 넘겨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그 돈을 다 지킨다고 볼 수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그 책을 다 읽는다고 볼 수 없다. 남모르는 가운데 덕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만 못하다."고 하셨다.

*사마온(司馬溫)은 북송(北宋) 때의 명신(名臣)


7. 

경행록에 말하기를,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라. 인생이 어느 곳에서든지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말라. 길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렵다."고 하셨다.

*경행록(景行錄) : 밝고 올바른 행실을 기록한 중국 송나라 때의 책으로 현재 전해지지는 않는다.

 

8.

장자가 말하기를, "나에게 착한 일을 하는 자에게도 내가 또한 착하게 대하고 나에게 악한 일을 하는 자에게도 내가 또한 착하게 대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아니하였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고 하셨다.

 

9. 

동악성제가 훈계를 내려 말하기를, "하루 착한 일을 행할지라도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화는 스스로 멀어진다. 하루 악한 일을 행할지라도 화는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착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에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로 더하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갈리어서 닳아 없어지는 것이 보이지 않아도 날로 이지러지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동악성제(東岳聖帝)는 도교의 신으로 동악대제(東嶽大帝:泰山神)라고도 한다.

 

10. 

공자가 말하기를, "착한 것을 보거든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이 하고 악한 것을 보거든 끓는 물을 만지는 것 같이 하라."고 하셨다.


2. 천명을 두려워하라.(天命篇/천명편)

 

1.

공자가 말하기를, "하늘을 순종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고 하셨다.

 

2. 

강절소선생이 말하기를, "하늘의 들으심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데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다.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3. 

현제께서 말하기를, "인간이 사사로운 말도 하늘은 우레와 같이 크게 들으며, 어두운 방 속에서 마음을 속여도 귀신은 번개와 같이 밝게 본다."고 하셨다.


4. 

익지서에 이르기를 "나쁜 마음이 가득 차면 하늘이 반드시 벨 것이다."고 했다.

*익지서(益智書) 송나라 때의 지혜서


5.

장자가 말하기를, "만일 사람이 착하지 못한 일을 해서 이름을 세상에 나타낸 자는 비록 사람이 헤치지 않아도 하늘이 반드시 죽일 것이다."고 하셨다.

 

6.

오이씨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하늘의 그물은 넓어서 성기기는 하지만 새지 않는다.

 

7. 

공자가 말하기를, "악한 일을 하여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고 하셨다.


3. 천명을 따르라.(順命篇/순명편)


1.

공자가 말하기를, "죽고 사는 것은 천명에 있고 부자가 되고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있다."고 하셨다.

 

2.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하여져 있는데 세상 사람들이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게 움직인다.


3. 

경행록에 이르기를 "화는 요행으로는 면하지 못하고 복은 가히 두 번 다시 구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4.

(운이 좋아)때가 오면 바람이 일어 등왕각으로 보내주지만, 운이 없으면 천복비에 벼락이 친다.


5. 

열자가 말하기를, "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이 있고 벙어리라도 집은 큰 부자요, 지혜 있고 총명하지만 도리어 가난하다. 운수는 해와 달과 날과 시가 분명히 정하여 있으니 계산해 보면 부귀는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천명에 있는 것이다."고 하셨다.

*열자(列子) : 전국시대 초기 도가의 사상가로 이름은 어구(御寇). 列子는 그의 존칭이자 저서(著書)의 이름이다. 황제(黃帝)·노자(老子)의 학문을 바탕으로 하여 지은 <열자(列子> 8권이 있다. 


4. 부모에 효도하라.(孝行篇/효행편)

 

1. 

시에 이르기를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아아 애달프다. 부모님이시어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고 애쓰고 수고하시었다. 그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넓은 하늘도 끝이 없네."라고 하였다.


2. 

공자가 말하기를, "효자가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기거하심에는 그 공경을 다하고 봉양함에는 즐거움을 다 하며 병드신 때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신 때엔 슬픔을 다하며 제사지낼 때엔 엄숙함을 다한다."고 하셨다.


3.

공자가 말하기를, "부모가 살아 계시면 멀리 나가놀지 않으며 노는 것이 반드시 방향이 있느니라."라고 하셨다.

 

4. 

공자가 말하기를, "아버지가 부르시면 즉시 대답하며 머뭇거리지 말고 음식이 입에 있거든 이를 뱉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5.

태공이 말하기를,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한다.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를 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라고 하셨다.

 

6.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는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식을 낳고, 오역하는 자는 오역하는 자식을 낳나니, 믿어지지 않거든, 오직 처마 끝의 물을 보라. 처마 끝에 떨어지는 물방울은 어기고 옮기는 일이 없다.


5. 스스로를 바르게 하라.(正己篇/정기편)


1.

성리서에 이르기를, "남의 착한 것을 보고서 나의 착한 것을 찾고, 남의 악한 것을 보고서 나의 악한 것을 찾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함으로써 바야흐로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2.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 것이다."고 하였다.

 

3. 

태공이 말하기를,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가 크다고 해서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 것이다."고 하셨다.

 

4.

마원이 말하기를, "남의 허물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이다."고 하셨다.

 

5. 

강절소선생이 말하기를, "남의 비방을 들어도 성내지 말며 남의 좋은 소문을 들어도 기뻐하지 말라. 남의 악한 것을 듣더라도 이에 동조하지 말며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곧 나아가 정답게 하고 또 따라서 기뻐해야 할 것이다."

시에 이렇게 말했다.

"착한 사람 보기를 즐거워하며, 착한 일을 듣기를 즐거워하며, 착한 말 이르기를 즐거워하며, 한 뜻 행하기를 즐거워하며, 남의 악한 것을 듣거든 가시를 몸에 진 것 같이 하고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난초를 몸에 지닌 것 같이 하라."고 하셨다.

*소강절(1011~1077) : 송나라 때의 유학자이자 시인으로, 이름은 옹(雍)이고 자(字)는 요부(堯夫), 강절(康節)은 시호이다. 호는 안락선생(安樂先生). 이정지(李挺之)로부터 도가의 도서(圖書)·천문(天文)·역수(易數)를 배워 특이한 수리철학(數理哲學)을 정립하였으며, 이에 의해 우주와 자연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그는 복서(卜筮)의 대가로서 국가의 장래를 예견하였다. 주요저서로는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관물내외편(觀物內外編)》《이천격양집(伊川擊壤集)》《어초문답(漁樵問答)》 등이 있다.

 

6.

나를 착하다고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내게 해로운 사람이요, 나의 나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스승이다.

 

7. 

태공이 말하기를,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더 없는 귀중한 것이 될 것이요. 정성스럽게 하는 것은 이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다."고 하셨다.

 

8. 

경행록에 이르기를, "삶을 보전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자는 이름이 알려지기를 피한다. 욕심을 없게 하기는 쉬우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게 하기는 어렵다."고 하셨다.

 

9.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정하여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에 있고, 몸이 장성함에 이르면 혈기가 바야흐로 강성한지라 경계할 것이 싸움하는데 있으며, 몸이 늙음에 이르면 혈기가 이미 쇠한지라 경계할 것이 탐하여 얻으려는데 있다."고 하셨다.

 

10.

손진인의 양생명에 이르기를 "성내기를 심히 하면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수고로워지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따라 일어난다. 슬퍼하고 기뻐하기를 심하게 하지 말 것이며 음식은 마땅히 고르게 하고 밤에 술 취하지 말며, 첫째로 새벽녘에 성내는 것을 경계하라."고 하셨다.

*손진인(孫眞人) : 손진인에 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진인(眞人)으로 불리어지는 것으로 보아 도가(道家)에 속해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진인은 도가에서 참된 진리를 깨달아 득도(得道)한 사람을 일컫는 존칭이다.

 

11. 

경행록에 이르기를, "음식이 깨끗하면 마음이 상쾌하고 마음이 맑으면 잠을 편히 잘 수 있다."고 하셨다.

 

12.

마음가짐을 착하게 하여 모든 일에 대한다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

 

13. 

근사록에 이르기를, "분을 징계하기를 옛 성인같이 하고, 욕심을 막기를 물을 막듯이 하라."고 하셨다.

*근사록(近思錄) : 중국 송(宋)나라 때의 생활·처세 및 학문[道學] 지침서. 1175년 주희(朱熹:주자)와 여조겸(呂祖謙)이 주돈이(周敦燎) ·정호(程顥) ·정이(程燎) ·장재(張載) 등 네 학자의 글에서 학문의 중심문제들과 일상생활에 요긴한 부분들을 뽑아 14권으로 편집하였다. 제목의 ‘근사’는 논어의 “널리 배우고 뜻을 돈독히 하며,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하면[切問而近思] 인(仁)은 그 가운데 있다”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14. 

이견지에 말하기를,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는 것과 같이하고 바람을 피하기를 날아오는 화살 피하는 것 같이 하며 빈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 밥을 많이 먹지 말라."고 하셨다.

* 이견지(夷堅志) : 12세기 초인 북송 때 홍매(洪邁)란 사람이 편찬한 책으로, 그의 일생 동안에 보고 겪은 신선, 귀신 등 괴이한 내용을 모아서 이야기로 엮은 설화집(說話集)이다. 420권으로 되어 있는데 夷堅(이견)이란 박물군자(博物君子)의 이름이라고 하고, 지(志)는 사물의 변천이나 연혁을 기록한 것을 말한다.

 

15. 

순자가 말하기를,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아니한 일은 그만 두고 다스리지 말라."고 하셨다.

