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15. 공자는 도량이 좁은 사람이다.
우화 15. 공자는 도량이 좁은 사람이다.
노(魯) 나라에 숙산무지(叔山無趾)라는 사나이가 있었다. 이 사나이는 형벌로 발이 잘린 올자(兀者)였다. 어느 날 절룩거리는 발을 끌고 공자를 찾아갔다. 그런데 공자는 이이를 보고 "원래 당신은 젊은 시절에 행동을 조심하지 않아서 발이 잘리게 되었다. 새삼스럽게 이제 나를 찾아온들 어떻게 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하고 꾸짖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무지(無趾)는 '사실 저는 젊은 시절에 인간이 행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제 자신의 몸을 되는대로 써서 발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선생님을 찾아온 것은 발보다도 더 존귀한 것을 생각해서 그것을 완전하게 하기 위하여 왔습니다. 원래 하늘은 어떤 것이라도 이를 덮어주고, 땅은 어떠한 것이라도 이를 태워줍니다. 하늘과 땅은 사사롭게 덮어주고 사사롭게 태워주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오늘까지 선생님은 하늘과 땅처럼 큰 인물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의 이전의 행위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여 지금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은 선생님도 아직 도량이 좁습니다.“ 하고 공자님을 비방하였다.
이 말을 들은 공자님은 몸 둘 바를 모르고 부끄럽고 후회스러워서 “아니, 그것은 내가 잘못했다. 나(丘)는 속 좁은 사람이다. 어서 올라오게 이제부터 도덕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로 함세.”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무엇을 생각했는지 무지(無趾)는 자리를 박차고 선선히 방을 나갔다.
공자님은 뒤에 제자들을 불러 모아 “너희들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저 무지(無趾)라는 사나이는 죄인으로 발이 잘리면서도 그래도 앞으로는 수양을 쌓아 이전의 잘못을 기우려 하고 있다. 너희들은 아직 발이 잘린 것이 아니니 일층 앞으로 몸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하고 제자들을 가르쳤다.(장자 내편 덕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