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의 고전/장자의 우화

우화 24. 무위자연으로 쓸모없는 존재가 차라리 낫다.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1. 17:29


우화 24. 무위자연으로 쓸모없는 존재가 차라리 낫다.


   장자가 복수(濮水) 가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을 때에 초(楚) 나라 왕이 두 사람의 대부를 사자로 보내어 왕의 뜻이라 하고

“나라의 정치를 맡아주십시오.”하고 왕의 뜻을 전하였다.

장자는 낚싯대를 손에 든 채로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들으니 초나라에는 신귀(神龜)가 있어 죽은 지 3천년이나 되었는데도 왕은 그것을 비단으로 싸고 상자에 넣어서, 묘당(廟堂)에 간직해 두었다 하는데 그 거북은 죽어서 뼈를 남겨 귀중히 여겨지기를 바랐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살아서 진흙탕에서 꼬리를 끌기를 바랐을까요.” 하고 묻자 사자가 말하기를 ”물론 살아서 흙탕에서 꼬리를 끌기를 바랐을 것이요.“하고 대답했다. 이에 장자는 말하기를 ”당신들은 돌아가시오. 나는 장차 흙에서 꼬리를 끌겠소.“하고 대답하여 사자를 물러나게 하였다.

  신귀(神龜)란 신성시하는 거북을 말하는 것으로 고대 중국에서는 거북을 매우 숭상하였는데, 나라에 큰 일이 일어나면 거북의 등을 보고 사건의 추이를 점쳤다. 나라의 재상이 되어 존귀한 존재가 되거나, 신귀처럼 죽어서 존귀한 존재가 되는 것처럼 사람의 유위한 행동으로써 유용한 존재가 되어 자연의 천성을 상실하게 하는 것보다 차라리 무용한 존재로서 무위자연의 방법을 좇아서 천수를 다하겠다함이다.(장자 외편 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