*순자(荀子) : 전국시대 말기인 조(趙)나라의 사상가. 이름은 황(況)이며, 순경(荀卿)·손경자(孫卿子) 등으로 존칭된다. 자하(子夏 : 공자의 제자) 학파에 속하는 유학자이다. 맹자(孟子)가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는 데 대하여 순자는 성악설(性惡說 : 인간의 타고난 性品은 惡한데 그것을 禮와 義를 통해 바로 잡아야 선하게 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한비자(韓非子)나 이사(李斯) 등이 그의 문인이다. 저서로는 《순자(荀子)》가 유명하다


16. 

공자가 말하기를, "모든 사람이 좋아 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며 모든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하셨다.

 

17.

술이 취한 가운데에도 말이 없음은 참다운 군자요, 재물에 대하여 분명함은 대장부이다.

 

18. 

모든 일에 너그러움을 쫓으면 그 복이 스스로 두터워 진다.

 

19.

태공이 말하기를, "남을 알려고 하거든 먼저 자신부터 헤아려 보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기 자신을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이 더러워 지는 것이다."고 하셨다.

 

19. 

모든 희롱하는 것은 이익이 되지 않고 오직 부지런한 것만이 공이 있다.


20.

태공이 말하기를, "남의 외밭을 갈 때에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하셨다.

 

21. 

<경행록>에 이르기를, "마음은 편히 할 수 있지만 몸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도는 즐길 수 있지만 마음은 근심하지 않을 수 없다. 몸은 일을 하지 않으면 게을러서 허물어지기 쉽고, 마음이 근심하지 않으면 황폐하고 음란해져 안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일을 하는 데에서 생겨야 항상 기쁠 수 있고, 즐거움은 근심하는 데서 생겨야 싫증이 나지 않으니, 편안하고 즐거운 자가 근심과 수고로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고 하셨다.

 

22. 

귀로 남의 그릇됨을 듣지 말고, 눈으로 남의 모자람을 보지 말고, 입으로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이것이 군자이다.

 

23. 

채백개가 말하기를,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것은 마음속에 있고, 말은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삼가지 아니할 수 없다."고 하셨다.

 

24.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가 말하기를, "썩은 마무는 다듬지 못할 것이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손질을 못할 것이다."고 하셨다.

 

25. 

자헌원군의 성유심문에서 말하기를, "복은 검소하고 맑은 데서 생기고 덕은 겸손하고 사양하는 데서 생기며, 도는 편안하고 고요한 데서 생기고, 생명은 순수하고 사무치는 곳에서 생긴다.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과실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릇된 것을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결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탐내고 성내지 말며, 몸을 경계하여 나쁜 벗을 따르지 말라.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함부로 하지 말고 내게 관계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임금을 높이어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여 웃어른을 삼가 존경하고 덕이 있는 이를 받들며 어질고 어리석은 것을 분별하고 무식한 자를 꾸짖지 말고 용서하라. 물건이 순리로 오거든 물리치지 말고, 이미 지나갔거든 따지지 말며 몸이 불우에 처했더라도 바라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많고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 놓았어도 편의를 잃는 수가 있다. 남을 손상케 하면 마침내 자기도 손실을 입을 것이요 세력에 의존하면 재앙이 따른다.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키는 것은 기운에 있다. 절약하지 않음으로써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음으로써 지위를 잃는다.

 그대에게 평생을 두고 스스로 경계할 것을 권고하나니 가히 놀랍게 여겨 생각할지니라. 위에는 하늘의 거울이 임하여 있고 아래에는 땅의 신령이 살피고 있다. 밝은 곳에는 삼법이 이어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따르고 있다. 오직 바른 것을 지키고 마음은 가히 속이지 못할 것이니 경계하고 경계하라."고 하셨다.

*자허원군 : 도가(道家)의 사람으로 추정


6. 분수를 지켜라.(安分篇/안분편)

 

1. 

경행록에 이르기를, "넉넉함을 알면 가히 즐거울 것이요, 욕심이 많으면 곧 근심이 있다."고 하셨다.

 

2.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하여도 역시 근심하게 된다."

 

3.

"쓸데없는 생각은 오직 정신을 상할 뿐이요, 허망한 행동은 도리어 재앙만 불러일으킨다."

 

4. 

"넉넉함을 알아 늘 넉넉하면 평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아 늘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다."

 

5.

서경에 말하기를, "가득 차서 넘치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게 된다."고 하셨다.

 

6.

안분음에 말하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고 하셨다.


7. 제 마음을 다잡아라.(存心篇/존심편)


1.

경행록에 이르기를, "밀실에 앉았어도 마치 네 거리에 앉은 것처럼 하고, 작은 마음 다스리기를 마치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가히 허물을 면할 수 있다."고 하셨다.

 

2. 

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혜와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중니는 젊은 나이에 마땅히 제후에 봉해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고 헛되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한 밤중에 근심하게 한다."고 하셨다.

*격양시 : 송나라 때 소옹(소강절)이 엮은 <이천격양집(伊川擊壤集)>에 실려 있다

 

3. 

범충선공이 자제를 경계하여 말하기를, "자신은 비록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책하는 데는 밝고, 비록 재주가 있다 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 너희들은 마땅히 남을 책하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책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을 근심할 것이 없다."고 하셨다.

*범충선공은 북송(北宋)때의 재상으로 이름은 순인(純仁), 자(字)는 요부(堯夫), 시호는 충선(忠宣)으로 범중엄(范仲淹)의 아들이다.

 

4. 

공자가 말하기를, "총명하고 생각이 뛰어나도 어리석은 체 하여야 하고, 공이 천하를 덮을 만하더라도 겸양하여야 하고, 용맹이 세상에 떨칠지라도 늘 조심하여야 하고, 부유한 것이 사해를 차지했다 하더라도 겸손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5.

소서에 이르기를, "박하게 베풀고 후한 것을 바라는 자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고 나서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 계속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소서(素書) : 진(秦)나라 때의 병가(兵家)인 황석공(黃石公)이 장량에게 준 병서. 흔히 <黃石公素書>라고 함  


6. 

"은혜를 베풀거든 그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에 후회하지 말라."

 

7. 

손사막이 말하기를, "담력은 크게 가지도록 하되 마음가짐은 섬세해야 하고, 지혜는 원만하도록 하되 행동은 방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셨다.

*손사막(孫思邈)은 당(唐)나라 때의 사람으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학설에 정통했고 음양(陰陽), 의약(醫藥)에도 뛰어났다고 한다.

 

8,

"생각하는 것은 항상 싸움터에 나아갔을 때와 같이 하고, 마음은 언제나 다리를 건너는 때와 같이 조심해야 한다."

 

9.

"법을 두려워하면 언제나 즐거울 것이요, 나라 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이 된다."

 

10.

주문공이 말하기를, "입을 지키는 것은 병과 같이 하고, 뜻을 막기를 성을 지키는 것 같이 하라."고 하셨다.

*주문공(朱文公)은 주자(朱子)를 말한다. 문(文)은 시호이고 공(公)은 존칭이다.

 

11.

"마음이 남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다."


12. 

"사람은 백 살을 사는 사람이 없건만 부질없이 천년의 계획을 세운다."

 

13 

구래공의 육회명에 이르기를, "벼슬아치가 사사로운 일을 행하면 벼슬을 잃을 때 뉘우치게 되고, 돈이 많을 때에 아끼어 쓰지 않으면 가난해졌을 때 뉘우치게 되고, 재주를 믿고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시기가 지났을 때 뉘우치게 되고, 사물을 보고 배우지 않으면 필요하게 되었을 때 뉘우치게 되고,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깨었을 때 뉘우치게 되고, 몸이 건강했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뉘우칠 것이다."고 하였다.

 

14. 

익지서에 이르기를,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가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게 되지 말 것이며,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허술한 집에서 살지언정, 사고가 있으면서 좋은 집에서 살지 말 것이며, 차라리 병이 없으면서 거친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어 좋은 약을 먹지 말 것이다."고 하였다.

 

15. 

"마음이 편안하면 초가집이라도 안온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16.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을 꾸짖는 자는 온전히 사귈 수 없고, 자기를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고 하였다.

 

17.  

"아침 일찍 일어나면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충효만을 생각하는 자는 남이 비록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하늘은 반드시 알 것이요,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고서 안락하게 제 몸만 보호하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하나 그의 자손은 어찌 될 것인가?"

 

18.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버이를 섬긴다면 그 효도를 극진히 할 수 있을 것이요, 부귀를 보전하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든다면 그 어느 때나 충성되지 않음이 없을 것이요.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망한다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온전히 사귈 수 있을 것이다."

 

19.

"네 꾀가 옳지 못하면 후회한들 어쩔 수 없으며, 너의 소견이 훌륭하지 못하면 가르친들 무엇이 이로울 바 있으리오, 자기 이익만 생각하면 도에 어그러지고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을 멸하게 된다."

 

20.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없어진다."


8. 성품을 경계하라.(戒性篇/계성편)

 

1.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번 기울어지면 가히 돌이킬 수 없고 성품이 한번 놓이면 바로 잡을 수 없을 것이니 물을 잡으려면 반드시 둑을 쌓아야 되고 성품을 옳게 하려면 반드시 예법을 지켜야 된다."고 하셨다.

 

2. 

"한 때의 분한 것을 참으면 백날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


3.  

“참고 또 참으며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참지 못하고 경계하지 않으면 작은 일이 크게 된다."

 

4. 

