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의 고전/장자의 우화
우화 9. 죽음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11. 17:18
우화 9. 죽음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세속의 인간은 삶을 기뻐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세속의 인간은 삶을 기뻐한다. 그러나 그 기쁨이야말로 인간의 슬픔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세속의 인간은 죽음을 싫어한다. 그러나 죽음이란 인간이 본래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어려서 고향을 떠난 인간은 긴 유랑의 생활에서 돌아가야 할 고향을 잊어버리나 그들의 죽음에 대하여 싫어함이야말로 이 고향 상실자의 비극이 아니겠는가.
옛날 여희(麗姬)라는 미인은 애(艾)라는 지방의 방수의 딸이었는데, 진(晉) 나라에서 처음으로 그 여자를 얻어 들였을 때, 여희는 타국으로 끌려가는 자기의 운명을 슬퍼하여 옷소매가 젖도록 울었다. 그런데 마침내 궁전에 들어가서 왕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게 되자 행복에 젖어 옛날 흘린 눈물을 후회했다고 한다. 삶과 죽음의 변화였다. 이와 같지 않다고 누가 말하겠는가. 죽은 자라도 죽을 당시는 살고 싶다고 울어대던 자기를 후회할는지 모른다.(장자 내편 제물론)