"어리석고 똑똑하지 못한 자가 성을 내는 것은 다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 위에 화를 더하지 말고 다만 귓전을 스치는 바람결로 여겨라. 장점과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따뜻하고 싸늘한 것은 곳곳이 같으니라. 옳고 그름이란 본래 실상이 없어서 마침내는 모두가 다 빈 것이 된다."


5.

자장이 떠나고자 공자께 하직을 고하면서 말하기를, "몸을 닦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그 으뜸이 되느니라." 자장이 말하기를, "어찌하면 참는 것이 되나이까?" 공자가 말하기를,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 나라를 이룩하고,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하고,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할 수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깎기지 않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다."고 하셨다.

 

6. 

자장이 물었다.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하게 되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어버리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에 의하여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각 헤어져서 따로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하게 되고, 친구 끼리 참지 않으면 정과 뜻이 서로 갈리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덜어지지 않는다." 자장이 말하기를, "참으로 좋고도 좋으신 말씀이로다. 아아 참는 것은 참으로 어렵도다.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못할 것 같으면 사람이 아니로다."고 하셨다.


7. 

경행록에 이르기를, "자기를 굽히는 자는 중요한 지위에 처할 수 있으며,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적을 만난다."고 하셨다.

 

8.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꾸짖거든 착한 사람은 전연 대꾸하지 마라. 대꾸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맑고 한가하나, 꾸짖는 자는 입에 불이 붙는 것처럼 뜨겁고 끓는다. 마치 사람이 하늘에다 대고 침을 뱉은 것 같아서 그것이 도로 자기 몸에 떨어진다."

 

9. 

"내가 만약 남에게 욕설을 듣더라도 거짓 귀먹은 체하고 시비를 가려서 말하지 말라. 비유하건대 불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타다가 끄지 않아도 저절로 꺼지는 것과 같아서 내 마음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과 같거늘 너의 입술과 혀만이 모두 쉬지 않고 엎쳤다가 뒤쳤다 한다."

 

10. 

"모든 일에 인자스럽고 따뜻한 정을 남겨두면 뒷날 만났을 때 좋은 낯으로 서로 보게 된다."


9. 배움에 힘써라.(勤學篇/근학편)


1. 

공자가 말하기를, "널리 배워서 뜻을 두텁게 하고 간절하게 묻고 잘 생각하면 어짊이 그 속에 있다."고 하셨다.

 

2. 

장자가 말하기를,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재주 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고, 배워서 아는 것이 멀면 상서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 산에 올라 사해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3.

예기에 말하기를,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의를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예기(禮記) : 주(周)나라 말기로부터 진한(秦漢)시대까지의 제도 및 예법 등을 수록한 책으로 오경(五經)의 하나

 

4. 

태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어둡고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 고 하였다.

 

5. 

한문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고금의 성인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면 금수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고 하셨다.

 

6. 

주문공이 말하기를, "집이 만약 가난하더라도 가난하기 때문에 배우는 것을 버리지 말 것이요. 집이 만약 부유하더라도 부유한 것을 믿고 학문을 게으르면 안 된다. 가난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몸을 세울 수 있을 것이요, 부유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이름이 더욱 빛날 것이니라. 오직 배운 자가 훌륭해 지는 것을 보았으며 배운 사람으로서 성취하지 못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배움이란 곧 몸의 보배요, 배운 사람이란 곧 세상의 보배다. 그러므로 배우면 군자가 되고 배우지 않으면 천한 소인이 될 것이니 후에 배우는 자는 마땅히 각각 힘써야 한다."고 하셨다.

 

7. 

휘종황제가 말하기를, "배운 사람은 낱알 같고 벼 같고, 배우지 않으면 사람은 쑥 같고 풀 같도다. 아아 낱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좋은 양식이요 온 세상의 보배로다. 그러나 쑥 같고 풀 같음이여 밭을 가는 자가 보기 싫어 미워하고 밭을 매는 자가 수고롭고 더욱 힘이 드느니라. 다음 날에서도 만날 때에 뉘우친들 이미 그때는 늙었구나."고 하셨다.

 

8. 

논어에 말하기를, "배우기를 미치지 못한 것 같이 하고 배운 것을 잃을까 두려워해야 한다."고 하였다.


10. 자녀를 훈계하라.(訓子篇/훈자편)

 

1. 

경행록에 이르기를, "손님이 오지 않으면 집안이 저속해 지고, 시서(詩書)를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어진다."고 하셨다.

 

2.

장자가 말하기를,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현명해지지 못한다."고 하셨다.

 

3.

한서에 이르기를, "황금이 상자에 가득 차 있다 해도 자식에게 경서 하나를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준다 해도 기술 한 가지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다.

 

4. 

"지극히 즐거움은 책을 읽는 것만 같음이 없고 지극히 필요한 것은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 같음이 없다."

 

5. 

여영공이 말하기를, "집안에 지혜로운 어버이와 형이 없고 밖으로 엄한 스승과 벗이 없으면 능히 뜻을 이룰 수 있는 자가 드물다."고 하셨다.

*여형공(呂滎公) : 북송(北宋)때의 학자이며 명신(名臣)으로 이름은 여희철(呂希哲), 자(字)는 원명(原明)이며, 형공(滎公)은 시호(諡號 : 벼슬이나 관직에 있던 선비들이 죽은 뒤에 그 행적에 따라 왕으로부터 받은 이름)이다. 여공저(呂公著)의 아들로, 저서(著書)로는 여씨잡기(呂氏雜記)가 있다.

 

6. 

태공이 말하기를, "남자가 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자라서 반드시 미련하고 어리석어지며, 여자가 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자라서 반드시 거칠고 솜씨가 없다."고 하셨다.

 

7. 

"남자가 자라나거든 풍류나 술을 익히지 못하도록 하고, 여자가 자라나거든 놀러 다니지 못 하게 해야 할 것이다."

 

8.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낸다."

 

9.

"아이를 사랑하거든 매를 많이 주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먹을 것을 많이 주라."

 

10. 

"남은 모두 귀중한 주옥을 사랑하지만, 나는 자손 어진 것을 사랑한다."


11. 마음을 살펴라.(省心篇上/성심편상)

 

1. 

경행록에 이르기를, "보화는 쓰면 다함이 있고 충성과 효성은 누려도 다함이 없다."고 하였다.

 

2. 

"집안이 화목하면 가나해도 좋거니와 의롭지 않다면 부자인들 무엇 하랴, 다만 한 자식이라도 효도하는 자가 있다면 자손이 많아서 무엇 하겠느냐."

 

3. 

"아버지가 근심하지 않음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요, 남편이 번뇌가 없는 것은 아내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 말에 실수함은 술 때문이요, 의가 끊어지고 친함이 갈라지는 것은 오직 돈 때문이다."

 

4.

"이미 심상치 못한 즐거움을 가졌거든 모름지기 헤아릴 수 없는 근심을 방비해야 할 것이다."


5.

"사랑을 받거든 욕됨을 생각하고, 편안함에 거하거든 위태함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6.

"영화가 가벼우면 욕됨이 얕고, 이(利)가 무거우면 해도 깊다."

 

7. 

사랑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소모를 가져오고, 칭찬받음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을 가져온다. 기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근심을 가져오고, 뇌물 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멸망을 가져온다."

 

8. 

공자가 말하기를,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으면 어찌 굴러 떨어지는 환란을 알며, 깊은 샘에 가지 않으면 어찌 빠져 죽을 환란을 알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가 일어나는 무서운 환란을 알리요."라고 하셨다.

 

9. 

"미래를 알려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보라."

 

10. 

공자가 말하기를, "밝은 거울은 얼굴을 살필 수 있고, 지나간 일은 현재를 알 수 있게 한다."고 하셨다.

 

11. 

"지나간 일은 밝은 거울 같고,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다."

 

12.

경행록에 이르기를, "내일 아침의 일을 저녁때에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요, 저녁때의 일을 오후 네 시 쯤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다."고 하였다.

 

13.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비바람이 있고,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화와 복이 있다."

 

14. 

“석 자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지 아니 하고서는 백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자 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선 백 년 동안 무덤을 보전키 어려울 것이다."

 

15.

경행록에 이르기를, "나무를 잘 기르면 뿌리가 튼튼하고 가지와 잎이 무성해서 동량의 재목을 이루고, 수원(水源)을 잘 만들어 놓으면 물줄기가 풍부하고 흐름이 길어서 관개의 이익이 베풀어지고, 사람을 기르면 마음과 기상이 뛰어나고 식견이 밝아져서 충의의 선비가 나온다. 어찌 기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냐."고 하였다.

 

16. 

“스스로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나니, 오나라와 월나라와 같은 적국 사이라도 형제와 같이 될 수 있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주지 않으니 자기 이외에는 모두 원수와 같은 나라가 된다."

 

17.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말라."

 

18.

풍간에 이르기를, "물 속 깊이 있는 고기와 하늘 높이 떠다니는 기러기는 쏘고 낚을 수 있거니와 사람의 마음은 바로 지척 간에 있음에도 이 지척 간에 있는 마음은 가히 헤아릴 수 없다."고 하였다.

*풍간(諷諫) : 세상이나 인물을 풍자하고 비판한 글.

 

19. 

"범을 그리되 모양은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한다."

 

20. 

"얼굴을 맞대고 서로 이야기는 하나 마음은 천산을 격해 있는 것처럼 떨어져 있다."

 

21.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

 

22. 

태공이 말하기를, "무릇 사람은 앞질러 점칠 수 없고, 바닷물은 가히 말(斗)로 될 수 없다."고 하셨다.

 

23.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과 원수를 맺는 것을 재앙의 씨를 심는 것이라 말하고, 착한 것을 버리고 착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다."고 하였다.

 

24.

"만약 한 편 말만 들으면 문득 친한 사이가 멀어짐을 볼 것이다."

 

25.

"배부르고 따뜻한 곳에서 호강하게 살면 음욕이 생기고, 굶주리고 추운 곳에서 고생하게 살면 도심(道心)이 일어난다."

 

26.

소광이 말하기를,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 뜻을 손상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을 더 한다."고 하셨다.


27.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롱해진다."

 

28.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

 

29. 

"시비가 종일토록 있을지라도 듣지 않으면 저절로 없어진다."

 

30. 

"와서 시비를 말하는 자는 이것이 곧 시비하는 사람이다."

 

31. 

격양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눈썹 찡그릴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원수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크게 난 이름을 어찌 뜻 없는 돌에 새길 것인가. 길가는 사람의 입이 비석보다 낫다."고 하셨다.


32. 

"사향을 지녔으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어찌 반드시 바람이 불어야만 향기가 나겠는가."


33. 

"복이 있다 해도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해 질 것이요. 권세가 있다 해도 함부로 부리지 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와 서로 만난다. 복이 있거든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가 있거든 항상 스스로 겸손해라. 사람에 있어서 교만과 사치는 처음은 있으나 흔히 나중에는 없는 것이다."

 

34. 

왕참정의 사유명에 말하기를, "여유 있는 재주를 쓰지 않았다가 조물주에게 돌려주고, 여유 있게 복록을 다 쓰지 않았다가 조정에 돌려주고, 여유 있는 재물을 다 쓰지 않았다가 백성에게 돌려주며, 여유 있는 복을 다 누리지 않았다가 자손에게 돌려줄 것이다."고 하였다.

*왕참정(王參政) : 북송(北宋)때의 정치가로, 이름은 단(旦). 참정(參政)은 종이품(從二品)의 관직.

 

35. 

"황금 천 냥이 귀한 것이 아니고 사람의 말 한마디를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

 

36.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의 종이 되고, 괴로움은 즐거움의 근본이 된다."

 

37. 

작은 배는 무겁게 싣는 것을 견디기 어렵고, 으슥한 길은 혼자 다니기에 좋지 못하다.

 

38.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편안하고 즐거움이 보다 값이 많은 것이다.

 

39. 

"집에 있어서 손님을 맞아 대접 할 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 다른 집에 손님으로 가 보아야 이제 주인 적은 줄을 알리라."

 

40. 

"가난하게 살면 번화한 시장거리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넉넉하게 살면 깊은 산 중에 살아도 먼 데서 찾아오는 친구가 있다."

 

41.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 데서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곧 돈 있는 집으로 쏠린다."

 

42.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 놓인 것(입)은 막기 어렵다."

 

43.

사람의 정분은 다 군색한 가운데서 성기어 지게 된다.

 

44. 

사기에 말하기를,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제례 올림에도 술이 아니면 제물을 받지 않을 것이요, 임금과 신하, 벗과 벗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가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요, 싸움을 하고 서로 화해함에도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술은 성공과 실패를 얻는 것으로 가히 함부로 마시지 못한다."고 하였다.

 

45. 

공자가 말하기를, "선비가 도에 뜻을 두면서 악의악식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서로 더불어 의논할 사람이 못된다."고 하셨다.

 

46. 

순자가 말하기를, "선비가 벗을 투기하는 일이 있으면 어진 벗과 친할 수 없고, 임금이 신하를 투기하는 일이 있으면 어진 신하가 오지 않는다."고 하셨다.

 

47.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48.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한데 달려 있다."

 

49. 

“집을 이룰 아이는 똥을 아끼기를 금 같이 하고, 집을 망칠 아이는 돈 쓰기를 똥과 같이 한다."

 

50. 

강절소 선생이 말하기를, "편안하고 한가롭게 살 때 삼가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겨우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이 입에 나가자 문득 걱정거리가 생기리라. 입에 상쾌한 음식이라고 해서 많이 먹으면 병을 만들 것이요, 마음에 상쾌한 일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하면 반드시 재앙이 있으리라. 병이 난 후에 약을 먹는 것 보다는 병이 나기 전에 스스로 조심하는 것만 못하다."고 하셨다.

 

51. 

재동제군이 훈계를 내려 말하기를, "신묘한 약이라도 원한의 병은 고치기 어렵고, 뜻밖에 생기는 재물도 운수가 궁한 사람은 부자가 되게 할 수 없다. 일을 생기게 하고 나서 일이 생기는 것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해치고 나서 남이 해치는 것을 너는 꾸짖지 말라. 천지간에 모든 일은 다 갚음이 있나니 멀면 자손에게 있고 가까우면 자기 몸에 있다."고 하셨다.

*재동제군(梓潼帝君) : ①진(晋) 나라 때의 도학자(道學者) ②촉(蜀)나라의 자동(梓潼) 사람 장아자(張亞子) ③도교(道敎)에서 신봉하는 신으로 祿星(녹성), 괴성(魁星), 문창제군(文昌帝君)이라고도 한다.

 

52. 

"꽃은 지었다 피고 피었다 또 진다. 비단 옷도 다시 베옷으로 바꿔 입는다. 넉넉하고 호화로운 집이라고 해서 반드시 언제나 부귀한 것이 아니요, 가난한 집도 반드시 오래 적적하고 쓸쓸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밀어 올려도 반드시 하늘에 올라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을 밀어도 반드시 깊은 구렁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대에게 권고 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본시 사람에게 후하고 박함이 없다."

 

53. 

"사람의 마음이 독하기가 뱀 같음을 한탄하여 마지않는다. 누가 하늘에서 보는 눈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음을 알 것이요. 지나간 해에 망령되게 동녘 이웃의 물건을 탐내어 가져 왔더니 오늘에 어느덧 북녘 집으로 돌아갔구나. 의리가 아니게 취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에서 녹는 눈과 같이 없어질 것이요. 뜻밖에 얻어진 전답은 물에 밀려온 모래이다. 만약 교활한 꾀로서 생활하는 방법을 삼는다면 그것은 흡사 아침에 떠오르는 구름이나 저녁에 시들어지는 꽃과 같이 오래 가지 못한다."

 

54. 

“약은 가히 재앙과 같은 귀한 목숨도 고칠 수 없고, 돈은 자손의 현철함은 사지 못한다."

 

55. 

"하루라도 마음이 깨끗하고 편안하다면 그 하루는 신선이 된다."


12. 마음을 살펴라.(省心篇下/성심편하)

 

1.

진종황제 어제에 말하기를, "위태함을 알고 험한 것을 알면 마침내 그물에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오. 선한 일을 받들고 착한 일을 추겨 올리고 어진 사람을 천거하면 스스로 편안할 길이 있고, 인을 베풀고 덕을 폄은 곧 대대로 본영을 가져올 것이다. 시기하는 마음을 품고 원한을 보복함은 자손에게 근심을 끼쳐주는 것이오. 남을 해롭게 해서 자기를 이롭게 한다면 마침내 현달하는 자손이 없고, 뭇 사람을 해롭게 해서 성가를 한다면 어찌 그 부귀가 길게 가겠는가. 이름을 갈고 몸을 달리함은 모두 교묘한 말 때문에 생겨나고, 재앙이 일어나고 몸이 상하게 됨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다."고 하셨다.

*진종 황제(眞宗皇帝) : 송(宋)나라의 제3대 황제.

 

2. 

신종황제 어제에 말하기를,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가 아닌 재물은 멀리하고, 정도에 지나치는 술을 경계하며, 반드시 이웃을 가려 살고, 벗을 가려 사귀며, 남을 시기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남을 헐뜯어 말하지 말며, 동기간이 가난한 자를 소홀히 하지 말고, 부유한 자에게 아첨하지 말고,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는 것은 부지런하고 아껴 쓰는 것이 첫째이고, 사람을 사랑하되 겸손하고 화평함을 첫째로 삼을 것이며, 언제나 지난날 나의 잘못됨을 생각하고 또 앞날의 허물을 생각하라. 만약 나의 이 말에 의한다면 나라와 집안을 다스림이 가히 오래갈 것이다."

*신종황제(神宗皇帝) : 송(宋)나라의 제6대 황제.  

 

3. 

고종황제 어제에 말하기를, "한 점의 불티도 능히 만경의 숲을 태우고, 짧은 반 마디 그릇된 말이 평생의 덕을 허물어뜨린다.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입었어도 항상 베 짜는 여자의 수고로움을 생각하고, 하루 세 끼니의 밥을 먹거든 농부의 힘 드는 것을 생각하라. 미워하고 탐내고, 시기해서 남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마침내 10년의 편안함도 없을 것이요, 선을 쌓고 인을 보존하면 반드시 후손들에게 영화가 있으리라. 행복과 경사는 대부분이 선행을 쌓는데서 생겨나고 범용을 초월해서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은 다 진실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고종황제(高宗皇帝) : 북송(北宋)의 마지막 황제인 흠종의 아들로 남송(南宋)의 제1대 황제가 됨.

 

4. 

왕량이 말하기를, "그 임금을 알고 싶으면 그 신하를 보고, 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먼저 그 벗을 보고, 그 아비를 알고 싶으면 먼저 그 자식을 보라. 임금이 거룩하면 그 신하가 충성스럽고, 아비가 인자하면 자식이 효행을 한다."고 하셨다.

 

5.

가어에 이르기를, "물이 지극히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극히 살피면 친구가 없다."고 하셨다.

 

6. 

허경종이 말하기를,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 길가는 사람은 그 질퍽한 진창을 싫어하고, 가을의 달빛이 밝게 비치나 도둑놈은 그 밝게 비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셨다.

*허경종(許敬宗) :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제(女帝)였던 당(唐)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690∼705) 때의 학자이자 뛰어난 문장가. 건망증이 심하여 '암중모색(暗中摸索)'이란 말로 유명하다. 


7.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착한 것을 보는 것이 밝음으로 명분과 절의를 태산보다 중하게 여기고, 마음 쓰기가 깨끗함으로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아주 가볍게 여긴다."고 하셨다.

 

8.

남의 흉한 것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착한 것을 즐겁게 여기며, 남의 급한 것을 건지고, 남의 위태함을 구하여야 한다.


9. 

직접 보고 경험한 일도 모두 참되지 아니할까 두렵거늘, 뒤에서 하는 말을 어찌 족히 깊이 믿겠느냐.

 

10. 

자기 집 두레박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남의 집 우물 깊은 것만 탓하는구나.

 

11. 

부정한 재물을 취하는 사람이 천하에 가득 할지라도 죄는 박복한 사람에게 걸린다.

 

12. 

하늘이 만약 상도를 어기면 바람 아니면 비가 오고, 사람이 만약 상도를 벗어나면 병 아니면 죽는다.

 

13.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하늘도 순하고, 벼슬아치가 바르고 청백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다.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너그러워 진다."고 하셨다.

 

14. 

공자가 말하기를, "나무가 먹줄을 좇으면 곧고, 사람이 간함을 받아들이면 거룩하게 된다."고 하셨다.

 

15. 

한 줄기 푸른 산은 경치가 그윽하더라. 저 땅은 옛 사람이 가꾸던 밭인데 뒷사람들이 거두는 것이다. 뒷사람은 차지했다 해서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둘 사람은 뒤에 있다.

 

16.

소동파가 말하기를, "까닭 없이 천금을 얻는 것은 큰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재앙이 있다."고 하셨다.

 

17. 

강절소 선생이 말하기를, "나에게 운수를 묻는 사람이 있으나 어떠한 것이 화와 복일 것인가. 내가 남을 해롭게 하면 이것이 화요, 남이 나를 해롭게 하면 이것이 복이다."고 하셨다.

 

18. 

큰 집이 천간이라도 밤에 눕는 곳은 여덟 자뿐이요, 좋은 밭이 만평이 있더라도 하루에 두되면 먹는다.

 

19. 

오래 머물러 있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게 여기고, 자주 오면 친하던 것도 멀어진다. 오직 사흘이나 닷새 만에 서로 보는데도 처음 보는 것 같지 않다.

 

20. 

목이 마를 때 한 방울의 물은 단 이슬과 같고,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안 먹는 것만 같지 못하다.

 

21.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색이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하는 것이다.

 

22. 

공을 위하는 마음이 사를 위하는 마음에 비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옳고 그름을 가려내지 못할 것이며, 도를 향하는 마음이 만약 남녀의 정을 생각하는 마음과 같다면 성불한지도 오래일 것이다.

 

23.

염계선생이 말하기를, "교자는 말을 잘하고, 졸자는 말이 없으며, 교자는 수고로우나, 졸자는 한가하다. 교자는 패악하나 졸자는 덕스러우며, 교자는 흉하고 졸자는 길하다. 아아! 천하가 졸하면 정치가 철저하여서 임금은 편안하고 백성은 잘 복종하며, 풍속의 맑고 나쁜 습관은 없어지느니라."고 하셨다.

*염계(濂溪)선생 : 송(宋)나라의 유학자 주돈이(周惇)를 가리킨다. 만년에 염계서당(濂溪書堂)에서 은퇴하였기 때문에 문인들이 염계선생이라 불렀다. 주자(朱子)는 염계선생이 정호(程顥)·정이(程燎) 형제를 가르쳤다 하여 그를 도학(道學 : 송대(宋代의 新儒敎)의 개조(開祖)라고 칭하였다. 주요저서로는 <태극도설(太極圖說)>이 있다.

 

24. 

주역에 말하기를, "덕이 적은 데서 지위가 높으며, 지혜가 없으면서 꾀하는 것이 크다면 화가 없는 자가 드물 것이다."고 하였다.

 

25. 

설원에 말하기를, "다스리는 이의 도는 지위가 성취되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낫는 데서 더해지며, 재앙은 게으른데서 생기고, 효도는 처자에서 흐려진다. 이 네 가지를 살펴서 나중을 삼가기를 처음과 같이 해야 할 것이다."고 하였다.

*설원(說苑) : 전한(前漢) 말에 유향(劉向)이 편집한 설화집으로, 고대의 제후나 선현들의 행적이나 일화·우화 등을 수록하였다. 

 

26. 

그릇이 차면 넘치고, 사람이 차면 잃는다.

 

27. 

한 자되는 둥근 구슬을 보배로 알지 말고 오직 시간을 귀중히 여길 것이다.

 

28. 

양고기 국이 비록 맛이 좋으나 뭇 사람의 입을 맞추기는 어렵다.

 

29. 

익지서에 이르기를, "흰 옥을 진흙 속에 던져도 그 빛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갈지라도 그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다. 그러므로 송백은 상설을 견디어 내고, 밝은 지혜는 위난을 능히 건너 낸다."고 하였다.

 

30. 

산에 들어가 범을 잡기는 쉬우나, 입을 열어 남에게 고하기는 어렵다.

 

31.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에 일가친척은 이웃만 같지 못하다.

 

32. 

태공이 말하기를, "해와 달이 비록 밝으나 엎어놓은 동이의 밑은 비치지 못하고, 칼날이 비록 잘 드나 죄 없는 사람은 베지 못하고, 불의의 재앙은 조심하는 집 문에는 들지 못한다."고 하셨다.

 

33. 

태공이 말하기를, "좋은 밭 만 이랑이 박한 재주가 몸에 따라 있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셨다.

 

34. 

{성리서}에 이르기를, "사물을 접하는 요체는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고, 행동이 얻지 못하는 것이 있거든 돌이켜 자기에게 원인을 구하라." 하였다. 

 

35. 

술과 색과 재물과 기운의 네 가지로 쌓은 담 안에 수많은 어진 이와 어리석은 사람이 행랑에 들어 있다. 만약 그 누가 이곳을 뛰쳐나올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신선과 같이 죽지 아니하는 방법이다. 즉, 많은 사람이 주(酒), 색(色), 재(財), 기(氣)의 네 가지 그물 속에 걸려들어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네 가지의 그물 속을 용감하게 뛰쳐나올 수 있다면 인간으로서 재생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뜻이다.


13. 교육을 바로 세워라(立敎篇/입교편)


1. 

공자가 말하기를, "입신함에 의가 있으니 효도가 그 근본이요, 상사에 예가 있으니 슬퍼함이 그 근본이요, 싸움터에 질서가 있으니 용맹이 그 근본이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그 근본이 되고, 나라를 지키는데 도가 있으니 계승이 그 근본이 되며, 재물은 생산함에 시기가 있으니 노력이 그 근본이 된다."고 하셨다.

 

2. 

경행록에 이르기를, "정사를 다스리는데 긴요한 것은 공평하고 사사로운 욕심이 없이 깨끗이 하는 것이요, 집을 이루는 길은 낭비하지 아니하고 부지런한 것이다." 고 하였다.

 

3.

글을 읽는 것은 집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에 따름은 집을 잘 보존하는 근본이요, 부지런하고 절약하여 낭비하지 아니하는 것은 집을 잘 처리하는 근본이요, 화목하고 순종하는 것은 집안을 잘 다스리는 근본이다.

 

4.

공자가 삼계도에 이르기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날의 할 일이 없다."고 하셨다.

 

5.

성리서에 이르기를, "다섯 가지 가르침의 조목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서로 친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가 있어야 하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6. 

삼강이라는 것은 임금은 신하의 본이 되고, 아버지는 자식의 본이 되며, 남편은 아내의 본이 되는 것이다.

 

7. 

왕촉이 말하기를,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려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고 하셨다.

*왕촉(王蠋) : 전국시대 제(齊)나라 사람으로 제나라가 연(燕)나라의 침략을 받아 항복을 권유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신하로서의 절개를 지키며 자살한 충신  

 

8. 

충자가 말하기를, "벼슬을 다스림에는 공평한 것만 같지 못하고, 재물에 임함에는 청렴한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셨다.

 

9.

장사숙의 좌우명에 말하기를, "무릇 말은 충성되고 믿음이 있어야 되며, 무릇 행실은 반드시 돈독하고 공경히 하며, 음식은 반드시 삼가고 알맞게 하며, 글씨는 반드시 똑똑하고 바르게 쓰며, 용모는 반드시 단정하고 엄숙히 하며, 의관은 반드시 정제하며, 걸음걸이는 반드시 안전하고 자상히 하며, 거쳐하는 곳은 반드시 바르고 정숙하게 하며, 일하는 것은 반드시 계획을 세워 시작하며, 말을 할 때는 반드시 그 실행 여부를 생각해서 하며, 평상의 덕을 반드시 굳게 가지며, 일을 허락하는 것은 반드시 신중히 생각해서 응하며, 선함을 보거든 자기에게서 나온 것 같이 하며, 악을 보거든 자기의 병인 것 같이 하라. 무릇 이 열네 가지는 모두 내가 아직 깊이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이를 자기의 오른편에 써 붙여 놓고 아침저녁으로 보고 경계할 것이다."고 하였다.

*장사숙(張思叔) : 북송(北宋) 사람으로 이름은 역(繹). 정이천(程伊川), 즉 정자(程子)의 제자  ▷ 座右銘 : 자리의 옆에 써놓고 경계로 삼는 글

 

10.

범익겸의 좌우명에 이르기를, "첫째 조정에서의 이해와 변방으로부터의 보고와 관직의 임명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 둘째, 주현의 관원의 장단과 득실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 셋째, 여러 사람이 저지른 악한 일을 말하지 말며, 넷째, 벼슬에 나가는 것과 기회를 따라 권세에 아부하는 일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 다섯째, 재리의 많고 적음이나 가난을 싫어하고 부를 구하는 것을 말하지 말며, 여섯째, 음탕하고 난잡한 농지거리나 여색에 대한 평론을 말하지 말 것. 일곱째, 남의 물건을 탐내거나 주식을 토색하는 것을 말하지 말 것. 그리고 남이 부치는 편지를 뜯어보거나 지체시켜서는 안 되며, 남과 같이 앉아 있으면서 남의 사사로운 글을 엿보아서는 안 되며, 무릇 남의 집에 들어감에 남이 만든 글을 보지 말며, 남의 물건을 빌렸을 때 이것을 손상시키고 돌려보내선 안 된다. 무릇 음식을 먹음에 가려서 취하지 말 것이며, 남과 같이 있으면서 스스로의 편리만을 가리어 취하지 말라. 무릇 남의 부하고 귀한 것을 부러워하거나 헐뜯지 말라. 무릇 이 몇 가지 일을 범하는 자가 있으면 넉넉히 그 마음 쓰는 것이 바르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는데 크게 해 되는 바가 있는지라. 이로 인하여 이 글을 써서 스스로 경계하노라."고 하였다.

*범익겸(范益謙) : 남송(南宋)때의 학자

 

11.

무왕이 태공에게 묻기를, "사람이 사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빈부가 고르지 않습니까? 원컨대 말씀을 들어서 이를 알고자 합니다. "태공이 대답하기를,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다 천명에 말미암은 것이지만 부자는 쓰는 것이 절도가 있고 부하지 못한 자는 집에 열 가지 도둑이 있다."

 

12. 

무왕이 말하기를, "무엇을 십도라고 합니까?" 태공이 대답하기를, "곡식이 익은 것을 제 때에 거둬들이지 않는 것이 첫째의 도둑이요, 거두고 쌓는 것을 마치지 않는 것이 둘째의 도둑이요, 일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셋째의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 갈지 않는 것이 넷째의 도둑이요, 공력을 들이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도둑이요, 오로지 교활하고 해로운 일만 행하는 것이 여섯째의 도둑이요, 딸을 너무 많이 기르는 것이 일곱째의 도둑이요, 낮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기를 게을러하는 것이 여덟째의 도둑이요, 술을 탐하고 환락을 즐기는 것이 아홉째의 도둑이요, 심히 남을 시기하는 것이 열째의 도둑입니다."고 하셨다.

 

13. 

무왕이 말하기를, "집에 십도가 없고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찌 그러합니까?" 태공이 말하기를,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삼모가 있을 것입니다." "무엇을 삼모라고 말합니까?" "창고가 뚫려 있는데도 가리지 않아 쥐와 새들이 어지러이 먹어대는 것이 첫째의 모(耗)요, 거두고 씨 뿌림에 때를 놓치는 것이 둘째의 모요, 곡식을 퍼 흘리어 더럽고 천하게 다루는 것이 셋째의 모입니다."고 하셨다.

 

14. 

무왕이 묻기를, "집에 삼모도 없는데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찌하여 그러합니까? "태공이 대답하기를,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일착(一錯), 이오(二誤), 삼치(三痴), 사실(四失), 오역(五逆), 육불상(六不祥), 칠노( 七奴), 팔천(八賤), 구우(九愚), 십강(十强)이 있어서 스스로 그 화를 부르는 것이요,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고 하셨다.

 

15. 

무왕이 말하기를, "그 내용을 듣기를 원합니다." 태공이 대답하기를, "아들을 기르며 가르치지 않는 것이 첫째의 잘못이요, 어린 아이를 훈도하지 않는 것이 둘째의 그름이요, 새 아내를 맞아들여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 것이 셋째의 어리석음이요, 말하기 전에 웃기부터 먼저 하는 것이 넷째의 과실이요,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거스름이요, 밤에 알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여섯째의 상서롭지 못함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일곱째의 상스러움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덟째의 천함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아홉째의 어리석음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벗에게 주는 것이 열째의 뻔뻔함이 되는 것입니다"고 하셨다. 무왕이 말하기를, "아아! 심히 아름답고 진실하도다. 그 말씀이여."라고 하셨다.


14. 나라를 다스리려면(治政篇/치정편)

 

1.

명도선생이 말하기를, "처음으로 벼슬을 얻는 사람이라도 진실로 물건을 사랑하는데 마음을 쓴다면 남에게 반드시 도움을 받는바가 있다."고 하셨다.

 

2. 

당나라 태종의 어제에 이르기를, "위에는 지시하는 이가 있고 중간에는 이에 의하여 다스리는 관원이 있고 그 아래에는 이에 따르는 백성이 있다. 예물로써 받은 비단 옷 지어 입고 곳간에 있는 곡식은 이를 먹는다. 너희의 봉록은 다 백성들의 기름인 것이다. 아래에 있는 백성은 학대하기가 쉽지만 위에 있는 푸른 하늘은 속이기 어렵다."고 하셨다.

*당태종 이세민(李世民) : 당(唐)나라 2대 황제. 아버지인 당고조 이연과 함께 수나라를 멸하고 당나라를 수립하였다. 재위 시에는 치세를 잘하여 ‘정관(貞觀)의 치(治)’라 칭송받았고, 후세 제왕의 모범이 되었으나, 고구려와의 안시성전투에서 패하였다.

 

3. 

동몽훈에 말하기를, "관리된 자의 지켜야 할 법은 오직 세 가지가 있으니, 청렴과 신중과 근면이다. 이 세 가지를 알면 몸 가질 바를 알게 된다."고 하였다.

*동몽훈(童蒙訓) : 송(宋)나라 여본중(呂本中)이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하여 지은 교육서.

 

4. 

관직에 있는 자는 반드시 심하게 성내는 것을 경계하라. 일에 옳지 않음이 있거든 마땅히 자상하게 처리하면 반드시 맞아들지 않는 것이 없으려니와 만약 성내기부터 먼저 한다면 오직 자신을 해롭게 할 뿐이다. 어찌 남을 해롭게 할 수 있겠느냐.

 

5. 

임금을 섬기는 것을 어버이를 섬기는 것 같이하며, 윗사람 섬기기를 형을 섬기는 것 같이하며, 동료를 대하기를 자기 집 사람같이 하며, 여러 아전 대접하기를 자기 집 노복같이 하며, 백성 사랑하기를 처자같이 하며, 나라 일 처리하기를 내 집안일처럼 하고난 뒤에야 능히 내 마음을 다했다 할 것이니라. 만약 털끝만치라도 이르지 못함이 있으면 모두 내 마음에 다하지 못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6.

어떤 사람이 묻기를, "부(簿)는 영(令)을 보좌하는 자입니다. 부가 하고자하는 바를 영이 혹시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합니까?" 이천선생이 대답하기를, "마땅히 성의로써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제 영과 부가 화목치 않는 것이 곧 사사로운 생각으로 다투는 것이다. 영은 고을의 장관이니 만약 부형을 섬기는 도리로 섬겨서 잘못이 있으면 자기에게로 돌리고, 잘한 것은 영에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 두려워서 이와 같은 성의를 쌓는다면 어찌 사람을 움직이지 못함이 있겠느냐."라고 하셨다.

 

7.

유안례가 백성에 임하는 도리를 물으니 명도 선생이 말하기를, "백성으로 하여금 각각 그들의 뜻을 펴게 할 것이다." 아전을 거느리는 도리를 물으니, "자기를 바르게 함으로써 남을 바르게 해야 할 것이다."고 하셨다.

*유안례(劉安禮) : 북송(北宋) 때의 관리

 

8.  

포박자에 말하기를, "도끼로 맞더라도 바른 길로 간하며, 솥에 넣어서 죽이려 하더라도 옳은 말을 다하면 이것이 충신이라 한다."고 하였다.

*포박자(抱朴子) : 동진(東晉) 때의 갈홍(葛洪)이 지은 도교서적  

 

15. 집안을 다스리려면(治家篇/치가편)

 

1. 

사마온공이 말하기를, "무릇 손아래 사람들은 일의 크고 작음이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고, 반드시 집안 어른께 여쭈어 보고서 해야 한다."고 하셨다.

 

2. 

손님 접대는 풍성하게 하지 아니치 못하며, 살림살이는 검소하지 않을 수 없다.

 

3. 

태공이 말하기를,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고 하셨다.

 

4. 

무릇 노복을 부리는 데는 먼저 그들의 춥고 배고픔을 생각해야 한다.

 

5.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진다.

 

6. 

때때로 불이 나는 것을 막고 도적이 드는 것을 방비해야 한다.

 

7. 

경행록에 이르기를, "아침, 저녁이 이르고 늦음을 보아 가히 그 사람의 집이 흥하고 쇠함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8. 

문중자가 말하기를, "혼인하고 장가드는 데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일이다."고 하셨다.

*문중자(文仲子) : 수(隋)나라 때의 사상가

 

  16. 의로움울 지켜라,(安義篇/안의편)

 

1. 

안씨가훈에 말하기를, "대저 백성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후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후에 형제가 있나니 한 집의 친함은 이 세 가지뿐이다. 이에서부터 나아가 구족(九族)에 이르기까지는 모두 이 삼친에 근본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니 돈독하게 아니하지 못할 것이다."고 하셨다.

*안씨가훈(顔氏家訓) : 북제(北齊) 때 안지추(顔之推)가 입신(立身)· 치가(治家)의 도리와 세속(世俗)의 시시비비에 관하여 자손들에 대한 훈계를 목적으로 저술한 책

 

2.

장자가 말하기를, "형제는 수족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으니, 의복이 떨어졌을 때는 새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지만 수족이 잘린 곳은 잇기가 어려운 것이다."고 하셨다.

 

3.

소동파가 이르기를, "부유하다고 친하지 않으며, 가난하다고 멀리하지 않음은 이것이 바로 인간으로서의 대장부라 할 것이요, 부유하다면 가까이 하고 가난하다면 멀리하는 것은 이는 사람 중에서 참으로 마음이 작은 무리이다."고 하셨다.


17. 예를 따르라.(遵禮篇/준례편)

 

1. 

공자가 말하기를, "한 집안에 예가 있으므로 어른과 어린이가 분별이 있고, 안방에 예가 있으므로 삼족이 화목하고, 조정에 예가 있음으로 벼슬의 차례가 있고, 사냥하는데 예가 있으므로 군사일이 숙달되고, 군대에 예가 있으므로 무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고 하셨다.

 

2.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용기만 있고 예가 없으면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예가 없으면 도둑이 된다."고 하셨다.

 

3. 

증자가 말하기를, "조정에는 지위보다 좋은 것이 없고, 한 고을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나은 이 없으며, 나라 일을 잘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는 덕만 한 것이 없다."고 하셨다.

*증자(曾子) : 춘추시대(春秋時代)의 유학자로 이름은 삼(參), 자는 자여(子輿). 공자의 도(道)를 계승하였다.

 

4. 

늙은이와 젊은이, 어른과 어린이는 하늘이 정한 차례이니, 사물의 바른 도리를 어기고 도를 상하게 하지 못한다.

 

5. 

밖에 나설 때는 큰 손님을 대하는 것과 같이 하고, 방으로 들 때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이하라.

 

6. 

"만약 남이 나를 중하게 여김을 바란다면 내가 먼저 남을 중히 여겨야 한다."

 

7. 

"아버지는 아들의 덕을 말하지 말 것이며, 자식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18. 고운 말씨를 써라.(言語篇/언어편)

 

1. 

유회가 말하기를,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다."고 하셨다.

 

2. 

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데없다.

 

3. 

군평이 말하기를 "입과 혀는 화와 근심의 근본이며, 몸을 망하게 하는 도끼와 같은 것이니 말을 삼가야 한다."고 하셨다.

*군평(君平) :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점술가


 

4.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 가시 같아서, 한마디 말은 무겁기가 천금과 같고, 한마디 말이 사람을 중상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


5.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다."

 

6. 

"사람을 만나거든 말을 삼분만 하되 자기가 지니고 있는 한 조각 마음을 다 버리지 말 것이니, 호랑이의 세 입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사람의 두 마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7.

술은 나를 아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뜻이 맞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다."


19. 벗을 사귀려면(交友篇/교우편)

 

1. 

공자가 말하기를, "착한 사람과 같이 살면 향기로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도록 그 냄새를 알지 못하나 곧 더불어 그 향기가 동화되고, 착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그 나쁜 냄새를 알지 못하나 또한 더불어 동화 되나니 붉은 것을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옻을 지니고 있으면 검어지느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있는 곳을 삼가야 한다."고 하셨다.

 

2. 

가어에 이르기를,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 한다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적시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가 맡아지는 것이다."고 하였다.

 

3. 

공자가 말하기를, "안평중은 사람 사귀기를 잘 한다. 오래도록 공경해야 한다.”고 하셨다.

 

4.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많이 있으되, 마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고."


5. 

"서로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에는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친구가 많으나, 급하고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에 도와줄 친구는 하나도 없다."

 

6.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7. 

"군자의 사귐은 맑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다."

 

8.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이 오래 지내야만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20. 부인의 행실(婦行篇/부행편)

 

1. 

익지서에 이르기를, "여자는 네 가지 덕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첫째는 부덕을 말하고, 둘째는 부용을 말하고, 셋째는 부언을 말하며, 넷째는 부공을 말한다."고 하였다.

 

2. 

"부덕이라는 것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부용이라는 것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움을 말함이 아니요, 부언이라는 것은 반드시 입담이 좋고 말 잘하는 것이 아니요, 부공이라는 것은 반드시 손재주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3. 

부덕이라 함은 절개가 곧으며, 분수를 지키며 몸가짐을 고르게 하고, 한 결 같이 얌전하게 행하고 행동을 조심하며, 행실을 법도에 맞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덕이 되는 것이요, 부용이라 함은 먼지나 때를 깨끗이 빨아 옷차림을 정결하게 하며, 목욕을 제때에 하여 몸에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용이 되는 것이요, 부언이라 함은 말을 가려서 하며, 예의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때에 말해서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부언이 되는 것이요, 부공이라 함은 길쌈을 부지런히 하며 술을 빚어내기를 좋아 하지 않고 좋은 맛을 갖추어서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공이 된다."

 

4.

"이 네 가지 덕은 부녀자로서 하나도 빠질 수 없는 것이니, 행하기 매우 쉽고 힘씀이 바른데 있으니, 이를 의지하여 행하여 나간다면 곧 부녀자로서의 범절이 된다."

 

5. 

태공이 말하기를, "부인의 말은 반드시 곱고 가늘어야 한다."고 하셨다.

 

6. 

"어진 부인은 남편을 귀하게 하고, 악한 부인은 남편을 천하게 한다."

 

6. 

"집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그 남편이 뜻밖에 화를 만나지 않는다."

 

7. 

“어진 부인은 육친을 화목하게 하고, 간악한 부인은 육친의 화목을 깨뜨린다."


 21,  증보편(增補篇)


1,

  주역에 말하기를 선이 쌓이지 아니하면 능히 이름을 이루지 못하고, 악이 쌓이지 아니하면 능히 몸이 멸하지 못하거늘 소인은 작은 선으로써는 이익이 없다고 해서 하지 아니하고, 작은 악으로써는 이익이 없다고 해서 하지 아니하고, 작은 악으로써는 상함이 없다고 하여서 버리지 아니한다. 그런 때문에 악이 쌓여서 가릴 수 없고 죄가 커서 풀 수 없게 되는 것이다.


2,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른다 하니 저 신하가 그 임금을 죽이며 아들이 그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 하루아침 하루 저녁의 연고가 아니다. 그 유래된 바가 오래된 것이다.


22, 부자간에  상반된 생각-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

 

1, 

어린 아이가 혹시 나를 꾸짖으면 나의 마음은 기쁨을 깨닫고, 부모가 나에게 화를 내면 나의 마음은 도리어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나는 기쁘고 하나는 달갑지 않으니, 아이를 대하는 마음과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이렇게도 다른가? 그대에게 권하니, 오늘 어버이에게 꾸지람을 듣거든 어린 자식에게 꾸지람을 들을 때와 같이 하라.


2, 

어린 자식들은 여러 말을 하지만 그대는 언제나 듣기를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번 말을 하여도 곧 잔소리가 많다고 한다. 쓸데없는 잔소리가 아니라 어버이는 마음이 쓰여 그런 것이다. 흰머리가 되도록 긴 세월에 아는 것이 많기 마련이다. 그대에게 권하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 냄새나는 입으로 일의 길고 짧음(옳고 그름)을 다투지 말라.


3, 

어린 자식의 오줌과 똥 같은 더러운 것은 그대 마음에 싫어하거나 거리낌이 없으나,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있다. 여섯 자 몸이 어디에서 왔는가.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너의 몸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대에게 권하니, 늙어 가는 사람을 공경하여 대접하라. (그들은) 젊었을 때 너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도록 애를 쓰셨다.


4,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서 떡과 경단을 사는 것을 보았으나, 부모에게 드린다는 말은 별로 듣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준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버이는 아직 먹지도 아니 하였는데 자식이 먼저 배부르니, 자식의 마음은 부모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하지 못할 것이다. 그대에게 권하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서 흰머리의 어버이를 잘 받들어 공양하라, 남은 세월이 길지 않다.


5, 

시장의 약 파는 가게에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약만 있고,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에 이 두 가지로 (차이를 두고) 보는가.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기는 마찬가지이거늘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할 수가 없구나. 다리를 베더라도 그것 역시 어버이가 물려주신 살이니, 그대에게 권하니 조속히 어버이의 목숨을 극진히 보존하라.


6,

부유하고 귀할 때에는 어버이를 봉양하기 쉬우나 어버이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고, 가난하고 천할 때에는 아이를 기르기 어려우나 아이는 배고프고 추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음은 한 가지이나 두 가지 길(어버이를 위함과 아이를 위함)이니, 아이를 위함이 끝내 어버이를 위함만 같지 못하다. 권하니 그대는 어버이 섬기기를 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이 하고, 모든 일을 집안이 넉넉하지 못해서라고 미루지 말라.


7, 

어버이를 받들고 섬길 때에는 (어버이는) 두 분뿐인데도 늘 형제가 서로 다투고, 아이를 기를 때에는 (아이가) 비록 열 명이나 되어도 모두 자기 혼자 맡는다. 아이가 배부르고 따뜻한가는 그 어버이가 늘 물어보면서,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두지 않는다. 그대에게 권하니, 어버이를 받들고 섬기기에 모름지기 힘을 다하라. (어버이는) 애당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다.


8, 

어버이는 충분히 그대를 사랑하고 있으나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않고, 자식이 조금이라도 효도함이 있으면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널리 빛내려 한다. 어버이를 대접함엔 어둡고 자식을 대함에는 밝으니, 누가 어버이의 자식 기르는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그대에게 권하니, 아이들의 효도를 믿지 말라. 아이들의 어버이인 그대 또한 (부모의) 자식이 되는 것이다.


23, 효도하라-증보 효행편(孝行篇) 


1,

손순은 집이 가난하여 아내와 함께 남의 집에 품을 팔아 그의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그들에게 아이가 있어 언제나 어머니가 잡수시는 것을 뺏어먹었다.
손순이 아내에게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 잡수시는 것을 빼앗으니, 아이는 또 얻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가 없소."하고, 이에 아이를 업고 취산 북쪽 기슭으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더니, 갑자기 매우 기이한 돌종(石鐘)이 나왔다. 놀랍고 이상하게 여기어 시험 삼아 쳐 보니 울리는 소리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아내가 말하기를, "이렇게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이의 복이니 아이를 땅에 묻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손순도 그렇게 생각하여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대들보에 매달고 이것을 울렸다.
임금이 그 종소리를 듣고 종소리가 맑고 멀리 퍼짐을 이상하게 여기어 그 사실을 자세히 조사하여 알고 말하기를, "옛날에 곽거(郭巨)가 아들을 묻었을 때엔 하늘이 금으로 만든 솥을 주시더니 이제 손순이 아들을 묻으려 할 때 땅에서 석종이 나왔으니 앞뒤가 서로 꼭 맞는구나."하시고는 그들에게 집 한 채를 주시고 해마다 쌀 50석을 주었다.

* 손순(孫順) : 신라 흥덕왕 때의 효자. 흥덕왕이 집 한 채를 내주자 전에 살던 집을 홍효사(弘孝寺)라는 이름의 절로 만들고 석종을 안치했다. 진성왕 때에 후백제의 도둑떼가 그 마을에 쳐들어와, 종은 없어지고 절만 남았다고 한다.(삼국유사)


2,

  상덕은 흉년과 역병이 찾아온 해를 만나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 상덕이 밤낮으로 옷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편안하게 해 드리고 위로하였으나 봉양할 것이 없었으므로 넓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도록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났을 때는 입으로 빨아서 곧 낫게 하였다. 임금께서 (이 소식을 듣고) 가상하게 여겨 매우 후하게 상을 내리시고, 그 집 문 앞에 정문(旌門)을 세우도록 명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록하게 하였다.

* 상덕(尙德) : 신라시대 때의 이름 높은 효자로, 이 이야기는 <삼국사기 열전>에 실려 있다.


3, 

  도(都)씨는 집은 가난했으나 효성이 지극하여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반찬에 빠뜨리지 않았다.
하루는 시장에서 늦어 바삐 돌아오는데 갑자기 솔개가 고기를 채갔다. 도씨가 슬피 울며 집에 돌아와 보니 솔개가 벌써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다.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철이 아닌 홍시를 찾자, 도씨가 감나무 숲을 헤매다 날이 저문 것도 모르고 있을 때 한 마리 호랑이가 있어 여러 번 앞길을 가로막으며 타라고 하는 뜻을 나타내었다. 도씨가 호랑이를 타고 백 여리나 떨어진 산동네에 이르러 인가를 찾아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얼마 후 주인이 제삿밥을 차려 주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가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신의 뜻을 말하였더니 주인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가 감을 좋아하셨으므로 해마다 가을이 되면 감 이백 개를 가려서 모두 굴 안에 저장해 두는데, 5월에 이르면 상하지 않는 것이 7, 8개에 지나지 아니하였소. 그런데 올해는 오십 개의 온전한 것을 얻었으므로 마음속으로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것은 곧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이오."하고 스무 개의 감을 내주었다.
도씨가 감사의 말을 하고 문밖에 나오니 호랑이는 아직도 엎드려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닭이 울었다.
후에 어머니가 천명(天命)이 다 되어 돌아가시니, 도씨는 피눈물을 흘렸다.

*도(都)씨 : 조선 철종 때의 이름난 효자  


24, 염치와 의리에 관하여-증보염의편(廉義篇)


1, 

  인관(印觀)이 시장에서 솜을 파는데 서조(署調)라는 사람이 곡식으로 솜을 사 가지고 돌아갈 때 솔개가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뜨렸다.
인관이 서조에게 (그 솜을) 돌려보내며 말하기를,

"솔개가 당신의 솜을 내 집에 떨어뜨렸으므로 당신에게 돌려줍니다."
서조가 말하기를, "솔개가 솜을 채다가 당신에게 준 것은 하늘이 한 것입니다. 내가 어찌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인관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당신의 곡식을 돌려주겠소."
서조가 말하기를, "내가 당신에게 준 것이 시장이 선지 벌써 이틀이나 지났으니 곡식은 이미 당신에게 속한 것이요."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다 함께 장에 버렸다. 장을 맡아 다스리는 관원으로부터 이 사실을 들은 임금은 (두 사람에게) 나란히 벼슬을 주었다.

 * 인관(印觀), 서조(署調) : 신라시대의 사람들


2, 

홍기섭(洪耆燮)은 젊었을 때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가난하였다.
하루는 아침에 어린 계집종이 기쁜 듯이 뛰어와서 돈 일곱 냥을 바치며 말하기를, "이것이 솥 안에 있었습니다. 이만하면 쌀이 몇 섬이요, 나무가 몇 짐입니다.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하늘이 주신 것이죠."
공이 놀래서 말하기를, "이것이 어찌된 돈인가?"하고, 돈 잃어버린 사람은 와서 찾아가라는 등의 글을 써서 대문 위에 붙였다.
얼마 후 성이 유(劉)라는 사람이 찾아와 글 뜻을 묻자, 공은 자세히 그 내용을 말해주었다.
유가 말하기를, "남의 솥 안에다 돈을 잃어버릴 사람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참말로 하늘이 주신 것인데 왜 취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공이 말하기를, "나의 물건이 아닌데 어찌 가질 것이요."
유가 꿇어 엎드리며 말했다. "소인이 어젯밤 솥을 훔치러 왔다가 도리어 가세(家勢)가 너무 쓸쓸한 것을 불쌍히 여겨 이것을 놓고 돌아갔습니다. 지금 공의 고결하며 탐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보고 감복되어 양심이 저절로 일어나 도둑질을 아니 할 것을 맹세하옵고, 앞으로는 늘 옆에 모시기를 원하오니 걱정 마시고 그 돈을 취하기를 바랍니다."
공이 바로 돈을 돌려주며 말하기를, "당신이 선량한 사람이 된 것은 참 좋으나 이 돈은 가질 수 없소."하고 끝끝내 받지 않았다.
훗날 공은 판서가 되고 그의 아들 재룡(在龍)이 헌종(憲宗)의 국구(國舅 : 임금의 장인)가 되었으며, 유가도 또한 신임을 얻어서 몸과 집안이 크게 번창하였다.

* 홍기섭(洪耆燮) : 이조 말기 사람으로 판서를 지냈으며 청렴하기로 이름이 높음


3, 

  고구려 평원왕의 딸이 어렸을 때 울기를 좋아하니 왕이 놀리며 말하기를, "너를 장차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
(딸이) 자라서 상부 고씨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니 딸이 임금은 식언(食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하고 굳이 사양하고 마침내 온달의 아내가 되었다.
대개 온달은 집이 가난하여 빌어다가 어머니를 봉양하니 그때 사람들이 이를 보고 바보 온달이라고 하였다.
하루는 온달이 산 속에서 느티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돌아오니 임금의 딸이 찾아와 보고 말하기를, "나는 바로 그대의 아내입니다."하고 비녀 등 장식품을 팔아 밭과 집과 살림살이를 사서 매우 부유해지고, 말을 많이 길러 온달을 도와 마침내 영달하고 이름이 빛나게 되었다.

* 고구려평원왕(高句麗平原王) : 고구려 12대 임금.

* 온달(溫達) : 고구려의 장군으로 신라와의 아차산성(서울 광나루 아차산)전투에서 전사.

 

25, 증보권학편 (勸學篇)


1, 

주자가 말하기를,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올해에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날과 달은 흐르니 세월은 나를 위하여 더디 가지 않는다. 아!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가."


2,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가 싶더니 섬돌 앞의 오동나무 잎은 벌써 가을의 소리를 내는구나.


3,

도연명의 시에 이르기를, "젊은 시절은 거듭 오지 아니하고, 하루에 새벽도 두 번 있기 어려우니, 젊었을 때에 마땅히 학문에 힘써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 도연명(陶淵明) : 자(字)는 연명(淵明) 또는 원량(元亮). 이름은 잠(潛)이고 시호는 정절선생(靖節先生)이다. 동진(東晋) ·송대(宋代)의 뛰어난 시인으로 <도화원기>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